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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부불가탈지야(匹夫不可奪志也)
보통 사람의 뜻을 빼앗을 수 없다는 뜻으로, 빼앗을 수 있는 것은 뜻(志)이 아니라는 말이다.
匹 : 짝 필(匸/2)
夫 : 사내 부(大/1)
不 : 아닐 불(一/3)
可 : 옳을 가(口/2)
奪 : 빼앗을 탈(大/11)
志 : 뜻 지(心/3)
也 : 어조사 야(乙/2)
출전 :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
공자는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 26장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공자가 말했다. '삼군 대장의 권한을 빼앗을 수 있지만, 일개 보통사람의 의지는 빼앗을 수 없다.'
사서집주(四書集注)에서 후씨가 말했다. '삼군(三軍)의 용맹스러움은 타인에게 있으나, 한 사내의 뜻(志)은 자기 몸에 있는 것이다. 그런고로 장수는 앗아 올 수 있어도 (한 사내의) 뜻은 빼앗을 수 없다. 빼앗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면 이는 역시 뜻(志)이라 부르기에는 족하지 않다.'
侯氏曰: 三軍之勇在人, 匹夫之志在己. 故帥可奪而志不可奪, 如可奪, 則亦不足謂之志矣.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에, '뜻을 뺏을 수 없다는 것은 부귀가 그 마음을 방탕하게 하지 못하며, 빈천이 그 절개를 옮겨놓지 못하며, 어떠한 위무도 그 뜻을 굳히게 할 수 없는 것을 이른다.'
不可奪志, 謂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 三軍은 可奪帥也어니와 匹夫는 不可奪志也니라.
삼군에서는 그 대장을 빼앗을 수 있어도, 한 사내에게서는 그 뜻을 빼앗을 수가 없다.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의 이 장(章)은 인간의 지(志)를 강조했다. 지(志)는 흔히 뜻이라고 번역하는데 본래는 마음이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일을 말하여 인간 의지의 주체적 측면을 가리킨다.
다만 의(意)와 지(志)를 대비시켜 말할 때는 의(意)가 마음의 발동처(發動處), 지(志)가 마음의 존주처(存主處)를 뜻한다.
삼군(三軍)은 대군을 말하는데 대개 제후가 지닐 수 있는 군세(軍勢)를 말한다. 일군(一軍)은 1만2500명의 군사로 편성됐다. 삼군(三軍) 가운데 중군(中軍)의 대장(大將)을 수(帥)라 하며 이 수(帥)가 삼군 전체를 통솔했다.
三軍可奪帥也에서 三軍은 주어가 아니라 대상을 한정해서 제시하는 말이다. 곧 '삼군에서는' 이라는 말이다. 전체 문장의 주어는 생략됐다.
匹夫不可奪志也도 같은 짜임이다. 匹夫는 한 남자라는 뜻이다. 본래 필부필부(匹夫匹婦)라고 하면 일부일처(一夫一妻)로 가족을 이루는 평민을 말하지만, 여기서는 신분상의 개념이 아니다.
三軍은 아무리 수가 많아도 군사의 마음이 합치해 있지 않으면 그 대장을 붙들어 올 수 있다. 또 三軍의 용맹함은 개별적 주체에게 있지 않고 남들의 집합에 있으므로 그 대장을 붙들어 올 수가 있다.
하지만 지(志)는 나에게 있는 것이기에 남이 빼앗아갈 수가 없다. 지(志)를 지닌 인간은 부귀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빈천하다고 해서 절개를 바꾸지 않으며 위세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맹자는 '지(志)는 氣(기)의 장수이다'라 했고, 또 '선비는 지(志)를 숭상한다(士尙志)'고 했다.
이황은 맹자의 말에서 발단하여 선비가 무엇을 숭상하는가에 따라 한 시대가 융성하기도 하고 타락하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당시의 선비들이 무엇을 숭상하고 있는지 '책문'에서 물었다.
지금 우리는 과연 지(志)를 숭상하는가? 지(志)를 훼손시키는 다른 무엇을 숭상하는가?
