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하여 벌써 2달 가량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중이라 맘도 몸도 운동 부족이다.
그래서 어제는
봄이 되면 텃밭에서 나오는 채소들을 삶을겸 벗들이 찾아오면 엄나무 백숙도 삶을겸
양은솥을 걸 수 있는 아궁이를 만들계획으로 남동생과 양은솥을 사러 나간다.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때가 때니만큼 마구 돌아다니기가 뭐해서 필요한 양은솥만 사고는
점심은 먹거리를 사들고 집에 가서 먹자고 동생과 합의하에
창신동 매운족발을 사들고 동생네 집으로~~~
동생이 약주 한 잔하면 운전을 못하니 나 보고 식사하고 놀다가 버스타고 가란다.
약간 늦은 점심을 저녁겸 맥주와 함께 오붓하게 즐기고
원두커피로 입가심을 하면서 노닥거리다보니 오후 5시가 넘어있다.
운동부족이기도 하지만 늦은 점심이 과식을 불러 아무래도 지축역에서 집까지 걸어가려면
어둡기 전에 가얄것 같아 서둘러 동생집을 나선다.
지축역에서 버스가 대기중이면 못이기는척 탔을지도 모르는데 마침 버스가 보이질 않기에 걷기로.......
15분쯤 걷고 있는데 천둥과 번개가 번쩍하더니 하늘이 새까맣게 변하면서 빗방울이 투우둑 툭~~~
도로변이라 비 피할곳도 없이 고스라니 맞을 수 밖에.......
주변에 꽃 매장이 있어 잠시 비를 피할까 망서리다가
코로나19로 인하여 찝찝하니 외출에서 돌아가면 입은 옷을 몽땅 빨기로 했으니 좀 젖은들 어떠리.......
등짝에 메고 있든 가방만 앞으로 돌려 어린아이 보호하듯 감싸고
여유있게 걷고 있는데 비는 여유를 허락지 않고 마구 쏟아지니 자동으로 발 걸음이 빨라지는데
내 앞으로 승용차가 정차를 하더니 차창을 열고 나를 불러 세운다.
길을 물어보려나 하고 쳐다보니 차 안에서 불쑥 우산 하나를 꺼내준다.
너무 갑작스러워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나에게 우산을 펼쳐주기까지 하면서 쓰고 가란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여 선뜻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차안을 들여다 보니
운전자는 젊은 아빠인듯 어린아이가 뒤에서 앞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고,
옆 좌석에는 운전자의 엄마인듯 한 할머니가 손짓을 하시면서 어서 가라고 하신다.
고맙다고 몇번씩 고개를 숙이면서 복 많이 받으시라는 말을 남기고 걸음을 옮기면서도
그 차가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때까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게 된다.
발 걸음이 가벼워 지면서 온 몸에 기쁨이 넘친다.
소나기라서 비는 바로 그쳤지만 집에 도착할 때까지 우산을 접지않고 쓰고 온다.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어제의 기쁨이 그대로 남아 있기에 오래도록 기억속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면서.......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에게 조건없이 베푸는 맘이 내게도 전염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다가 잠깐 외출에서 얻은 소중한 행복이 살만한 세상이라고 중얼거려 본다.
첫댓글
인과응보
규전님도 평소 좋은일 많이 하셨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그런 귀한 분들을 만나게 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뜻하고 감명적인 장면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ㅎ
각박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좋은 분들도 있습니다.
규전님의 하루가 흐뭇한 미소로 마감됨을 봅니다~~^^
비속에 우산 주시고 받으시는 모습에 덩달아 뿌듯한 마음 입니다
우산 주신분들도 소소한 보람을 느꼈을거라 생각 되네요~^^
감사 감사 글쿠말고요 아직 살만한 세상이지요 ㅎ
우리 주변엔 아직도 이런좋은 이웃들이
함께 하여서 정말 살만한 세상 입니다.
우산을 활짝펴서 건네주는 손길엔
우리한국인들 만의 깊은정이 베어
있읍니다.
비에젖지 않은것보담, 마음의 행복이 충만했을 규전님, 내내 그행복 느끼세요, 그분들도 좋은일 하셨기에 행복했을겁니다.
오호!~~ 따뜻한 세상… 아름다운 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