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GRIGO) 갤러리에서는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일본의 재능 있는 젊은 작가 토모미 타카시오의 <Grass and Stone>전을 전시한다. 이 전시의 계기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디오브젝트’의 아티스트북 ‘grass & stone'이었다. 토모미 타카시오의 작업에서 주목하게 된 것은 일상에 대한, 특히 그 녀가 마주하는 주변 자연물에 대한 사려 깊은 시선과 사유였다. 그 녀는 주변에서 자라나는 잡초와 특이한 돌들을 일 년 내내 스케치하고 채색한다. 그 녀의 단순한 선과 색들은 그 자체가 내포한 원시적 아름다움과, 시간을 초월한 곳에서 생겨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매혹으로 인해 놀라운 상상력을 선사한다. 또한 생명력 넘치는 <stone & grass series> 작업은 그 녀가 사는 공간과 그 곳에서 펼쳐지는 시간들을 고스란히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그 녀가 사는 곳은 풍광이 아름다운 일본의 소도시 토치기현. 그 녀의 이름은 토모미 타카시오이다.
기획의 글 디자인 스튜디오 디오브젝트에서는 토모미 타카시오의 자유롭고 독특한 느낌의 드로잉과 페인팅 작업을 소개하는 아트북 ‘grass & stone' 을 기획, 출판하였고, 이의 연장으로 ’grass and stone' 을 그리고(GRIGO) 갤러리에서 선보이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터에서 생명력 있게 자라나는 잡초에 매력을 느껴 그리기 시작한<grass>시리즈와 돌을 다양한 형태와 색으로 표현한 <stone>시리즈를 비롯해 자연물을 주제로 한 드로잉과 페인팅 작업을 선보인다. -디오브젝트
동경에 살고 있었을 때 자주 공터를 보곤 했었다. 그곳엔 잡초만 자라고 있었는데, 잡초들은 6월 장마철이 되면 놀랍게 성장하여 높이 자라나 있었다. 언제나 지나던 길에 있던 건물이 헐리고 새로운 공터가 생겼을 때도, 몇 년이나 건물에 가려져 햇볕을 보지 못하였을 것임에도 그곳엔 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모두가 비슷한 옷을 입고 유행이라 말하며 수많은 옷이나 구두를 만들어내 보았자 단지 석유만 낭비하는 일이고, 비좁은 토지위에 속속 집을 지어 팔고, 그때문에 외국의 삼림이 대량으로 줄어들며 환경이 파괴되어가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순수하게 쑥쑥 자라나고, 점점 늘어나 공터를 가득메운 잡초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후련해졌다. 세상을 다 삼키어 인간이 없는 식물만의 세상을, 잡초가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풀을 잔뜩 그려보았다.
When I was living in Tokyo, I often saw vacant lots. The only plant growing in these lots were weeds. When June came around and the rainy season began, these weeds would grow surprisingly tall. When a building I would always pass by was demolished and the venue became an empty lot, I noticed many plants growing there, despite being deprived of sunlight for years due to the building. Everyone wears similar clothes in the name of fashion, but if you ask me, producing countless number of clothes and shoes is just wasting oil. And despite ongoing land shortage, people keep building houses to sell them, and this in turn results in global forest denudation. I don't approve of such environmental destruction. So, I felt relieved when I witnessed the growing weeds innocently taking over the lot. I made many drawings of grass, hoping the weeds can swallow the world and bring about a humanless world of pla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