필부불가탈지야(匹夫不可奪志也)
필부에게서 그 뜻을 빼앗을 수 없다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군(三軍)에서는 그 장수를 빼앗을 수는 있어도, 필부에게는 그 뜻을 빼앗을 수는 없다.'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은 외압에 맞서서 자신의 올곧음을 굽히지 않으려고 할 때 쓴다.
논어집주(論語集注)에서는 이 구절을 삼군의 용맹은 남에게 달려 있고, 필부의 뜻은 자기한테 달려 있으므로, 장수는 빼앗을 수 있지만 뜻은 빼앗을 수 없다고 하면서, 만약 빼앗긴다면 뜻이라고 이를 수 없다고 했다.
이 말이 맞는다면, 뜻이란 한 사람의 고유함(개별성)을 이룩하는 '마음의 정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지조 없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한 사람의 정체는 마음속에 어떤 뜻이 품었느냐에 따라서 정해진다. 공자는 열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다. 맹자는 선비는 뜻을 숭상한다(尙志)고 말했다. 과연 나는 어디에 뜻을 두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삼군가탈수야(三軍可奪帥也)
형병에 따르면 삼군(三軍)이란 대국(大國; 제후국 중에서 규모가 큰 나라)의 군대를 말한다. 주나라 때 1군은 1만 2500명으로 이루어졌다. 천자는 6군을 통솔했고, 제후들은 나라 크기에 따라 각각 3군, 2군, 1군을 거느렸다.
춘추시대에는 삼군이 아주 큰 규모의 군대를 뜻하는 말로 쓰였다. 군대가 아무리 크더라도 군사들의 사기가 꺾인다면 작은 공격에도 저절로 무너지는 법이다.
따라서 삼군한테서 그 장수를 빼앗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수(帥)는 삼군 중 중군(中軍)을 이끄는 장군을 말한다. 가장 깊숙한 곳에 있으면서 전체를 통솔했다.
필부불가탈지야(匹夫不可奪志也)
필부(匹夫)는 평민 또는 서민을 말한다. 김도련에 따르면, 옛날에 사대부 이상의 신분을 가진 이들은 아내 외에 첩을 둘 수 있었으나, 평민은 오직 처만으로 배필을 이루었기에 필부라고 한 것이다.
한낱 평민이라 할지라도 정의롭고 올곧게 다져진 마음은 단단해서 목숨보다도 빼앗기 어려운 법이다. 사람의 몸은 결코 운명을 거스를 수 없으나, 사람의 마음은 운명에 굽히지 않을 수 있다.
항우(項羽)는 장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도 한 수 시로써 뜻을 드러내어 비장한 아름다움을 남겼다. '힘은 산을 뽑을 수 있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수 있네. 시절이 이롭지 않으니, 추(騶)가 나아가지 않는구나. 추가 나아가지 않으니 어찌할 수 있으리. 우(虞)여, 우(虞)여, 너를 어찌할 것인가.'
力拔山兮氣蓋世.
時不利兮騶不逝.
騶不逝兮可奈何.
虞兮虞兮奈若何.
자신은 여전히 나아가 싸우고 싶으나, 시절의 불리함을 알았는지 애마인 추가 앞으로 가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다고 읊는 것, 이것이 바로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장부의 뜻이 아니겠는가.
論語 子罕 25章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삼군의 거대병력으로부터도 우리는 그 장수를 빼앗을 수 있다. 그러나 초라한 필부에게서도 그 뜻을 빼앗을 수는 없다.'
삼군의 장수를 빼앗는 것은 내가 하고 못하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삼군의 용맹에 달렸다.
삼군의 용맹이 강하면 내가 아무리 강해도 빼앗고자 하나 불가능하다. 반대로 삼군의 용맹이 약하면 내가 비록 강하지 않아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빼앗을 수 있다.
그러나 필부의 뜻은 빼앗고 빼앗지 않고 여하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 내 뜻이 강하면 빼앗을 수 없다. 만약 빼앗을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뜻이라고 할 수 없다.
지자심지지야(志者心之之也)라는 말이 있다. 뜻은 마음이 움직여 가는 것을 뜻한다는 말이다. 필부(匹夫)라도 확고하게 지향(志向)하는 마음을 가슴에 품었다면 누가 감히 그 마음속에서 빼앗을 수 있으랴. 본인이 풀어 내 놓기 전에는 불가능하다.
