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2,1-7
그때에 1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서로 밟힐 지경이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제자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2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3 그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에서 한 말을 사람들이 모두 밝은 데에서 들을 것이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4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5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6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7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소갈머리 없는 놈
나는 아직 머리 염색을 하지 않습니다. 부모님께서 검은 머리를 주셔서 아직까지도 염색을 하지 않는 것이 큰 부조라고 합니다. 그런데 머리가 많이 빠집니다. 이제는 속 알머리가 많이 되었습니다. 이러다가는 옛날 수도자들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매일 아침 머리를 감으면 머리가 많이 빠져 있습니다. 매일 적어도 20가닥 이상은 빠지는 것 같습니다. 머리숱이 많았는데도 이제는 머리카락도 가늘어지고, 숱도 엄청나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소갈머리가 없는 사람이 되었나 봅니다. 소갈머리란 심지가 굳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소갈머리는 소갈딱지, 소가지 모두 다 심지(心志)의 낮은말이랍니다. 심지란 "마음 속, 마음과 뜻, 마음에 품은 의지"라는 뜻이랍니다. 이 말은 <속+알+머리>라고 표현할 수 있는 말인데 속 알은 심지를, 머리는 '꼭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머리 전체가 아니라 끝부분 아주 조금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이 붙으면 조금밖에 안 된다는 뜻이 됩니다. ‘버르장머리’라는 말에서도 조금 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나는 소갈머리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나 혼자 삐지고, 나 혼자 걱정하고, 나 혼자 달달 볶아댑니다. 그래서 가슴을 졸이기도 하고, 혼자서 상상도 하고, 혼자서 북치고 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서 ‘소갈머리도 없는 놈, 소갈딱지도 없는 놈, 싸가지 없는 놈’이라고 몰아 붙였습니다. ‘딱지’나 ‘아지’가 붙으면 또한 아주 조금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 심지가 굳지도 않고, 크지도 않아서 하느님의 원대하시고, 예측할 수 없는 계획을 알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손자가 버르장머리 없이 할아버지의 수염을 잡아 뽑는 격으로 정말 소갈머리도 없고, 소갈딱지도 없고, 싸가지도 없는 놈이 되었습니다. 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매일 몇 가닥이 빠졌다는 것을 하느님은 세어두고 계셨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하느님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비밀이라고 한 말이나 생각이나 행동도 전부 하느님께서 치부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두렵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하느님이 무서운 분으로 두려운 것이 아니고, 공포의 대상으로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아주 조심스럽고, 내 철없음을 생각하여 내 처신과 내 말과 생각과 행동에 부끄러움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비밀이라고 간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한 말도 모두 드러나게 될 것이고, 내가 은밀하게 생각하고 행동한 것 모두가 TV에 공개적으로 드러나듯 그렇게 드러날 것입니다. 내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선교한다고 속삭인 것도 우레와 같이 들릴 것입니다. 내가 죄를 뉘우치며 가슴을 친 것도 천둥소리처럼 하느님께 전달될 것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한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면전에서 파노라마를 대하듯 그렇게 드러날 것인데 내가 어떻게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눈 감고, 귀 막고, 코 막고, 입을 봉하고 살 수 있겠는지 생각해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집니다.
손자가 할아버지께 사랑을 받다가 할아버지께 버릇없이 굴어서 작은 꾸지람을 들어도 서러워서 대성통곡하듯 그렇게 서러울 것입니다. 울음을 그치고도 흐느끼듯 그렇게 어깨를 들썩이며 어찌할 바를 몰라 당혹해 할 것입니다. 주님의 그 크신 사랑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삶이 부끄러워서 몸을 떨 것입니다. 바리사이들과 같이 누룩을 뒤집어 쓴 위선적인 삶을 정말 부끄러워 할 것입니다. 그 때에야 정말 두려움을 크게 느낄 것입니다. 천지가 갈라지고, 음양이 구분되듯 지옥의 문턱에서 때 늦은 후회를 할 것입니다. 정말 나는 아주 소중한 하느님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악마의 하수인이 되어 자신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소갈머리 없고, 소갈 딱지 없고, 싸가지 없는 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참새보다 더 귀하고,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니 크게 위안을 삼습니다. 다만 주님께 그간에 지었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할 뿐입니다.
야고보 아저씨
첫댓글 아멘. 저의 모든것을 아시는 주님 부끄럽기만합니다. 주님 크신 자비로 용서하여 주실 줄 믿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찬미와 영광과 흠숭을 밭으소서 아멘. 야고보아저씨 주님 은총과 축복과 은총가득하시길.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네스 자매님
아멘.
감사합니다. 아띠님
회개하라고 돌아오라고 간절히 이르시는 주님!
제 옹졸하고 완악한 마음을 도려내고 새 삶으로 나아가게 도와 주소서.
감사합니다. 마님
저의 소갈머리는 주님께서 이미 혀를 내두르셨을 것입니다.
맨날 주님께 속풀이를 하거든여 ㅋ
그래도 예쁘게 봐 주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달빛님
인색한 마음 녹여주소서.
감사합니다. 사랑의 향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