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걸어요(우리두리)팀과 양평물소리길 1코스를 걷기로 한 날이다. '양수역'에서 09:50에 만나기로 했는데 깜빡하고 지나치는 바람에 약속시간에 늦게 생겼다. '국수역'에 내린 시간이 09:30쯤인데 두 정거장밖에 안되지만 배차간격이 긴 탓에 다시 돌아가려면 10:10이 되니 너무 많이 늦는다. 천천히 가면 따라갈테니 기다리지 말고 먼저 출발하시라고 연락을 해놓고 열차를 기다린다.
양수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두물머리 물래길'로 가는 길이고, 물소리길 1코스 '문화가 있는 길'은 양수역 2번 출구로 나와 가정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일행을 따라잡기위해 사진도 거의 못찍고 평소보다 엄청 빨리 걷는다. 농기계수리센터앞 용담교를 지나고 비상에듀 기숙학원앞 부용교를 지나니 약 4Km 지점에 물소리길 화장실이 있고, 한음 이덕형선생 신도비가 있는데 이 곳에 물소리길 1코스 인증대가 있다.
마침내 다리 건너 저만치 일행들이 보인다. 약 20분 이상 뒤쳐진데다 가끔이지만 사진을 찍으며 왔으니 다른 팀들 같으면 쫓아가기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 했을텐데 워낙 천천히 걸으시는 분들이라 출발한지 한시간 만인 11시 무렵 약 4Km가 조금 지난 지점에서 따라잡는게 가능했다.
일행들과 합류해서 목왕리 마을길을 거쳐 본격적인 숲길로 접어든다. 밤새 살짝 내린 눈이 산길에 희끗희끗 남아있고 쭉 뻗은 잣나무의 초록색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한겨울에 보는 초록은 더욱 싱그럽다.
생긴지 오래된 길이 대개 그렇듯 양평 물소리길도 현재 안내도와 리본 등 이정표가 실제로 가리키고 있는 길과 네이버지도, 트랭글 앱에서 안내하는 길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길은 자꾸 변하는데 업데이트가 안되고 최초에 설정한 그대로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낙엽이 쌓인 운치있는 산길을 한참 걷다가 부용산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샘골고개'에서 휴식을 취한다. 네이버 지도나 트랭글 앱에 나타나는 경로와는 전혀 다른 길이다. 부용산 정상근처니까 다음에 다시 이 곳을 지날 때는 정상에 올라가봐야겠다. 이 곳 양평에도 청계산이 있나보다. 청계산 이정표도 보인다. 걸으면 걸을수록 가보고 싶은 곳은 점점 더 많아지니......
골짜기를 따라 급경사 구간을 한참 내려가면 임도가 나오는데 몽양 여운형 생가가 복원되어 있고 기념관도 조성되어 있다. 도로를 따라 더 내려가니 남한강이 저만치 보이고 마침내 신원역에 도착한다. 우리두리님을 비롯한 총 6명이 약 8.5Km를 3시간 정도 걸려서 걸었다.
신원역 근처에 마땅한 식당도 없고 늘해랑님 외 두 분이 물소리길 완주증을 받으러 가신다고해서 물소리길센터가 있는 '아신역'으로 함께 이동하기로 한다. 물소리길센터에 도착해 양평물소리길 구간별지도와 패스포트 몇개를 챙긴다. 근처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14:30분경에 일정을 종료한다.
일행들과 작별한 나는 시간 여유가 있으니 이왕에 여기까지 온 김에 좀 더 걷기로 한다. 2코스는 전에 이미 걸었고, 아직 못찍은 3코스 '강변이야기길' 스탬프를 찍고 가기로 한다. 3코스 전반부는 직선코스가 아닌 환상형에 가까운 코스라 거리나 시간상으로 적당하면서도 교통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신2리 마을회관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3코스가 시작된다. 숲길이 운치있고 햇살이 따뜻하다. 완전 봄날씨 같이 포근해서 천천히 걷는데도 땀이 살짝 난다. 호젓한 숲길을 한참 걷다가 산길에서 내려서 굴다리를 지나니 아신1리 마을회관에 물소리길 화장실이 있고, 잠시 후 산수유산장 앞을 지나서 길은 곧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약 4Km 지점에 있는 물소리길 인증대에 도착해서 3코스 스탬프를 찍고 산길을 조금 더 가니 아래쪽에 초록색 인조잔디구장이 눈에 띄고, 내려서니 옥천레포츠공원이다. 바로 앞에는 넓은 사탄천이 시원하게 흐르고 건너편에는 예전부터 유명한 옥천냉면집 간판이 보인다. 왼편 멀리로는 양평의 마테호른이라 불리는 뾰족한 백운봉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다.