군기(軍紀)가 와해(瓦解)되면 삼군(三軍)이 아니라 천군만마(千軍萬馬)도 물거품 같이 무너진다. 필부(匹夫)의 뜻이 확고하면 죽음도 불사(不辭)한다.
고구려를 공격해 온 당 태종이 이끈 수십만의 군사가 한 변방의 작은 성인 안시성(安市城) 군민(軍民)이 결사(決死) 항전(抗戰)함을 이기지 못했다.
신라의 박제상은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왕자를 구하고 자신은 차마 견딜 수 없는 악형을 받다가 죽기까지 조국 신라에 대한 충성심을 굽히지 않았다.
신라의 화랑관창이나 백제의 성충이나 고려의 강조 정몽주 같은 이들이 모두 이와 같다.
임진왜란 때 동래성 싸움에서 비록 관군(官軍)은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왜군의 총칼에 함락 당했으나 동래부사 송상현은 온몸을 적에게 난도질당해 죽어가면서도 끝내 뜻을 빼앗기지 않았다.
마음을 얻는 자가 진정한 리더
필부불가탈지야匹夫不可奪志也)
한 사나이의 강한 의지는 빼앗을 수 없다
공자는 평생동안 인(仁)의 실천을 위해 헌신해왔다.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다.
공자는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고 특히 마음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공자의 인간존중 사상을 잘 나타내는 구절이 있다.
삼군가탈수야(三軍可奪帥也)
필부불가탈지야(匹夫不可奪志也)
삼군이나 되는 대군을 통솔하는 장수를 빼앗을 수는 있어도, 한 사나이의 강한 의지는 빼앗을 수 없다.
공자 당시에 삼군(三軍)은 제후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많은 군대의 규모였다. 일군(一軍)이 1만2,500명이었으니 삼군(三軍)은 3만7,500명이다.
이처럼 막강한 군대를 호령하는 총사령관을 빼앗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름도 없고 빛도 없는 평범한 소시민인 한 사나이의 마음을 빼앗을 수는 없다.
공자는 그만큼 인간을 존귀하게 여겼고 남의 인격과 인권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힘 없는 한 사나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힘 있는 총사령관을 빼앗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공자는 이와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했다. 삼군(三軍)의 총사령관이라는 인간이 준 지위보다는 개인이 각자 마음 속에 지니고 있는 굳은 의지가 보다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진정한 사랑의 실천은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할 때 이루어진다. 힘과 권력으로 사람을 굴복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마음까지야 빼앗을 수는 없는 법이다.
사람의 마음은 들풀과 같다. 들풀은 바람이 불면 고개를 숙인 채 바닥에 엎드릴 뿐이다. 그러나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고개를 내민다. 이와 같이 아무리 힘 없는 존재일지라도 그 마음을 억지로 뺏기란 어려운 일이다.
匹夫不可奪志也의 좋은 사례를 세계적인 명저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가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로서 의사로 활약하다가 2차 대전 중 히틀러 치하에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부모, 아내, 두 자녀와 함께 체포되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 끌려가 처참한 생활을 하였다. 그리고 가족 모두 수용소에서 억울한 죽임을 당한다.
이러한 시련을 통하여 그는 생사의 문턱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하나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자신이 반드시 살아남아 수용소에서 일어난 일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목표가 서자 강한 생존 의지가 생겼다.
그는 결국 살아남아 자신의 경험을 책에다 담았다. 이 책 속에서 저자는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에 대하여 실감나게 기록하고 있다.
체력이 좋은 사람들이나 민첩한 사람들이 먼저 무너지고 오히려 허약해 보이는 사람들이 끈질기게 버티어 나갔다. 처음에는 이런 현상을 이상하게만 여기다가 점차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수용소의 처참한 조건에서 꿋꿋하게 견디어 나가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고난의 의미를 깨닫는 사람, 삶의 뜻을 알고 있는 사람들임을 알게 되었다.
자기 자신은 극심한 고통 중에서도 이웃과 동료들을 돕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끈질기게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관찰하게 된 것이다.
