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출처는 www.mule.co.kr (약 530만명의 음악인들이 총 집결한 싸이트임다)
저는 나우누리 에서 퍼왔습니다.
일단 먼저 말하고 싶은건 난 절대 문희준을 싫어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
니라는거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에 대해선 아무 생각이 없다. 내가 관
심 있는 음악을 하는 넘이 아니니까.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솔직하
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의 이번 앨범을 들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녹음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일하는 형이 "어~~~ 씨
바 진짜 짜증난다~~" 이러면서 문희준 앨범을 툭 던져주더군. 함 들어보
라면서. 일단 앨범을 총평하자면... 문희준이라는 가수가 락이라는 장르
를 첨 시도하는 것이란 것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이건 지나치게 수준미달
이라는거다. 본인 스스로가 락이라는 장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
다 (아님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그의 이번 앨범을 다 듣고나서 딱
떠오른 솔직한 느낌은, 그동안 자신을 `음악`을 하는 가수로 인정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듯 자신이 이젠`락
`을 한다는걸 너무 과시하려 한다는거다. 한마디로 음악의 질보다는 `보
여주기`에 너무 치중했단 얘기지. 앨범에 한가지 장르가 아닌 여러가지
장르들이 어수선하게 뒤섞여 있는 것도 그때문이다(사실 이런 음악들에
`장르`라는 말을 갖다 붙이기도 좀 민망하지만...). 그러다 보니 앨범 전
체를 관통하는 어떤 주제나 일관성 같은게 전혀 없다. 너무 산만하다. 이
걸 좋게 말하면 실험적이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락을 처음 시도
하는 입장에서 어떤 `실험`을 하기에는 문희준의 음악적 역량이 아직은 한
참 부족하다는거다.
얘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타이틀곡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 한곡만
예로 들어보겠다. 처음에 도입부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들어간다(근데
이것도 문희준이 만든게 아니라 다른 곡을 차용한거다. 흔히 샘플링이라고
하는데 무슨 노래인지는 짐 제목이 잘 생각이 안나네... 혹시 아시는 분
있음 좀 알려주시길...). 그러다가 가사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다소 어두운
락발라드로 진행이 된다. 이런 분위기로 계속 2절의 중간부분까지 가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하드코어 사운드로 돌변하면서 랩이 막 나온다. 그러다가
다시 가라앉으면서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LA메탈 분위기의 사운드로
끝이나고... 노래 한곡 들으면서 마치 각자 다른 노래 몇곡을 들은 것처럼
정리가 안돼는 느낌이다. 노래에 일관성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이 노래의 주제가 몬지, 몰 얘기하고 싶은건지, 어떤 감정으로 이 노래를
만든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거기다 곡이 전체적으로 락치고는 음이 그다
지 높은 편이 아닌데도 문희준의 가창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다보
니 반주와 보컬이(특히 마지막 고음부분에 가서)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
이쯤에서 문희준에게 한가지 해주고 싶은 말은... 조금만 겸손해지라는거다.
앨범의 타이틀을 `메시아`라고 정해놓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문희준은 락이
라는 음악을 너무 쉽게, 그리고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너무 과신하고 있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분명히 다른거다. 락이란 음악은 그렇게 쉬운게 아니다.
어떻게 락을 처음 시도하는 가수가 `락오케스트라`라는 장르를 이야기 할
수 있는건지 난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락과 클래식의 접목은 수십년간 락음
악만을 해온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밴드들조차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
아닌가. 기껏해야 스콜피온스나 메탈리카 정도만이 이를 시도했을 뿐이다.
Guns N` Roses나 Bon Jovi, Aerosmith, Def Leppard 등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밴드들이 바보라서 이를 시도할 생각을 못했던게 아니란 말이다.
그만큼 락의 열정과 클래식의 감성을 접목시킨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락과 클래식은 극과 극의 전혀 상반된 성격을
지닌 음악인 만큼 두가지 장르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둘 사이의 적
절한 타협점을 찾아내지 못한채 섣부르게 이를 접목시키려 한다면... 불협화
음도 이런 불협화음이 없게 되는 거다. 게다가 문희준의 이번 앨범은 락에
클래식을 `접목`시켰다고 말하기 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이건 단순히 락사운
드와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아무 의미없이 그냥 `붙여 이어놓은` 것에 불과하다
. 그러다보니 두 장르 사이에 어떤 연관성 같은게 전혀 없고 그저 노래들이
어설프고 산만하게만 들릴뿐이다.
