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종합] 식약청 국정감사 이모저모7일 국회에서 열린 식약청 국정감사에서는 막판 게보린 공세가 관심을 집중시켰다.
시종일관 개별 이슈 공격에 단조로운 공방만 이어지다
IPA 성분에 의원들이 합세하면서 국감장도 활기를 되찾았다.
"식약청-중앙약심 안전성 문제 '늑장대응'"예상대로 각 의원들은 의약품 안전성 조치 문제를 조목조목 따지며 시정을 요구했다. 대부분 해외 기관에 의존한 조치로는 국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선제적 조치에 나서라고 당부했다.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은 "해외 안전성 조치 이전에 우리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의약품안전정보관리원을 둔다고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선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성진 의원은 "한-EU FTA가 체결됐는데 해외 제품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식·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부작용 보고건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미국에 비해 적다"며 "보고건수가 적다는 건 실제 부작용 보고가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중앙약심의 역할과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프로포폴, 아반디아, 시부트라민 등 최근 안전성 논란이 있는 의약품에 대해 중앙약심이 늑장대응을 해왔다"며 "더구나 그동안 회의결과도 공개가 안 돼 투명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연홍 식약청장은 선진국 기관에 비해 안전성 조치 체계가 미흡하다는 걸 인정하면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검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IPA제제 재검토하겠다…현재는 결론없다하지만 성이 차지 않은 의원들이 최근 안전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게보린 등 IPA(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의 추가조치를 요구하면서
국감장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윤석용 의원은 "IPA 제제는 의식장애, 혈액질환 등 부작용이 유발돼 캐나다에서는 시판 중지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숙 의원은 아예 IPA제제를 퇴출하자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작년에 15세 미만에게 사용금지 조치했지만 올해 중고등학생이 조퇴하려고 오남용한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이전 조치가 전혀 소용이 없었다"며 "IPA제제를 대체할 약도 많으니 지금이라도 퇴출조치해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노 청장은 IPA 제제가 "타 국가(캐나다) 사례만 보고 조치하긴 어렵다"면서도 "면밀히 재검토하겠다"고 아리송한 답을 내놨다.
이에 추가질의에서 나선 최영희 의원이 "우선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게 답"이라며 "지금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명확한 답을 원하자 노 청장은 "현재로서는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할 지 어떤 결론도 내지 못했다"며 "복지부와 협의해 최대한 빨리 답을 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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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연홍 청장이 국감에 앞서 성실 수행을 다짐하고 있다. |
태반주사·신종플루 전통적 이슈 문제제기IPA 제제말고도 이날 국감에서는 태반주사·드링크, 신종플루 백신 등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태반제제와 관련해 각 위원들은 태반주사의 오남용 문제와 태반드링크의 임상재평가를 도마에 올렸다.
정하균 의원은 "유명 영화배우나 스포츠인들이 인태반 주사를 맞는 모습이 자주 소개되는데, 효능·효과대로라면 이들 모두가 갱년기 장애 환자인가"라며 되물으며 태반주사의 허위 과대광고 폐해를 지적했다.
이에 노 청장은 "과대광고는 조치할 수 있지만 의사가 직접 시술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리 영역 밖"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일반의약품인 '태반드링크' 재평가가 국가적 낭비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재평가 결과 유니메드 제품은 4주간 효과가 있고, 나머지 제품은 2주간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면서 "하지만 이 말은 한 번 먹으면 2~4주간 효과가 있다는 게 아니고 계속 먹어서 2~4주 후에는 효과가 없다는 얘기"라며 재평가 결과의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 청장은 "태반드링크는 일본과 한국밖에 제품이 없어 일반의약품임에도 부득이하게 임상시험을 결정했다"며 "지적한 대로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불량 '신종플루 백신'의 시중 유통 이야기를 꺼내들며 식약청을 압박했다.
곽 의원은 "신종플루 백신을 공급하는 유정란 업체 3곳 중 2곳이 시험결과를 조작했다"며 "이 업체들은 어미닭의 혈청검사를 지정된 검사기관에서 하지 않고 편법으로 진행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주승용 의원은 미국에선 사용이 제한된 이소트레티노 성분의 먹는 여드름치료제에 대해 안전성 조치를 내려야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최근 향정신의약품으로 지정된 '프로포폴'과 송명근 교수의 '카바 수술' 논란에 대한 식약청의 책임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박은수 의원은 "지난해 4월 열린 중앙약심에서 프로포폴의 마약류 지정에 반대하는 유관단체의 의견만을 청취하고 '오남용 근거가 미비하다'라는 납득할 수 없는 결론을 내린 뒤 1년 후인 최근 여론이 고조되자 그제서야 마약류로 지정했다"고 비판했다.
또 손숙미 의원은 "몇 년간에 걸쳐 카바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갑론을박을 해왔는데 최근에야 식약청이 입장을 밝혔다"며 "이는 책임있는 국가기관으로서의 행동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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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식약청 국감은 장장 12시간동안 진행됐다. |
이슈부재 속 지루한 공방…노연홍 '무난했다' 평가오전 9시부터 시작된 국감은 저녁 9시가 넘어 끝이 났다. 이렇다할 이슈 부재에 12시간이 넘는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됐지만 독특한 질의로 웃음을 자아낸 순간도 있었다.
신상진 의원은 최근 매스컴 광고를 통해 화제가 된 '산수유' 제품의 효능평가를 공식적으로 제기해 국감장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신 의원은 광고의 문구("남자한테 참 좋은데")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는 취지에서 발언했지만 실제 효과검증을 하자는 제안에 좌중의 흥미를 일깨웠다.
이날 국감장에서 노연홍 청장은 취임 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대부분 질의에 직접 답을 하는 전문성을 보였다.
또한 의원들 지적에 "옳다"면서도 은근슬쩍 식약청 입장을 얹어놓아 공격을 피해가는 모습이 오랜 행정 경험이 묻어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