반면에 아무리 인간적인 수단이 탁월하고 체력 조건이 좋아도 삶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고난을 견디지 못하고 쉽사리 무너짐을 보게 되었다.
그는 언제 끌려가 죽을지 모르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을, '나를 둘러싼 환경이 아무리 억압적이고 혹독할지라도 외부 상황에 대한 나의 태도만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로고쎄라피(Logotheraphy)라는 의미요법을 개발하여 심리치료에 활용했다.
어떤 억압 속에서도 마음을 빼앗을 수 없다는 匹夫不可奪志也의 생생한 사례를 프랭클박사가 증언하고 있다.
그러면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마음을 얻는 것이다. 인간은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면 감동한 나머지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이솝 우화에 나오듯이 사나운 바람은 나그네의 겉옷을 벗길 수 없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햇볕만이 길가는 나그네의 두터운 외투를 벗길 수 있다.
주말 사극으로 '대왕 세종'이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하늘이 내린 천민(天民)으로 생각하고 항상 백성의 안정과 행복을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왕의 권력을 가지고 칼을 휘두르지 않고 반대파라도 설득하는 장면에서 민주적 리더인 세종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세종대왕이 노비 장영실을 등용하는 과정에서 필부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장영실은 기생의 아들로 태어난 비천한 출신이었지만 그의 재능을 높이 산 세종의 배려로 중국에서 공부하고 노비에서 벗어나 관직에 등용되었다.
이 때 신분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양반 세력의 반대가 무척 심했지만 세종은 단호하게 밀고나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다.
장영실은 세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신명을 바쳐 각종 과학기계를 발명하여 조선시대의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게 만든다. 그가 제작한 대표적인 발명품만 봐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천문의(天文儀), 금속활자 갑인자(甲寅字)의 주조, 우리나라 최초의 물시계인 자격루, 해시계인 현주일귀 등을 만들었다.
또 천체관측용 대·소간의(大小簡儀), 휴대용 해시계, 태양의 고도와 출몰을 측정하는 규표(圭表), 세계 최초의 측우기 등을 발명하였다.
세종대왕이 그의 마음을 얻게 되자 놀라운 천재성을 발휘하여 과학기술의 수준을 높였고 농사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세종은 장영실의 능력을 인정하고 칭찬함으로써 그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오늘날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최근 섬김 리더십이 강조되는 이유도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때 구성원들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정치인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업의 경영자들도 직원들의 소리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기적이 일어나는 법이다.
경청은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진정한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갈 때 가능해진다. 그렇지 않고는 필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까닭이다.
