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나무[학명: Punica granatum L.]는 석류나무과의 낙엽소교목이다. 학명 에서 Punica는 널리 재배된다는 뜻이고, granatum은 씨앗이란 뜻으로 종자가 많다는 특징이 들었다. 또한 석류에는 프랑스어로 수류탄이란 뜻이 들었다 하고, 묘하게도 수류탄(手榴彈)이란 한자어에도 석류를 뜻하는 류(榴) 자가 들어 있다. 석류(石榴), 산류피(酸榴皮), 안석류(安石榴), Pomegranate Tree, pomegranate 라고도 불린다. 관상용, 약용, 향신료, 식용이다. 꽃말은 원숙한 아름다움, 자손번영, 전성이다.
석류나무 꽃은 꽃받침이 발달하여 꽃통이 긴 작은 종(鐘)모양을 이루며, 끝이 여러 개로 갈라지고 여섯 장의 꽃잎이 진한 붉은빛으로 핀다. 이런 꽃 모양을 보고 송나라의 왕안석(王安石)은 “짙푸른 잎사귀 사이에 피어난 한 송이 붉은 꽃(萬綠叢中紅一點)···” 이라고 노래했다. 석류나무 꽃의 아름다움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뭇 남성 속의 한 여인을 말할 때 쓰는 ‘홍일점’의 어원이다.
석류는 씨[種子]가 많이 들어 있어 다산(多産)을 상징하고, 생남(生男)의 기복의 의미가 담겨 있다. 열매가 익어 가는 과정은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차츰 커져가는 음낭의 크기와 그 모양이 닮아 있다. 열매의 이런 특징은 다산(多産)의 의미와 함께 음양의 상징성이 있어 옛 여인들의 신변 잡품에 다양하게 쓰였다. 조선시대 귀부인들의 예복인 당의(唐衣), 왕비의 대례복, 골무, 안방가구 등에 석류문양이 단골 메뉴로 들어갔다. 또 비녀머리를 석류꽃 모양으로 새긴 석류잠(石榴簪)을 꽂았는가 하면 귀부인들이 차고 다니던 향낭(香囊)은 음낭을 상징하는 석류나무 열매 모양으로 만들었다.
인도의 전설에는 “옛날 자기 새끼를 1천 명이나 가진 마귀가 살고 있었다. 마귀는 잔인하게도 사람들의 아이를 보기만 하면 거침없이 잡아먹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아이의 엄마들은 부처에게 달려가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부처는 마귀의 새끼 중에 한 마리를 골라 몰래 숨겨버렸다. 그러자 마귀는 자기 새끼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고 미친 듯이 찾아 헤매다가 비로소 자식을 잃어버린 슬픔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부처는 다시는 아이들을 잡아먹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새끼를 돌려주면서, 아이 대신 석류를 먹게 했다.”
《구약성서》출애굽기(28장 33절)에는 대제사장이 입을 예복의 겉옷 가장자리에 석류를 수놓고 금방울을 달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포도와 함께 석류나무는 성서에도 여러 번 등장하며, 솔로몬 왕은 석류나무 과수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기독교의 종교화(宗敎花)에서는 석류나무가 에덴동산의 ‘생명의 나무’로 묘사되기도 했으며, 15세기의 유명한 이탈리아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인〈성모의 석류〉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 청자 석류 모양 연적[靑磁 石榴形 硯適], 고려(高麗), 높이 8.0cm, 탐스럽게 과장된 석류 위에 석류를 얼싸안고 있는 자세의 원숭이를 형상한 연적이다. 이러한 구성은 장식성과 기능을 동시에 살린 것으로 연적의 윗구멍은 과화(果花)로 되어 있고 물을 따르는 구멍은 원숭이의 벌어진 입을 이용하였으며, 가지는 연적의 안정을 꾀하는 굽다리로 되어 있다. 원숭이가 안고 있는 석류의 뒷면에는 굵은 백상감점(白象嵌點)을 촘촘하게 몰아 찍어서 잘 영글은 석류알을 상징하고 있으며 원숭이 눈은 자토점으로 나타내었다. 유조(釉調)에는 약간의 빙렬(氷裂)이 있으며 녹색(綠色)을 머금은 비색유(翡色釉)가 두껍게 씌워져 있다. 굽에는 규사(硅砂)눈을 받쳐 구운 흔적이 남아있다.
이란이 원산지이며,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지역의 인가에서 재배한다. 높이는 5∼7m이고, 작은 가지는 횡단면이 사각형이고 털이 없으며 짧은 가지 끝이 가시로 변한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2∼8cm의 긴 타원 모양 또는 긴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며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털이 없고 잎자루가 짧다.
꽃은 양성화이고 5∼6월에 붉은 색으로 피며 가지 끝에 1∼5개씩 달린다. 꽃받침은 통 모양이고 6개로 갈라진다. 꽃잎은 6개이고 기왓장처럼 포개진다. 수술은 많고 암술은 1개이다. 씨방은 꽃받침 속에 묻혀 있으며 2층으로 구성되고, 위층에 5∼7실, 아래층에 3실이 있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이 6∼8cm이며 끝에 꽃받침조각이 붙어 있고 9∼10월에 갈색이 도는 노란 색 또는 붉은 색으로 익는다. 열매의 안쪽은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고 각 방에는 소낭이 들어 있는데, 소낭은 즙이 많은 붉은빛의 과육이 종자를 둘러싼 모양이다.
생약명(生藥銘)은 석류(石榴)이다. 열매와 껍질 모두 부인병, 부스럼에 효과가 있고, 이질에 걸렸을 때 약효가 뛰어나며, 특히 촌충의 구충제로 쓴다. 근래에 와서 석류가 전립선암, 당뇨, 감기, 동맥경화, 남성 불임, 노화, 골다공증에 좋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 특히 천연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어 여성 건강에 좋은 과일로 알려졌다. 또한 석류에는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유기산인 시트르산(구연산)이 1.5퍼센트 들었고 나트륨, 칼슘, 인, 마그네슘, 아연, 망간, 철 등 무기질이 풍부하며, 여러 비타민 B나 비타민 K들도 들어 있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