사탄천에 커다랗게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 제방위로 올라서니 천변을 따라 데크길이 길게 조성되어 있다. 사탄천엔 오리떼들이 모여있고 재두루미도 한마리 보인다. 한겨울인데도 기온이 높으니 물소리가 차갑지않고 시원하게 들린다. 아신교를 지나고 옥천면사무소 옆을 지난다. 남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사탄천을 따라서 양평대교방향으로 데크길을 걸으니 옥천교에 다다른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경의중앙선 철길이 머리위로 지난다. 6번 국도상의 옥천교차로에서 양평 물소리길 3코스 '강변 이야기길'은 횡단보도를 건너 남한강변을 따라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산길이 아닌 강변길이고 약 6Km정도 남았으니 시간적으론 양평역까지 마저 다 걸어가도 되겠지만 이미 충분히 걸었고 겨울이니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다음에 여기서부터 다시 이어 걸으면 되니까......
고읍교를 건너 6번 국도를 따라 잠시 걸어 점심을 먹었던 식당앞을 지나 다시 아신역으로 되돌아오니 16:30이 조금 지나고 있다. 아신역에서 원형으로 5.5Km 정도의 산길을 추가로 걸었으니 오늘 내가 걸은 거리는 약 14Km로 걸음 수로는 2만6천보 정도를 걸었다.
양평물소리길은 이동거리가 멀어 자주 오진 못하는 편인데, 그동안 두 번이상 걸은 코스가 있는 반면 한 번도 걷지 못한 코스도 있어 완주증은 아직 받지못했다. 조만간 비어있는 6코스 스탬프부터 채워서 일단 완주를 해야겠다.
걸을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양평 물소리길은 물소리를 들으며 차분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이름대로 주로 물길을 따라서 걷지만 마을길도 지나고 산속의 숲길도 지나니 지루하지 않다. 이정표도 잘 돼있어 길을 찾기도 수월하고 최근에 신경써서 길을 잘 정비한 흔적이 보인다. 마지막 6코스를 제외하곤 지하철역과 연계되어 교통도 편리하다.
좀 멀긴 하지만 완주후에도 한달에 한 번 있는 양평물소리길 정모에는 계속 꾸준히 참가할 생각이다. 그리고 다시 걸을 때는 주변의 산들도 한 번씩은 올라가 봐야겠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요즘 혜성처럼 갑자기 등장해서 부지런히 여기저기 참 많이 걸으시는 남궁종님 댓글 고맙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 되세요~.^^
새로운 새해에는
즐거운 도보 건강한 도보
되시옵기를 기원 합니다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리딩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길에서 종종 또 뵙지요.
우리두리님 고맙습니다.^^
우와~ 달사랑(M.L)님께서도 우리두리님 리딩의 楊平 물소리길 코스 걷기에서
경의 · 중앙선을 두물머리 兩水역에서 2정거장 지난 菊秀역에서 내리셨군요.
저도 지난해 10월 길동무팀의 양평 물소리길 3회 종주팀에 출석하여 마지막 1,2코스를 연이어
걷던 날에 양수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스마트폰 보다가 깜빡 양수역 출발하여 다음 정거장인
新院역에 내렸었지 뭡니까? 길동무팀의 걷기 속도는 여느 팀과 달리 빠르기 때문에 잔머리 굴려
저는 신원역에서 1코스를 逆방향으로 걸어서 이덕형 신도비 스탬프 함에서 길동무님들을 만나면
되겠지 하고 저 혼자 역보도 했었지요. 그런데 1코스 후반부는 山 구간이잖아요? ㅠ.ㅠ
(계속) 몽양 선생 기념관에서 잠깐 폰카, 디카 사진 촬영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부용산(芙蓉山) 초입에서
포장도로를 한참 걸어 내려 갔다가 되돌아 오는 알바를 했었기 때문에 부용산 산행구간에서 시잔을 지체
해서.. 이덕형 신도비 200여 미터 전에서 順방향으로 오는 길동무팀과 조우했었어요. 그래서 구보로 다리
건너 이덕형 신도비에서 스탬프 날인하고 다시 거꾸로 왔던 길 되돌아 가, 後尾를 따라 잡느라 헉헉댔었죠.
그 다음 2코스까지 무사히 완주를 마치고 물소리길 센터 사무실 우체통에 도보여권을 투척할 수 있었습니다.
달사랑(M.L)님 말씀대로 청계산은 果川에 있는 淸溪山과 양주에 있는 靑鷄山이 한글로만 같습니다요.ㅋ
앵배실님도 얼마전에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군요.
한 두 정거장만 지나쳐도 경의중앙선 배차간격 때문에 약 30분 이상 늦게 되지요.
더구나 길동무 속도는 따라잡기 힘든 수준이니~ㅎㅎ
양평의 청계산(658m)이 과천의 청계산(618m)보다 훨씬 더 높네요.
한자도 같지 않나요? 양평 청계산 자락에 淸溪里란 마을이 있던데......
물소리길 1코스 시작하셨네요.
새해에도 즐겁고 건강한 도보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시작이라기 보다는 시간 되는대로 다니고 있습니다.
조만간 또 뵙지요.
벨로스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