가정과 직장과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지름길은 그들을 고귀한 존재로 여기고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갈 때 가능하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필부불가탈지야(匹夫不可奪志也)라고 외친 공자의 참뜻을 이해하고 가슴으로 다가가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 匹(짝 필, 집오리 목, 비유할 비)은 ❶회의문자로 상형문자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감출혜몸(匸; 감춤)部와 八(팔)의 합자(合字)이다. 본래는 옷감 두 끝의 뜻이다. 八(팔)은 '나란히 놓다'에서 유래한다. 필부(匹夫)와 같이 하나의 뜻으로 쓰는 것은 옛날 한 끗의 옷감을 양쪽으로부터 감아 두개를 나라히 놓은 모양을 일필(一匹)이라고 한데서 유래한다. 또는 말의 엉덩이를 본뜬 글자이다. ❷회의문자로 匹자는 '짝'이나 '상대', '(길이의 단위)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匹자는 匸(감출 혜)자와 八(여덟 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匹자는 '감추다'는 뜻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匹자의 금문을 보면 '언덕'을 뜻하는 厂(기슭 엄)자 앞에 물결 모양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긴 '천'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서 옷감이 길이의 단위로 쓰이기도 했다. 비단 1필(匹)이 약 12m 정도이니 상당히 긴 길이를 뜻했다. 비단을 그린 글자에 厂자가 쓰인 것도 야외에서만 긴 길이를 측정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긴 천의 길이를 재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匹자는 짝을 맞춰야 길이를 잴 수 있다는 의미가 파생되면서 '짝'이나 '상대'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匹(필, 목, 비)은 ①짝, 배우자(配偶者) ②상대(相對), 맞수 ③혼자, 단독(單獨) ④벗, 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⑤마리(동물 따위를 세는 단위) ⑥천한 사람 ⑦필(길이의 단위) ⑧짝짓다 ⑨비교하다(比較--), 대비하다(對比--) ⑩맞서다, 상대(相對)가 되다, 적수(敵手)가 되다, 그리고 ⓐ집오리(오릿과의 새)(목) 그리고 ㉠비유하다(比喩--)(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짝 항(伉), 짝 반(伴), 짝 려(侶), 짝 우(偶), 짝 려(儷), 짝 구(逑) 등이다. 용례로는 한 사람의 남자 또는 신분이 낮은 사내나 보잘것없는 남자를 필부(匹夫), 능력이나 세력이 서로 어슷비슷함 또는 걸맞아서 견줄 만함을 필적(匹敵), 능력이나 세력이 서로 어슷비슷함 또는 걸맞아서 견줄 만함을 필대(匹對), 한 사람의 여자 또는 신분이 낮은 여자를 필부(匹婦), 동아리 또는 부부가 됨을 필우(匹偶), 서로 어슷비슷한 상대자나 대등한 상대자를 필주(匹儔), 신분이나 사회적 존재가 하찮은 사람을 미필(微匹), 부부가 될 짝을 배필(配匹), 배우자를 삼음을 작필(作匹), 하늘에서 정하여 준 배필을 천필(天匹), 좋은 배필을 양필(良匹), 백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종래 해마다 두 필씩 거두던 포목을 한 필로 줄임을 감필(減匹), 피륙을 여러 필로 나눔을 분필(分匹), 필로 된 비단을 필단(匹緞), 한 필의 말을 필마(匹馬), 말의 몇 마리를 마필(馬匹), 소나 말 따위의 한 필 한 필 모두를 매필(每匹), 평범한 남자와 평범한 여자를 일컫는 말을 필부필부(匹夫匹婦), 하찮은 남자의 용기라는 뜻으로 소인이 깊은 생각 없이 혈기만 믿고 함부로 부리는 용기를 일컫는 말을 필부지용(匹夫之勇), 한 필의 말과 한 자루의 창이라는 뜻으로 간단한 무장을 이르는 말을 필마단창(匹馬單槍), 혼자 한 필의 말을 타고 감을 일컫는 말을 필마단기(匹馬單騎), 하늘에서 미리 전해 준 배필을 일컫는 말을 천생배필(天生配匹), 하늘에서 정해진 배필을 일컫는 말을 천정배필(天定配匹),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하게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었다는 뜻으로 예고만 떠들썩하고 실제의 그 결과는 보잘것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등에 쓰인다.
▶️ 夫(지아비 부)는 ❶회의문자로 一(일)은 여기서 상투의 모양이고, 大(대)는 사람이나 어른 또는 훌륭ㅡ한 사람을 나타낸다. 夫(부)는 상투를 튼 어엿한 장부(丈夫)를 말한다. 장부(丈夫)란 지금의 성인(成人)에 해당하는 말이며, 옛날엔 스무 살이 되면 상투를 틀고 관(冠)을 썼다. ❷상형문자로 夫자는 '지아비'나 '남편', '사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夫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夫자를 보면 사람의 머리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남자들이 머리를 고정할 때 사용하던 비녀를 그린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남자들도 머리에 비녀를 꽂아 성인이 됐음을 알렸다. 