스콜피온스는 베를린 필 하모니와의 협연을 하기에 앞서 수년간에 걸쳐 락과
클래식을 공부하며 이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런 그들이 협연이 끝나고 무슨
말을 했는지 아는가? "첫번째 실험은 끝났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계속 공
부하여 다음번엔 좀 더 좋은 연주를 들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보았는가?
이게 수십년간 락음악을 한 대가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할때 하는 말이다.
락을 잘 알기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또한 잘 알고 그렇기에 항상 자
만하지 않고 겸손해지려는 그 자세와 음악에 대한 진지한 접근... 락을 처음
시도하면서 감히 `메시아`란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문희준의 앨범을 듣고 이
들이 과연 무슨 말을 할지 실로 궁금하다.
문희준의 팬들은 부디 스콜피온스와 베를린 필 하모니의 협연 실황을 담은 앨
범을 한번 들어보길 바란다. 아무 레코드가게에나 가면 다 있을거다. 가서 돈
주고 사라. 결코 돈이 아깝지 않다. 그리고 그 앨범과 문희준의 이번 앨범을
비교해서 들어보라. 그런 후에도 문희준의 음악을 진정 `락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한다면... 더이상 할말 없다...
문희준... 1집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도 정말 아니다. `메시아`는 커녕 우리
나라의 락음악을 10년은 퇴보시키는, 어린 아이가 겉멋에 빠져 친구들에게 자
랑하려고 만든 앨범이란 생각밖에는 안든다 (말이 심했다면 문희준 팬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이게 나의 솔직한 느낌이다...) 이런식으로 음악을 하다간 문희
준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절대 `가수`가 될 수 없다. 문희준... 부디 겸손해
지기 바란다. 처음 락음악을 시작하는 사람답게 기본에 충실하란 말이다. 괜히
능력도 안되면서 처음부터 이것저것 시도하며 자신의 음악을 화려하게 `치장`
하려고만 하지말고 다소 촌스럽게 보일지라도 기본에 충실한 심플한 사운드에서
부터 시작해라. 모든 것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음악이란건 기본이 굉장히
중요한 거다. 우선 기본을 탄탄하게 다져놓고 그후에 점차 자신의 색깔을 입혀
나갈때 비로서 좋은 음악이 탄생하게 되는거란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문희준에게 얘기하고 싶은건... 굳이 앞으로도
락을 하려는 생각이라면 모던락 계열의 음악을 하라는거다. 솔직히 문희준의
목소리로는 얼터너티브나 하드코어, 해비메탈, LA메탈 등의 음악을 하기에는
무리다 (혹시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LA메탈이란건 언뜻 들으면 락보단 팝
쪽에 가까운, 가장 대중적인 사운드의 락을 말한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
반까지 락의 주류를 형성했던 장르인데 Bon Jovi나 Skid Row, Def Leppard 등
이 대표적인 그룹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오버그라운드의 락음악 대부분이 이
LA메탈을 기본으로 하고있는 것들이라 생각하면 될게다). 문희준은 목소리 자
체가 저음인데다 정통락을 하기에는 보컬 파워도 많이 부족하다. 물론 노력을
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거다. 냉정하
게 말해서 문희준의 현재 목소리로는 설사 목에서 피가나도록 연습을 한다고
해도 도달할 수 있는 음역은 3옥타브정도가 한계다. 그리고 최고 3옥타브라는
건 라이브로 노래를 불렀을때 실질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음역이 2옥타브 반정
도 밖에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정도만 되도 상당한 수준의 가창력이긴 하지만
이정도로는 정통락을 하기가 좀 힘들다. 이러한 것을 감안했을때 문희준이 앞
으로도 계속 락을 할 생각이라면 비교적 고음의 부담이 적은 모던락 계열로
나아가라고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