사제 서품 (敍品)
---- 심재중 미카엘 지음(생활서정시인)
주님의 종이 오니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낮아지고자 엎드리오니
받아주소서
한평생
모든 이를 위해 봉헌코자
무릎 꿇어
주님의 얼을 청하니
눈물만 흘러내리네
꽃다운 나이
그러한 생각이 어찌 절로 들겠는가
은총이 아니라면
뜨거운 기운이
사제들 손을 타고
머리에서 온몸으로 흘러 내려올 때
천사들 음성
성가로 흘러나오네
모세를 통해
예수그리스도에 이르며
천상에서 땅 끝까지
십자가의 사랑과 빛을 청하며
순백의 갑옷으로 무장하고
손을 도유(塗油)하니
그 기운, 온몸을 감싸도다
성반 (聖盤)과 성작(聖爵)으로
이웃에게 나눠 줄 양식을 받으며
뜻을 다지고자 무릎을 꿇고
사제들과 서로 안고, 안기우니
뜻과 빛이 한데 모아지며
푸른 창공을 뚫고, 천상에 이르도다
서로 다른 삶의 모습들
사랑으로 어우러져, 하나가 되니
실로, 거룩해 지누나
엎드리면, 우뚝 서 있기 어려우나
우뚝 서기 위해서는
정녕, 엎드려야 하는데
그것이 길이었고
또한 길이거늘
주님의 종이 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 도유 : 주교나 사제가 성사를 집행할 때 성유를 바르는 행위
* 성반 : 축성될 제병. 특히 사제용 제병을 놓아 두는 둥글고 오목한 쟁반
* 성작 : 천주교 미사시 성찬전례때 포도주를 담아 봉헌하는 잔
* 서품 : 신품을 올림. 주교, 사제, 부제를 임명하는 일
첫댓글 한 분의 사제를 배출하기 위해 애쓰신 부모님과 그동안 많은 기도를 해주신 교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제서품이란 작품을 읽으니 그동안의 세월에 많은 울림을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