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작고하신 선친께서는 택호를 "임포당"이라 명명하셨고
대를 이은 장자는 뜰이름을 "목향원"으로 명명하였다.
흔히 사람들은 정원에 심을 수종을 정하면서 기호와 취향에 따라 활엽과 침엽을 고민한다.
잎과 꽃이 화려한 활엽은 사계의 흐름을 지켜보기에 운치는 제격이지만 늦가을 잎이 진 이후의
황량한 나목(裸木)의 형상은 심히 애처롭기까지 하다.
반면 침엽은 활엽에 필적하는 화려함은 없지만 사계절내내 푸르고 강건하기에 칩엽이 좋고
그 중에서도 독야청청한 소나무를 나는 제일 흠모한다.
선친은 앞뜰을 바라보며 대처에 나간 자식이 이 길을 따라 들어오는 모습을 기다렸고
이제는 그 자리에 내가 서서 대처에 있는 자식들이 들어오는 모습을 기다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세월이 되었다.
애지중지 키운 황금사피송의 모습이다.
사람은 돌연변이에 의해 장애인의 굴레를 달고 살지만 식물은 돌연변이에 의해
귀족의 부가가치를 누린다.
문간에서 목향원을 지켜주는 돌하루방은 오늘도 의연하다.
하루방의 오른손이 왼손보다 올라가면 문관을, 왼손이 올라가면 무관을 뜻하며
양손이 평행이면 평민을 의미한다고 한다.
본인이 못다 이룬 입신양명의 꿈을 대를 이어가는 자손중에 출중한 문관의 탄생을 기원해 본다.
선친이 생전에 표각하신 현판은 비가림 처마 밑에서 오늘도 생전의 숨결을 전하지만
서예에 대한 유전자가 단절된 장자는 이렇게 프린트로 출력된 입춘첩을 내 걸었으니
과거 "부모님 전상서" 앞에 흔히 붙던 불초(不肖 : 아비를 닮지 않아 어리석음)가 바로 여기에 있다.
흔히 군자의 덕목으로 은유되었던 "대쪽"의 오죽을 사각의 분에 들이며 대쪽처럼 처신하기를
지향하나 나이를 먹으며 심성은 외려 매사 실리와 타협으로 기운다.
한때는 조경수에 심취하여 나무욕심에 봄만되면 양재동과 종로 5가의 묘목시장에 들러붙어 살다시피하더니
이제는 담금주에 심취하여 자연을 작은 병에 가두어 놓고 축소된 자연을 즐기는게 일락(一樂)이 되었다.
작년에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당신의 저서에서 먼길을 떠날 때에는 양쪽 신발의 치수가 꼭 맞아야
발이 편하다고 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은 나이기에 향후 잔여세월 칫수에 한치 흐트러짐이 없는 벗과 마주앉아
봄이오면 뒷산의 매화향을 맡으며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사,문설주에 기대여 엿듣고 있는 춘심(春心)을
바람결에 함께 전해듣고 싶다.
-목향원-
첫댓글 마치 관광지에 온듯한 느낌이네요겁게 머물다 갑니다
목향원의 멋진 뜨락에서
해마다 봄이 올 때쯤의 남양주의 미려한 경관과 어찌 견주겠습니까?
반갑습니다. 별무하시죠?
오랜만이구먼..
그동안 잠잠하더니...酒纛에 빠졌었나
멋진 집구경 한번 가야지
ㅎㅎㅎ 웬 酒 ?
술에 취하면 하루가 가고 道에 취하면 3년이 간다던데~~
雜道딲으러 함 오게나. (물론 주안상 앞에 놓고 ㅎㅎㅎ)
알겠네酒는 집에 잔뜩 있으니 안주만 가져가면 되겠구먼
흠~~ 그래도 군자끼리 정좌하여 마시는 자리인데 기왕이면 하수오나 야생삼절편으로 가져오시게나 ㅎㅎㅎ
춘부장께서 서각에 일가견이 있으셨구만..멋진 작품 잘 보고가네..돌아서 내려오다 친구 집앞으로 지나면서 함 들려볼까 하다가
내려왔구만..조만간 만나서 쇠주 한 잔 기울여 보세나.
어제는 퇴근하고 마눌이 갑자기 대구머리찜이 먹고 싶다고 하길레
성산에서 저녁을 먹고 내려오면서 산북리를 돌아서 제비리로 구정으로
빙
허걱~~ 정초부터 두루 투어링을 하시는구먼.
