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3 05:00
[사이테크+]
"실크로드는 치킨로드였다 … 가축화한 닭 중앙亞에서 세계로 확산"
獨 연구팀 "중앙아 실크로드 유적지 12곳에서 가축화된 초기 닭의 알 확인"
실크로드 유적지 바시테파에서 나온 달걀 껍데기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인근의 실크로드 유적지 바시테파에서 발견된 달걀 껍데기 조각.
이 달걀 껍데기는 실크로드에서 닭을 키웠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 증거 중 하나로 꼽힌다 [Robert Spengler 제공]
우즈베키스탄 타슈불락의 중세 유적지에서 나온 고대 달걀껍데기 조각의 숨구멍을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촬영한 모습 [Robert Spengler 제공]
고대 동·서양 문물교류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실크로드가 세계에서 중요한 먹거리 중 하나가 된 가축화한 닭이 세계로 퍼져나가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 지구인류학연구소(MPIG) 로베르트 N. 슈펭글러 박사팀은 4월 3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에서 「중앙아시아 유적지 12곳에서 발견된 달걀 껍데기를 분석, 닭이 BC 400년부터 중세 시대까지 중앙아시아 남부에서 사육됐으며, 고대 실크로드를 통해 널리 퍼져나갔다는 결론을 얻었다」 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는 「고대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주로 양, 염소, 소를 목축했다」 는 기존 견해와 달리, 「닭도 이들의 생업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으며, 가축화한 닭이 고대 실크로드를 따라 유라시아, 북동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했음을 보여준다」 고 설명했다.
닭은 오늘날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동물 중 하나지만 그 기원과 확산 과정은 유라시아 가축 역사에서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대체로 닭 형태 식별 문제, 연대 측정 부족, 얇은 새 뼈의 보존상태 불량 등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시기가 BC 400년부터 AD 1000년에 걸쳐있는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인근 고고학 유적지 12곳에서 발견된 달걀 껍데기를 분석, 당시 중앙아시아 남부에서 달걀과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화한 닭이 사육됐다는 고고학적 및 분자학적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들 유적지에서 수만개의 달걀껍데기 조각을 수집, DNA를 이용하는 유전자 분석과 달리, 동물의 뼈, 피부, 껍질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을 분석하는 생체분자 분석(ZooMS)을 통해 알의 출처를 확인했다.
달걀 껍데기는 우즈베키스탄 부하라(Bukhara)와 그 인근 바시테파, 사마르칸트(Samarkand) 북부 아프라시아브(Afrasiyab) 등 실크로드를 따라 위치한 중앙아시아 유적지 12곳의 퇴적층 전체에서 다량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들 유적지 퇴적층에 달걀껍데기가 풍부하다는 것은 닭들이 야생 닭처럼 특정시기에 알을 낳은게 아니라 평소 많은 알을 낳았음을 시사한다」 며, 「이는 당시에 이미 달걀 생산을 위해 닭을 사육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명확한 증거」 라고 말했다.
이어 「닭의 야생조상인 적색야계(red jungle fowl 赤色野鷄)는 1년에 1번 둥지를 틀고 보통 1번에 6개 정도의 알을 낳았다」 며 「시기에 관계 없이 알을 많이 낳는 가축화한 닭의 특성은 당시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 요인이었을것」 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는 BC 400년께 중앙아시아에서 알을 많이 낳을 수 있는 가축화된 닭이 사육되고 실크로드를 따라 널리 확산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동물이 됐음을 시사한다」 고 설명했다.
슈펭글러 박사는 "고고학적 기록에서 계절적 산란 특성이 없는 닭에 대한 증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가축화로 이어지는 인간과 동물간 상호주의적 관계에 대해 더 잘 이해할수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Robert N. Spengler Ⅲ et al., 'When Did the Chicken Cross the Road: Archaeological and molecular evidence for ancient chickens in Central Asia', http://dx.doi.org/10.1038/s41467-024-46093-2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
https://www.yna.co.kr/view/AKR20240402134200017?section=industry/all&site=hot_news_view
우즈베키스탄
https://ko.wikipedia.org/wiki/%EC%9A%B0%EC%A6%88%EB%B2%A0%ED%82%A4%EC%8A%A4%ED%83%84
아프라시압 (사진 6000장)
https://www.google.com/maps/place/Afrosiyab+Settlement/@39.6701911,66.9883763,3a,75y/data=!3m8!1e2!3m6!1sAF1QipNvGo6lWR6qvXFMkH14qAIZAaFoy6q8RHFdv-cb!2e10!3e12!6shttps:%2F%2Flh5.googleusercontent.com%2Fp%2FAF1QipNvGo6lWR6qvXFMkH14qAIZAaFoy6q8RHFdv-cb%3Dw114-h86-k-no!7i4032!8i3024!4m7!3m6!1s0x3f4d18984371c3af:0x5d3925ce2e3d359c!8m2!3d39.6701911!4d66.9883763!10e5!16s%2Fm%2F09g6kpc?entry=tt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