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요화가회 하계스케치 일정계획을 잡기위해 이곳 평창에 어제 오후 김동선 부회장과 함께 내려왔다.
방안 공기가 답답하다. 일부로 알람을 꺼놓고 늦잠을 청해 잤지만 도저히 못 견딜 노릇이라 김부회장을 깨워놓고 호텔 밖으로 빠져나왔다. 역시 평창의 오전 6시 공기는 청명하고 차가웠다. 횡계리 로터리 거리주위를 돌아보며 어제 답사해둔 식당들을 다시 둘러보았다.
황태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유천리로 향했다. 김형권의 <구도의 표현>이란 책 속에 소개가 된 곳이라 일부로 답사지로 선택한 곳인데 현장에 와 보니 오래된 양철 지붕집이 한두 채 남아있기는 했지만 동네 구조가 너무 단순했고 현대식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어 강원도의 참신한 맛이 살아있지를 못해 다음 답사지 월정사로 향했다.
벌써 차창 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아침햇살이 뜨겁다. 오늘 하루내 평창군을 다 둘러 봐야할 생각을 하니 자꾸 마음만 급해져 온다. 월정사는 그동안 자주 다녀갔던 곳이니 더 둘러 볼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차를 되돌려 수항계곡쪽으로 향했다. 가리왕산과 육갑산봉 사이의 큰 골짜기 길을 계속 달려가면 정선에 이른다. 두타산 자연 휴양림을 스쳐 지나고 오대천, 수항계곡을 지나 막동계곡에 다다랐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둔 바에 따르면 이곳 계곡이 괜찮다 하여 둘러보았는데 계곡이 오목조목 아름답고 인적이 드물어 우리 일행이 머물다가기에 적당하단 생각이 들어 계곡 끝에 위치한 <지호네 펜션> 마당에 차를 세웠다. 마침 밭일을 나가려던 주인을 운 좋게 만나 펜션 내부를 둘러보고 시설을 살펴보았다. 어제 차항리에서 답사를 마친 <평창 클라우드 펜션> 시설에 비하면 형편없었지만 오히려 하루쯤 계곡 속에서 머물다가기에는 넓고 호젓하여 왠지 마음이 당기는 구석이 있었는데 여주인이 싸게 줄 테니 머물다가라 자꾸 권유하는 통에 일단 명함을 챙겨 받아두었다.
팔뚝만한 열목어가 산다는 깨끗한 계곡이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든다. 내 개인 생각으로는 이곳에 짐을 탁 풀어놓고 3박4일을 몽땅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 정도이다.
다음 행선지 사북으로 향했다. 여기는 평창군이 아니고 정선군이다. 울울창창한 산과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하지만 초록 일변인 이런 풍광은 가을에나 스케치 대상으로 적합하단 생각이 들어 그냥 스쳐 지내 보낸다. 사북읍 면사무소에서 지도를 하나 얻어 갖고 나와 면사무소 옆 식당 <시골밥상집>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길을 물어 찾아온 직전리 역시 옛날 사북의 맛은 도대체가 찾아볼 길이 없었다.
계획을 세워 보았다. 첫날은 진부 부일식당에서 산채정식으로 중식을 하고 월정사로 넘어가 사생을 마친 뒤 속사로 가서 송어 회와 송어 매운탕으로 석식을 하고 저녁에 막동 계곡으로 건너와 여장을 푼다. 이 막동 계곡에서 한여름 밤의 낭만을 즐겨본다. 노래방 시설과 찜질방까지 갖추어져 있고 완전하게 한적한 인적이 드문 계곡의 밤은 우리들만의 세상이 되어줄 것이다.
이튿날은 이 계곡 속에서 종일 사생을 즐길 것이다. 수박과 맥주를 계곡물에 담가 놓고 수영복 바람으로 물속에 드나들며 하루를 즐긴다. 동네 아줌마 한 명을 고용하여 식사를 준비시킬 예정이다. 마당에는 가마솥 밥이 익어가고 미8군에서 사온 스테이크가 군침을 돌게 할 것이다. 이렇게 종일을 잘 놀다가 저녁 무렵에는 차항리 <클라우드펜션>으로 건너온다. 이곳 차항리에서 가장 멋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 <클라우드펜션>은 그야말로 하늘위에 구름이라도 떠있듯 그 이름값을 할 만한 내부시설을 자랑한다. 이곳에 여장을 풀고 버스를 타고 횡계리로 내려온다. 채 10분도 안 되는 가까운 곳이다. 먹을거리, 놀 거리가 풍부한 횡계리는 더 이상 시골이 절대 아니다.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도암식당에서 오징어 삼겹살 불고기 이름하여 오삼불고기와 황태구이등으로 저녁 석식을 즐긴 후 노래방에 가서 회포를 풀어본다.
다음날은 일찌감치 도암식당에서 황태 해장국으로 조식을 하고 숙소로 되돌아와 볼일을 본 후(밥 먹고 나야 볼일 이 생기는 분들을 위하여) 추암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애국가에 나오는 일출풍경이 장관인 촛대바위등의 절경이 있는 이곳에서 3일째 스케치를 즐기고 점심과 저녁은 이곳에서 매운탕과 회로 여로를 즐길 예정이다.
마지막 날은 서울로 올라오는 길 유천리에 들러 유천막국수를 먹고 서울에 오면 4시경이 될 것이다. 이 정도 일정이면 편안하게, 다양하게, 맛있게, 알차게 하계스케치 일정을 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2012.6.6
클라우드 펜션 2개동 사용할 계획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막동계곡에 있는 지호네 펜션입니다
이층 복층이 있어 재미있습니다.
마당 한편에 노래방과 찜질방까지....
막동 계곡에 있는 지호네 펜션입니다. 정감있는 멋진 곳입니다. 여기서 하룻밤만 잘까 하는 생각.
첫댓글 하계사생 답사 수고 많으셨습니다. 두분 장소설정에 얼마나 고심하셨을까~~ 내심 감사하고 죄송스럽습니다
멋진 곳, 멋진 작품 나올것 같아요.
하계사생 일빠 신청!!! ^^
"일빠 신청자는 참가비 면제!" 이렇게 말씀드릴 날이 오겠지요? 아마도 이번 하계스케치는 먹고 자는 데에선 최고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림은 각자 화우님들의 몫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