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글
공공이 그림
가문비어린이출판사
책 소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꿈꾸다
우리는 첨단 과학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복제 기술로 난치병을 치료하고, 유전자 조작으로 식량 생산을 늘리고, 우주 탐사를 위해 로봇을 활용한다. 개인도 휴대 전화기 하나로 전화도 걸고,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듣고, 은행 거래 등도 한다. 과학의 발전이 우리 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어두운 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환경을 도구로 활용한 대가가 인간에게 큰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생명의 질서가 파괴되어서 세상은 병들어 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회복될 수 있을까? 이 시집은 자연주의적 세계관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개펄에 구멍 파고/ 붓을 넣어 살살 흔들면/ 갯가재 닮은 쏙/ 쑤욱 빠져요//
한 마리 잡을 때, 쏙/ 두 마리 잡을 때, 쏙쏙/신나는 쏙 잡기//
엄마가 만들어준 쏙 튀김/ 얼마나 맛있는지/ 입 안 가득 바사삭/ 마음에 쏙 들어요.//
-「쏙」전문
쏙은 3cm 남짓한 바다생물로 주로 갯벌에 Y자 모양의 구멍을 파고 서식하며, 일정 범위에서 군락을 이룬다. “개펄에 구멍 파고/ 붓을 넣어 살살 흔들면”서 쏙을 잡아 엄마가 맛있는 튀김을 만들어 주면 “마음에 쏙” 든다고 노래하고 있다. 특히 동음이의어 ‘쏙’은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경쾌하고 강렬하게 전달해 준다.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고 거기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빙 둘러앉아/ 아빠는 주먹송편/ 동생은 뽀로로송편/ 나는 우주선송편 만든다//
우리 가족이 빚은/ 울퉁불퉁한 송편이/ 차례상 가운데 떡 버티고//
송편 모양이 궁금한 듯/ 보름달도/ 창문 너머로 기웃기웃//
- 「기웃기웃 보름달」 전문
가을걷이를 끝냈을 때가 일 년 중 가장 풍성한 시기이다. 그래서 추석 무렵엔 마음이 유쾌하고 한가로워진다. 추석날 가족이 모여 앉아 송편을 빚는데, 각기 다른 모양인 것이 재미있다. 그런데 “송편 모양이 궁금한 듯/ 보름달도/ 창문 너머로 기웃”거린다. 이 시에서 가족과 달은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인간이 더 이상 자연과 불화하지 않고 그 형상으로 회복될 때, 비로소 세상은 그 본래성을 회복할 것임이 그리고 있다.
이 시집에서 다른 모든 시들도 자연과의 교감을 지향함으로써 인간이 자연의 한 측면이라는 자연중심적 세계관을 함축한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 시인이 꿈꾸는 세계이다.
첫댓글 박상희 작가님,
드디어 시인 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스러운 삶이 돋보이는 시의 세계가 빛납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의 사랑으로 시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