그래서 夫자는 이미 성인식을 치른 남자라는 의미에서 '남편'이나 '사내', '군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夫(부)는 ①지아비 ②남편 ③사내, 장정 ④일군, 노동일을 하는 남자 ⑤군인(軍人), 병정(兵丁) ⑥선생, 사부 ⑦부역(負役) ⑧100묘(畝)의 밭 ⑨저, 3인칭 대명사(代名詞) ⑩대저(大抵; 대체로 보아서), 발어사(發語辭) ⑪~도다, ~구나(감탄사) ⑫다스리다 ⑬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른 장(丈),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시어머니 고(姑), 아내 처(妻)이다. 용례로는 남편과 아내를 부부(夫婦),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덕행이 높아 모든 사람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의 높임말 또는 남편의 높임말을 부자(夫子), 두 암키와 사이를 어울리 엎어 이는 기와를 부와(夫瓦), 남편이 아내에 대하여 가지는 신분이나 재산 상의 권리를 부권(夫權), 부모의 제삿날을 부일(夫日), 남편의 친족을 부족(夫族), 남편과 아내를 부처(夫妻), 남편과 동성동본인 겨레붙이를 부당(夫黨), 국가나 공공단체가 부과하는 노역을 부역(夫役),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따름으로 가정에서의 부부 화합의 도리를 이르는 말을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부위부강(夫爲婦綱), 오륜의 하나로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부부 사이에는 인륜상 각각 직분이 있어 서로 침범하지 못할 구별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부부유별(夫婦有別), 부부 사이의 애정을 일컫는 말을 부부지정(夫婦之情), 혼인을 맺자는 언약을 일컫는 말을 부부지약(夫婦之約), 부부의 화합함이라는 말을 부화부순(夫和婦順)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 우, 미, 양, 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이르는 말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일컫는 말을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일컫는 말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으로 인자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직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일컫는 말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일컫는 말을 가기이방(可欺以方), 참고하거나 생각해 볼 책이나 글을 일컫는 말을 가고문헌(可考文獻), 두렵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가공가소(可恐可笑), 믿을 만한 사람이나 믿음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신지인(可信之人),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임을 일컫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
▶️ 奪(빼앗을 탈, 좁은 길 태)은 ❶회의문자로 夺(탈)의 본자(本字)이다. 부수를 제외한 글자 수(새가 날개를 펼치고 많이 낢)와 寸部(촌; 손)의 합자(合字)이다. 새가 손에서 도망침의 뜻으로, 전(轉)하여, 뺏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奪자는 '빼앗다'나 '잃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奪자는 大(클 대)자와 隹(새 추)자,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奪자의 금문을 보면 大자가 아닌 衣(옷 의)자가 그려져 있었다. 奪자는 본래 품 안에 있는 새를 움켜잡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새장도 아닌 옷 안에 새를 품고 있으면 금방 날아가 버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奪자는 품 안에 있는 새가 쉽게 도망간다는 의미에서 ‘잃다’나 '없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빼앗다'나 '약탈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奪(탈, 태)은 ①빼앗다 ②약탈하다 ③빼앗기다 ④잃다 ⑤없어지다 ⑥관직(官職)을 삭탈하다 ⑦징수하다 그리고 ⓐ좁은 길(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빼앗을 찬(簒)이다. 