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근찬 전집
13 작은 용
15 검은 자화상
16권 남한산성
쪽수: 464쪽 / 256쪽 / 256쪽
판형: 152*255
ISBN: 979-11-6861-378-2 04810 / 979-11-6861-379-9 04810 / 979-11-6861-380-5 04810
가격: 30,000원 / 22,000원 / 22,000원
발행일: 2024년 10월 30일
책 소개
★2021년 작가 탄생 90주년 기념 <하근찬 전집> 최초 출간★
★2024년 하근찬 전집 4차분 발간★
1980년대 후반, 한국전쟁이 가져온 전환기를 그린 장편소설, 제13권 『작은 용』
전쟁의 기억을 오랫동안 재현해온 하근찬의 최후기작, 제15권 『검은 자화상』
조선시대, 병자호란 전후 상황을 그린 장편소설, 제16권 『남한산성』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소설가 하근찬,
그의 문학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다
한국 단편미학의 빛나는 작가 하근찬의 문학세계를 전체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하근찬문학전집간행위원회’에서 작가 탄생 90주년을 맞아 <하근찬 문학 전집>을 전 22권으로 간행한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하근찬의 소설 세계는 단편적으로만 알려져 있다. 하근찬의 등단작 「수난이대」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이어져온 민중의 상처를 상징적으로 치유한 수작이기는 하나, 그의 문학세계는 「수난이대」로만 수렴되는 경향이 있다. 하근찬은 「수난이대」 이후에도 2002년까지 집필 활동을 하며 단편집 6권과 장편소설 13편을 창작했고 미완의 장편소설 3편을 남겼다. 하근찬은 45년 동안 문업(文業)을 이어온 큰 작가였다. ‘하근찬문학전집간행위원회’는 하근찬의 작품 총 22권을 간행함으로써, 초기의 하근찬 문학에 국한되지 않는 전체적 복원을 기획했다.
원본과 연보에 집중한 충실한 작업,
하근찬 문업을 조망하다
하근찬 문학세계의 체계적 정리, 원본에 충실한 편집, 발굴 작품 수록, 작가연보와 작품 연보에 대한 실증적 작업을 통해 하근찬 문학의 자료적 가치를 확보하고 연구사적 가치를 높여, 문학연구에서 겪을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근찬 문학전집은 ‘중단편 전집’과 ‘장편 전집’으로 구분되어 있다. ‘중단편전집’은 단행본 발표 순서인 『수난이대』, 『흰 종이수염』, 『일본도』, 『서울 개구리』, 『화가 남궁 씨의 수염』을 저본으로 삼았고, 단행본에 수록되지 않은 알려지지 않은 하근찬의 작품들도 발굴하여 별도로 엮어내어 전집의 자료적 가치를 높였다. ‘장편 전집’의 경우 하근찬 작가의 대표작인 『야호』, 『달섬 이야기』, 『월례소전』, 『산에 들에』뿐만 아니라, 미완으로 남아 있는 「직녀기」, 「산중 눈보라」, 「은장도 이야기」까지 간행하여 하근찬의 전체 문학세계를 조망한다.
13권 『작은 용』
전쟁과 이념의 갈등이 불러온 기존 질서의 붕괴를 그리다
1989년에 간행된 하근찬의 장편소설 『작은 용』은 문예지 <문학정신>에 1986년 10월부터 1988년 10월까지 2년간 연재되었다. 이 작품은 1950년 늦봄, 인민군이 농촌 마을 회룡리(回龍里)를 점령하고 퇴각하기까지의 일을 배경으로 하며, 한국전쟁이 가져온 이념과 가치관의 혼란과 갈등을 그리고 있다. 3개의 장과 에필로그로 구성된 『작은 용』은 한국전쟁 전 인민군의 등장과 전쟁 발발 후 혼란스러운 상황, 그후 인민군이 마을을 점령하며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다룬다. 하근찬은 고난을 참지 않고, 저항을 행동으로 옮기는 ‘마칠성’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전의 작품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상을 그린다.