그나마 다행인게 어부인의 옷깃과 함께이니 고무적이구먼ㅎㅎㅎ
신년 단배식 함 해야지. 신년당구도 한게임 해야하나?
당근 단배식후에는 일당구도 함 해야지 순서가 어긋나지 않겠지...
담주에 울 마눌이 한양으로 올라가니 함 몽체보세나...
이런이런
친구들 이번 모임후에 일잔과 이당구 한판 내칠까나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꼭 들러보고싶습니다.
대쪽으로 사는것...남는게 없더군요~
아이들에겐 어찌가르쳐야할지...
자식교육에 어찌 왕도가 있겠습니까.
자식앞에서는 필히 정도를 가르키되 정도의 반경내에서 현실과 타협함은 자식들 스스로의 몫이겠지요.
정원이 끈네주네요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달마도사님~~
갑자기 숙연해지면서 10년, 20년후의 저의 삶을 생각하게 되네요.
목향원님 잘 보고 갑니다.
주마간산처럼 쉬이 흐르는 세월~~
자신의 노후를 미리 설계하고 즐겁게 맞음이 고령화시대를 살아가는미래의 팁이겠지요. 감사드리며~~
멋지내요.
감사드립니다 산머루님~~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거운날만 되시고,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프린트면 어쩌리요. 그뜻만 되새기면 되는것을
희망찬 신묘년
봄이오는 길목에서
행복과 사랑이 넘실대는
신묘년 새해
가슴을 펴고
긴 숨호홉을 해보며
마음을 다스려 모두 모두 행복합시다
흑묘백묘의 고사이던가요?
고양이가 쥐만 잡으면 되지. 흰고양이가 잡던, 검은고양이가 잡던 무슨 상관이 있으랴~~
집에 복만 들어오면되지, 친필이면 어떠리~ 프린트물이면 어떠리.ㅎㅎㅎㅎ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린트도 좋은데 이왕이면 한자체를 궁서체로 하시지 그랬어 내생각
궁서면 어떻고 초서면 어떠하리~~복만 굴러들면 되지. 이론..이론..
에효 미네님은 흉내도 못내면서리
남의집에 콩나라 팥나라 왜 하는겨
집인가요? 정말로 관광지인줄 알았네요. 정원에 많은 손길과 정성이 묻어나네요^^
사진이 빚어내는곡해된 허상에 불과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은하수님~~
음악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전경들이군요..저 위에 수석들이 아주 많이 탐납니다 ㅎㅎ
음악 한참 더 듣고 갈랍니다.. 좋은 저녁시간되세요 목향원님^^
매일 주인에게는 "소 닭 쳐다보듯"으로 치부 되는 수석들이 채움늘님의 찬사로 이제 막 세상에 눈을 뜨고 나오는 듯 싶습니다. ㅎㅎㅎ
그 시절의 노래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즐거운 저녁입니다. 감사합니다~~
구경잘했어요~마당 넓어서 한쪽에서는 한자공부 한쪽에서는 소나무 구경 한쪽에서는 삼겹파뤼~~~~
후식으론 군고구마...해서 먹고싶은집..ㅎㅎㅎ
그렇게 반편성하면 아마 삼겹살반에 학생들이 몰빵되지 않을까?
한자공부반은 당근 미달일테고 ㅎㅎㅎㅎ
모름지기 삼겹반에만 눌러 붙으면 소는 누가 키울껴? 소는? (개콘버젼) ㅎㅎㅎㅎㅎ
소는 미네님이.키워요..ㅎㅎㅎ
목향원님 구경 잘했습니다.. 세월이 가면 다음 세대가 그자리에 서 있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__^
그래서 자연은 후손으로부터 잠시 차입한 것이다라는 말이 꼭 제격인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곳 저곳 목향원님의 정성이 가득 하시네요
처음에는 정성이지만 해해년년 흐르며 이제는 쌩 노가다라는 표현이 맞을듯~~ ㅎㅎㅎ
봄이오면 멋진 정원이 보기좋것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골장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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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항해사님~~
올해도 건강하시고 하시는일 무탈하시길~~
고즈넉한 집뜰악이 나름 운치있습니다
애지중지 키웟더라도 저 황금소나무에 하수오씨방 하나쯤 걸치면 안될까요
순전히 금낭화생각
山여인의 강림~~ㅎㅎㅎ
품격있는 황금송에 s라인의 하부인이 범접한다면 송심(松心)이 흔들릴까 심히 우려된다는게 순전히 목향원의 생각 ㅎㅎ
하여간 고집스런 사상의 소유자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