용례로는 도로 빼앗음을 탈환(奪還),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아 가짐을 탈취(奪取), 놀라거나 겁에 질려 기운이 아주 빠짐을 탈기(奪氣), 함부로 빼앗음을 탈략(奪掠), 빼앗아 감을 탈거(奪去), 재물을 빼앗음을 탈재(奪財), 정절을 지키는 과부를 개가 시킴을 탈지(奪志), 남의 아내를 빼앗아 간음함을 탈간(奪奸), 관직을 빼앗음을 탈직(奪職), 순서를 어기고 남의 차례를 빼앗음을 탈차(奪次), 지위나 자격 따위를 권력이나 힘으로 빼앗음을 박탈(剝奪), 폭력을 써서 무리하게 빼앗음을 약탈(掠奪), 침범하여 빼앗음을 침탈(侵奪), 억지로 빼앗김을 피탈(被奪), 서로 다투어 빼앗는 싸움을 쟁탈(爭奪), 억지로 빼앗음을 강탈(强奪), 신하가 임금 자리를 빼앗음을 찬탈(簒奪), 강제로 빼앗음을 수탈(收奪), 무엇을 벗기어 빼앗음을 치탈(褫奪), 폭력으로 빼앗음을 겁탈(劫奪), 죄를 지은 사람의 벼슬과 품계를 뗌을 삭탈(削奪), 감추어 둔 물건을 뒤져서 찾아 내어 빼앗음을 수탈(搜奪), 부당하게 강제로 빼앗음을 요탈(撓奪), 상복을 입는 정을 빼앗는다는 뜻으로 어버이의 상중에 있는 사람에게 상복을 벗고 관청에 나와 공무를 보게함을 이르는 말을 탈정종공(奪情從公), 남의 작품의 형식을 고치고 바꾸어 자기의 것으로 함을 이르는 말을 탈태환체(奪胎換體), 환골은 옛사람의 시문을 본떠서 어구를 만드는 것 탈태는 고시의 뜻을 본떠서 원시와 다소 뜻을 다르게 짓는 것을 말하며 옛 사람이나 타인의 글에서 그 형식이나 내용을 모방하여 자기의 작품으로 꾸미는 일 또는 용모가 환하고 아름다워 딴 사람처럼 됨을 이르는 말을 환골탈태(換骨奪胎),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이르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죄인의 벼슬과 품계를 빼앗고 사판에서 이름을 없애 버림을 일컫는 말을 삭탈관직(削奪官職), 제 것을 남에게 잘 주는 이는 무턱대고 남의 것을 탐낸다는 말을 경시호탈(輕施好奪), 권세가에게 아첨하여 남의 지위를 빼앗음을 일컫는 말을 아유경탈(阿諛傾奪), 땅을 다 다듬고 이제 농사를 지으려 하니까 농사 지을 땅을 빼앗아 간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애써 준비한 일을 못하게 빼앗는다는 말을 임농탈경(臨農奪耕), 교묘한 수단으로 빼앗아 취한다는 뜻으로 남의 귀중한 물건을 가로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교취호탈(巧取豪奪), 살리거나 죽이고, 주거나 뺏는다는 뜻으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생살여탈(生殺與奪) 등에 쓰인다.
▶️ 志(뜻 지, 기치 치)는 ❶형성문자로 恉(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땅에서 초목(草木)이 싹터 자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之(지), 止(지)와 결부되어 간다는 뜻을 나타낸다. 마음이 가다, 뜻하다의 뜻이다. 또 음(音)이 비슷한 識(식)과 결부되어 표하다, 표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志자는 '뜻'이나 '마음', '감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志자는 士(선비 사)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 나온 志자를 보면 본래는 之(갈 지)자와 心자가 결합한 것이었다. 이것은 '가고자(之)하는 마음(心)'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志자는 자기 뜻을 실천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之자가 士자로 잘못 옮겨지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志(지, 치)는 기전체(紀傳體)의 역사에서 본기(本紀), 열전(列傳) 외에 천문(天文), 지리(地理), 예악(禮樂), 정형(政刑) 등을 기술한 것, 기록(記錄)의 뜻으로 ①뜻 ②마음 ③본심(本心) ④사사로운 생각 ④⑤감정(感情) ⑥기록(記錄) ⑦표지(標識: 표시나 특징으로 다른 것과 구분함), 표기(標旗: 목표로 세운 기) ⑧문체(文體)의 이름 ⑨살촉 ⑩뜻하다, 뜻을 두다 ⑪알다 ⑫기억하다 ⑬의로움을 지키다, 절개가 있다 ⑭적다, 기록하다, 그리고 ⓐ기치(旗幟: 군대에서 사용하던 기)(=幟)(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뜻 정(情), 뜻 의(意), 뜻 취(趣)이다. 