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우레탄 포장 꼭 필요한가?
산책로 및 체육시설 바닥 중금속 노출… KS기준 엄수해 주민건강 지켜야
작년 10월, 부산지역 공공시설물의 우레탄 등 탄성포장재 가운데 절반 가량이 납 등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 큰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다. (2016년 10월 10일자 연합뉴스)
당시 부산시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시설물 가운데 산책로, 자전거길 등 일반시설 75곳의 우레탄 포장과 고무칩에서 납, 수은, 카드뮴, 크롬 등 중금속 함유량을 조사했는데, 조사 결과 공원산책로 4곳, 조깅트랙 1곳, 자전거길 2곳, 농구, 족구, 배드민턴장 등 간이 체육시설 28곳 등 모두 35곳에서 중금속 기준치를 초과했다. 그중 가장 많이 납이 검출된 곳은 해운대구 푸른공원의 우레탄 농구장으로 기준치 90㎎/㎏을 200배 이상인 2만202㎎/㎏이 검출됐다. 조사한 공공시설물은 우레탄 등 탄성포장재 관련 KS기준이 만들어지기 이전인 2010년 11월 이전 시공한 시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운대구청이 신시가지에 놓인 산책로에 다시금 우레탄 포장을 하고 있다. 이전에 보도블록 위에 우레탄을 포장했던 구간이 훼손되자 재시공하고 있는 것이다. 재시공을 하면서 아예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시멘트로 보도를 포장한 다음 그 위에 우레탄포장을 하는 방식이다.
공사중인 좌3동 내 산책로 (주공4차~대창아파트에 이르는 구간)
물론 이번에 해운대구청에서 시공하는 우레탄 포장은 KS기준에 적합하게 시공하는 것이라 믿는다. 게다가 산책로에 우레탄 포장을 하면 걷기는 훨씬 편해진다. 폭신폭신한 우레탄 포장 위를 뛰거나 걸으면 다리도 덜 아파서 운동할 맛이 난다. 하지만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그 위에 시멘트 포장을 해 버리면 그 아래의 땅은 죽은 땅이 되어 버린다. 게다가 독성이 강한 접착물질을 사용하다 보니 공사기간은 물론 시공 후에도 역한 화공약품 냄새가 오래 지속된다. 굳이 포장이 필요하다면 산책로에 두 갈래나 우레탄 포장을 할 것이 아니라 한 갈래로도 족하지 않을까 싶다. 우레탄 포장길이 필요한 분들이나 노약자는 한쪽에 마련된 포장길을 이용하면 될 것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운동 삼아 그냥 보도블록 길을 걸어도 무방할 것이다.
해운대구청은 이번 공사과정을 엄격히 감독해 우레탄 포장이 KS기준에 맞게 시공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사를 끝낸 후에도 지속적으로 우레탄 포장에서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는지 확인함으로써 해운대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