단편·장편을 막론하고 내 소설의 주인공들은 저항을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6·25의 불길 속에서도, 일제 말엽 태평양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 고난을 참고 견디며 극복해 나아가는 그런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이 『작은 용』의 주인공은 몸으로 반항의 길을 택하여 방화까지 서슴지 않는 것이다. 남달리 소유욕이 강하고, 그래서 팔푼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구푼이 정도 되는 칠성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나는 말하자면 처음으로 저항의 행동화를 시도해 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내 작품으로는 좀 색다른 것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근찬, 『작은 용』 ‘작가의 말’ 중에서
주인공 칠성은 지능이 다소 부족하지만 엿장수로 일하며 논 일곱 마지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하는, 강한 소유욕을 가진 인물이다. 칠성의 주변에는 재산을 노리고 그를 유혹하는 분심, 장애를 가진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려는 지주 황 참봉 등이 있다.
전쟁이 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칠성은 엿을 팔아 돈을 벌 걱정만 한다. 그 사이 마을은 인민군이 점령하고, 황 참봉 일가가 반동으로 몰리면서 불안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특히 인민군이 등장한 후 황 참봉의 머슴이 인민위원장이 되는 등 기존의 질서가 붕괴되는 모습이 마을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통해 그려진다. 등장인물들은 새로 등장한 사회주의라는 질서 속에서 각자의 생존 방법을 찾는데, 그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 사이의 연대와 신뢰가 무너진다. 칠성은 자신의 땅이 몰수되고 공동소유가 될 것이라는 사실에 분노하여 재산을 지키기 위한 방도를 모색한다.
장편소설 『작은 용』은 하근찬 작가가 발표한 여타의 전쟁소설과 구별된다. 기존의 작품에서는 전쟁의 고통 속에서 삶을 훼손당한 민중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농촌 사회를 오랫동안 지탱해오던 신분과 계급이 뒤섞이는 모습을 통해 마을 공동체의 분열과 이념적 갈등을 표면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15권 『검은 자화상』
전쟁의 기억과 격동의 시대 속에서 무너진 검은 얼굴들
1991년 발표된 하근찬의 최후기 장편소설 『검은 자화상』은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각각 다른 시간대에 놓인 세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태평양전쟁, 한국전쟁을 거쳐 민주화, 산업화의 기로에 놓인 한국 사회가 되기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을 ‘병칠’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검은 자화상』이 발표된 1980년대는 민주화에 대한 좌절과 희망이 사회를 뒤덮고 있던 시대였다. ‘병칠’은 사랑하는 연인을 친척인 ‘두성’에게 빼앗긴 후, 남과 북의 두 이데올로기가 충돌하는 동안에도 연인 ‘선애’를 되찾기 위한 집념을 저버리지 않는 인물로 묘사된다.
분단으로 인한 두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작품의 전면에 부각되어 있기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의 장치일 뿐이다. 내용은 한 여자를 두고 두 혈육이 목숨을 걸고 부딪치는, 말하자면 애증의 극한상황을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 첫사랑을 끝내 포기할 수 없는 한 남자의 집념이라 할까, 열정이라 할까, 그런 원색적인 애정을 형상화해 본 셈이다.
남녀 간의 애정이 자칫 이기적으로 흐르고, 그 질감이 희박해져가고 있는 요즘 세태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한 인간형을 이 소설 속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첫사랑을 위해서 자기의 인생을 던지다시피 한 주인공을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그 반응이 궁금하다.
-하근찬, 『검은 자화상』 ‘작가의 말’ 중에서
『검은 자화상』은 세 개의 이야기가 중첩되어 있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가장 바깥에는 신문기자 중현과 아내 혜선이 고향을 방문하는 이야기가 놓여 있다. 그리고 1941년 태평양전쟁 발발로부터 시작되는 병칠과 선애의 이야기가 작품의 중심 서사로 가장 안쪽에 놓여 있다.
국민학교 6학년인 병칠은 전학 온 선애와 연인이 된다. 하지만 병칠이 일본 규슈로 일하러 간 동안 선애는 병칠의 육촌 형인 두성과 혼인을 하게 된다. 병칠이 일본에 있는 동안 선애는 ‘데이신따이(정신대)’ 징집을 피하기 위해, 그리고 어려운 집안 형편을 고려하여 부농 집안과 혼인을 한 것이다. 병칠은 선애가 혼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분노하기보다는 두성에게 적개심을 품고 선애를 되찾겠다는 집념으로 살아간다. 한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되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병칠과 두성은 남과 북의 두 이념 휩쓸리고, 두 인물의 갈등은 절정에 달한다.