용례로는 곧은 뜻과 절조를 지조(志操), 뜻이 있어 지망함을 지원(志願), 뜻이 쏠리는 방향을 지향(志向), 절의가 있는 선비를 지사(志士), 뜻이 있어 소망함을 지망(志望), 고상한 마음과 뜻을 지상(志尙), 고상한 뜻과 품격을 지격(志格), 어떤 일을 해내거나 이루어 내려고 하는 마음의 상태나 작용을 의지(意志), 뜻과 주장과 목적이 서로 같음 또는 그런 사람을 동지(同志), 뜻을 세움을 입지(立志), 역사의 사실을 기록한 책을 승지(乘志), 죽은 사람이 생전에 이루지 못하고 남긴 뜻을 유지(遺志), 싸우고자 하는 의지를 투지(鬪志), 본래부터 품은 뜻을 소지(素志), 높은 뜻이나 고상한 뜻 또는 남의 뜻을 높여 일컫는 말을 고지(高志), 큰 뜻이나 원대한 희망을 대지(大志), 찬성하는 뜻을 긍지(肯志), 굽히지 않는 굳센 의지를 강지(剛志), 뜻이 돈독함 또는 인정이 두터운 마음씨를 독지(篤志), 어린 마음과 뜻 또는 속으로 품은 자그마한 뜻을 박지(薄志), 바라던 것이 뜻대로 됨 또는 뜻을 이룸을 득지(得志), 마을이나 지역에서 명망 있고 영향력을 가진 사람 또는 어떤 일에 뜻이 있거나 관심이 있음을 유지(有志), 뜻을 정하여 굳게 마음을 먹음을 결지(決志), 뜻이 천리에 있다는 뜻으로 뜻이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지재천리(志在千里), 바라는 바를 남김 없이 만족시켜서는 아니 됨을 이르는 말을 지불가만(志不可滿), 두 사람 사이의 의지와 기개가 서로 잘 맞음을 이루는 말을 지기상합(志氣相合), 학문에 뜻을 둘 나이라는 뜻으로 열 다섯 살의 나이를 이르는 말을 지학지세(志學之歲), 처음에 세운 뜻을 이루려고 끝까지 밀고 나감을 이르는 말을 초지일관(初志一貫), 높은 베개를 베고 마음대로 한다는 뜻으로 하는 일 없이 편안하고 한가하게 지냄을 이르는 말을 고침사지(高枕肆志), 청운의 뜻이라는 말로 남보다 훌륭하게 출세할 뜻을 갖고 있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청운지지(靑雲之志), 기산의 지조란 뜻으로 은퇴하여 자기 지조를 굳게 지킨다는 말을 기산지지(箕山之志),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여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힘쓴다는 말을 명명지지(冥冥之志), 큰 기러기와 고니의 뜻이라는 뜻으로 영웅 호걸의 뜻이나 원대한 포부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홍곡지지(鴻鵠之志),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등에 쓰인다.
▶️ 也(잇기 야/어조사 야, 잇달을 이)는 ❶상형문자로 뱀의 모양을 본떠서 본 뜻은 뱀이다. 그 음(音) 빌어 오로지 어조사(語助辭)로 쓰여지고 있다. ❷상형문자로 也자는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어조사란 '~이다'나 '~구나', '또한', '역시'와 같은 것을 뜻한다. 也자는 乙(새 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렇다고 也자가 어떤 것에서 기원한 것인지도 명확하지는 않다. 일부에서는 뱀이 꽈리를 틀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고대에 사용하던 주전자를 그린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두 가지 해석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닌 것은 也자와 결합하는 글자들을 보면 두 해석이 모두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고대에도 也자의 기원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也(야, 이)는 ①잇기(한곳에 대어 잇거나 한곳에 닿아서 붙는 일) ②어조사(語助辭), ~이다, ~느냐?, ~도다, ~구나 ③발어사(發語辭) ④또한, 역시(亦是) ⑤딴, 다른, 그리고 ⓐ잇달다(다른 사물에 이어서 달다)(이) ⓑ대야(둥글넓적한 그릇)(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영탄하는 어조사 야야(也耶), 그러한가를 야여(也歟), 별로 해로울 것 없음을 야무방(也無妨), 괜찮음 또는 해롭잖음을 야자무방(也自無妨) 또는 야자불방(也自不妨), 마침내 또는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만일에 또는 행여 나를 혹야(或也), 그 사람 또는 그 자라는 궐야(厥也), 나는 것 같음이나 매우 빠름을 비야사(飛也似), 홀로 푸르다는 말을 독야청청(獨也靑靑), 말인즉 옳다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입이 관문과 같다는 말을 구자관야(口者關也), 옳으니 그르니 하고 시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시야비야(是也非也), 전쟁에서 사람은 죽는다는 말을 병사지야(兵死地也), 누구들이라고 드러내지 않고 가리키는 말을 모야수야(某也誰也), 의외로 많음을 이르는 말을 하기다야(何其多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