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아이를 사실 상 감금상태에서 긴급하게 탈출시키고선 현재는 안전가옥에서 보호하고 있다. 어느덧 1주일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일도 내 챙개치고 악마로부터 보호하고 아이가 받은 고통을 덜어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우선은 심리적 안정이 중요할테고 그 다음 아이가 받은 억압과 금전적 착취, 노동에 대한 착취, 영리적 목적으로한 약취유인 혐의를 규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지금도 아이의 모든 것을 알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 등초본, 모든 은행계좌를 조회하고 분석하고 있다. 그 야만인들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어느 정도의 단서를 찾아냈다.
물론, 혼자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영암까지 먼길을 몇 차례 왕복하면서도 군소리 없는 최호석형님, 박은주 선생님 덕분이다. 아이의 여러 증빙서류와 은행관계 일을 보는데 박선생님의 도움이 컸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고 약속하셨다. 평소 알고 지냈던 공익변호사 이수아 변호사님도, 홍관희 노무사님도 전남장애인협회 등과 선후배들이 어디서 소식을 접했는지 아동을 돕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아직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다. 그저 감사하다.
얼마 전, 진태현 박시은 연예인 부부의 성인 입양인 소식을 접했을 때도, 그전에 비숫한 소식을 접하고서도 내겐 그닥 감흥이 없었다. 이미 입양한 딸 민정이가 있지만 입양이란 미성년 아동에게 필요한 행위라고만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성인이 되어도 아이들에겐 부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취업, 진학, 결혼 등 아이들이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이 사회에 넘쳐나고 무엇보다, 홀로 서기에는 몸만 어른이지, 나이만 먹었지 아직 단단하지 못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며칠..
내가 OO이의 아빠가 되어줄까?
진심으로 또 다시 입양을 고민해 본다.
물론, 쉽지 않다.
이 아이는 이미 성인이다.
게다가 인지능력에 장애가 있는 지적장애아다. ㅜ
민정이를 입양할 때보다 더 큰 고민이 필요하다.
누군가 돌봐줘야 하는데 내가 손을 놓으면 이 아이는 어떻하지?
문득 아내 얼굴이 떠오른다.
이번 일을 처리하는데 아내의 공이컸다.
여러가지로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
엄청난 일을 겪고난 아이는 심각한 트라우마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지만 따뜻한 아내의 따뜻한 위로덕분에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녀석은 나보다 아내를 더 좋아하고 잘 따른다.
아이는 긴 시간 재활이 필요하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복잡한 마음에 자꾸 눈물이 난다.
울다보면 해법이 나오려나?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