16권 『남한산성』
병자호란, 조선의 치욕스런 역사를 하근찬의 시선으로 재구성하다
1979년 발표된 하근찬의 장편소설 『남한산성』은 조선시대 인조 때 발발한 병자호란의 주요 장소인 남한산성을 배경으로, 그 당시 청에 맞서 싸운 조선의 상황을 『조선왕조실록』과 『병자록』 등의 역사 기록을 충실히 반영하여 보여주는 작품이다.
『남한산성』은 하근찬의 다른 작품과 달리, 신문이나 잡지 연재 없이 바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편찬한 『민족문학대계』에 실린 것이다. 발행사는 발간의 의의를 “민족사 중에서 우리의 역사를 발양(發揚)하는 데 에너지가 되었던 것들을 소재로 해서 민족사의 대하를 형성해온 이야기를 소설, 서사시, 시극의 형식을 빌려 형상화하고자 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 “시대순에 의하여 제1차 문예중흥 5개년계획”에 따라 작품화하겠다고 언급하였는데, 이는 많은 문인들이 이 발간 사업에 동원된 대규모 기획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기획의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근찬은 ‘패배’의 역사인 병자호란을 이야기의 소재로 선택하였다. 이는 『민족문학대계』가 ‘문화적 민족주의’가 빠질 수 있는 역사의 낭만화를 경계하고, 치욕의 역사를 충실하게 재현하여 반성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말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병자호란은 조선이 오랑캐의 신하임을 인정하고, 임금이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의 예를 취했으며, 임금의 두 아들과 수많은 대신들이 인질로 끌려간 패배의 역사이다. 20만 적군에게 둘러싸여 1만 2천여 명의 병사로 남한산성을 지키며 버틸 수밖에 없었으며, 백성들이 병졸로 끌려가고 종이나 성노리개가 되어 붙들려간 아픈 역사이다.
하지만 하근찬은 소설에서 조선을 패배자로만 재현하지 않는다. 비록 여러 가지 내부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청에 대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취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를 묘사하는 과정에서 소설의 재미를 위해 조선군의 승리 장면을 과장하기도 하지만, 진퇴양난에 놓인 조선이 무기력하게만 있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작가 소개
하근찬(河瑾燦, 1931~2007)
1931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와 동아대학교 토목과를 중퇴했다. 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수난이대」가 당선되었다. 6.25를 전후로 전북 장수와 경북 영천에서 4년간의 교사생활, 1959년부터 서울에서 10여 년간의 잡지사 기자생활 후 전업 작가로 돌아섰다. 단편집으로 『수난이대』 『흰 종이수염』 『일본도』 『서울 개구리』 『화가 남궁 씨의 수염』과 중편집 『여제자』, 장편소설 『야호』 『달섬 이야기』 『월례소전』 『제복의 상처』 『사랑은 풍선처럼』 『산에 들에』 『작은 용』 『징깽맨이』 『검은 자화상』 『제국의 칼』 등이 있다. 한국문학상, 조연현문학상, 요산문학상, 유주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8년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7년 11월 25일 타계, 충청북도 음성군 진달래공원에 안장되었다.
하근찬 전집 발간 목록
<중단편전집>
1 수난이대 단편집
2 흰 종이수염 단편집
3 일본도 단편집
4 화가 남궁 씨의 수염 단편집
5 낙도 단편집
6 기울어지는 강 중편집
7 삽미의 비 단편집
8 산의 동화 단편집
<장편전집>
9 야호 장편
10 달섬 이야기 장편 (근간)
11 월례소전 장편
12 산에 들에 장편
13 작은 용 장편
14 징깽맨이 장편 (근간)
15 검은 자화상 장편
16 남한산성 장편
17 제국의 칼 장편 (근간)
18 싯다르타 장편 (근간)
19 사랑은 풍선처럼 장편 (근간)
20 제복의 상처 장편 (근간)
21 은장도 이야기/직녀기 미완성 장편 (근간)
22 산중 눈보라 미완성 장편 (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