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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너무도 유명한 영화죠. 왕가위 감독님의 중경삼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스토리보다 로맨스 그 자체에 집중하는 듯한.
이 영화는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바뀌며 서사는 크게 두 가지로 분리되죠.
중경삼림에 담긴 스토리는 어떤 하나의 목적을 달려간다고 하기는 어렵죠. 인물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심정과 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서정성을 부각합니다.
저는 영화에서 그 점이 매우 독특했고 인상깊었어요. 대부분의 영화가 스토리에서 로맨스와 서정성을 자연스레 우러낸다면 중경삼림은 인물들의 솔직한 심정, 마음 그 자체를 보여주죠. 괜히 스토리에 엮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일상, 인물의 인생의 특정부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런 영화도 좋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화하면 필수적으로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스토리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생각을 바꾸어준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예술영화들이 대부분 이러한 흐름을 지니죠. 안정적이고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보다 영화에 나오는 세계관 그 자체를 보여주는 시도를 많이합니다.
그 점에서 중경삼림이 아주 성공적으로 미니 플롯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미니 플롯이란 아까부터 계속 말씀드리고 있는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은 스토리 흐름을 이야기합니다.
우리에게 좀 더 가까운.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에 대해 다시 곱씹어보겠습니다. 중경삼림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위에서 말씀드렸듯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고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중경삼림이 인간의 일상적인 삶에 근접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흔히보는 영화들은 기승전결이 있는데 그 이야기들은 관객들의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도록 하기위해 한 가상인물에게 맛있는 양념을 가득친 그의 인생 중 자극적인 한 부분입니다. 물론 우리도 살면서 자극적이고 극적인 일들을 마주하지만 특정 목적을 위해 창작되는 영화와는 다르죠.
그런 점에서 봤을때 안정적이고 기승전결이 뚜렷한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은 일상적인 우리의 삶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경삼림같이 미니플롯의 영화들은 그렇지 않죠.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중경삼림은 인물들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려 애씁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 달려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본다기보다,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던 도중 사랑에 목말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두 남자의 심정을 보여줘요. 그리고 그게 어떻게보면 답니다. 이게 우리의 삶 아닐까요?
평범하게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도중 몇몇의 사건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가 삶의 끝을 맞이해요. 우리의 삶은 기승전결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중경삼림같은 미니플롯이 우리의 삶에 근접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 점에서 미니 플롯의 힘이 나타나고, 그 힘이 아주 잘 발휘된 영화 중 하나가 중경삼림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미국 영화중에 미니플롯이 효과적으로 잘 드러난 영화로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흐르는 강물처럼'을 꼽고 싶네요.
영상미.
중경삼림보면서 느끼는 것이 정말 세련되고 모던한 영상미다라고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특히 핸드헬드 샷이 많아서 일상적인 그들의 모습이 잘 나타났고 홍콩만의 분위기가 잘 우러났습니다.
90년대 중반에 있어 이 정도의 영상미를 보여주는 영화가 있을진 몰라도 보지는 못했는데, 정말 사람을 잡아당기는 매력적인 영상미가 중경삼림에서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영상미가 이 영화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분위기 진한 영상미가 없었다면 훨씬 이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덜했겠죠. 또한 카메라가 정말 자유롭게 움직인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정되어 있는 샷보다 흔들~ 흔들~ 움직이는 샷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영상미와 자유로운 카메라 움직임이 더해져서 독보적이고 새로운 시각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California Dreamin.
마마스앤 파파스의 이 노래가 당시에 대중들에게 이미 매우 유명한 노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중적인 노래를 영화에 담으면 그게 과연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을까요.
대중들에게 많이 익숙한 노래를 주제곡으로 설정하려는 것부터가 약간의 리스크 아닐까요? 숨겨진 새로운 곡을 주제곡으로 설정하여 독보적인 영화의 정체성을 바로잡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텐데 말입니다.
왕가위감독은 오히려 새로운 방법을 택했습니다. 대중들에게 많이 익숙한 노래를 들고와서 영화의 흐름에 맞추어 새로운 느낌을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익숙한 노래지만 영화 속에서 계속 들으면 전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이 들게끔 말입니다. 이 전략은 크게 성공해서 중경삼림하면 이 노래를 떠올리죠.
노래로 새로운 효과를 제공했던 왕가위 감독의 방법이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신분들이 감상평이 궁금합니다. 또 해석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해석의 내용도 궁금합니다. 이번에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이 영화의 내용으로 무언가를 많이 쓰진 못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했습니다. 기승전결이 없는 스토리를 뛰어넘는 영화에서 보여지는 솔직함과 분위기, 서정성에 반했고 미니플롯의 힘 또한 느꼈습니다. 멋만 잡는 영화가 아니라 사랑에 고파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낸 영화라고 생각해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모든 영화들이 가지는 시각요소 청각요소. 이 영화는 후각요소도 가진 것 같아.
-펌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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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티브에서재방영할때
마다놓치지않고
보려하는영화랍니다
저는ㅡ
사비나친구님아 ~ 잘지내지요 ~~^^
추석연휴잘보냈지요
미션님ㅡ
나도잘지내고있답니다
"중경삼림"
저도 본 기억을 되짚어 봅니다.
수고 하셨어요,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