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사람노릇 아무나 하는 거 아니라더니 그말 정말 맞네요.
맏며느리는 하늘에서 내린다더니 그말도 맞나봐요.
그런데 이런 말들 다 편한게 좋은 거라고 누구 한두사람 죽어지내면 다같이 편안해지니 인구에 회자되어온 거 아닌가 싶네요.
10년동안 더하면 더하지 뭘 깨달을 위인은 아닌것 같은데..
11년째 되는 해에 천지개벽이라도 일어날까요?
개혁도 서서히 해 나가는 거랍니다.
지금 한 번 큰 소리 내면 될 일이 10년이 지나면 육탄전을 벌여도 꿈쩍도 안 할 상황으로 굳어질까봐...
기다려주는 것도 사람 봐가면서 해야지요...
동서도 가르치실 건 가르치시고, 그 와중에 큰 소리 나면 집안문화에 변화가 생기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잖아요?
시아버님이 사람을 사서 쓰라면 그렇게 하세요.
동서도 일을 하던 말던 그 자리 그 시간을 지키게 하구요.
무작정 참는게 능사는 아닙니다.
요즘 님 글에 술마시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걱정됩니다.
혼자서 술마시면서 삭히는 거 화병의 초기증상이 아닐까요?
진심으로 염려가 됩니다.
--------------------- [원본 메세지] ---------------------
며칠전 시부모님 생신을 앞두고,
처음으로 투정을 담은 글을 주토방에 올렸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형님의 입장과 동서의 입장에서 많은 말을 했었다.
그때 미처 쓰지 못했던 몇가지 일들을 정리하여 놓고자 다시 "수정"을 하여 몇가지 일들을 더 올렸고 난 다시 이글을 쓴다.
사람들중엔 다 본인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 할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참고 살아야지 그래도 어쩌겠냐라고 말하겠지만
난 지금 꽤 혼란스럽다.
그저 이곳에 나도 하소연이라도 하는수밖에...
어떤 글과 내용으로 이 하얀 면을 채울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글을 쓰면서
한잔씩 마시게 될 이 백세주에 또 취기가 오르리라....
아이들은 학원에 갔다.
5시가 넘어서 올테니 그 안엔 술이 깨겠지.....
그리고 술이 깬 후엔 모든것 잊고 다시 시작하리라...
나이값을 할 줄 아는 형님으로 돌아가리라...
나보다 훨씬 더 힘든 상황에서 살았던 사람들에겐 부끄러움뿐......
제가 아직 사람 될려면 멀었지요?
11일은 어머니 생신이었다.
동서네를 비롯한 가족들이 미리 식사를 하였으므로 별 부담이야 없었지만, 그래도 당사자인 시어머니는 생신 당일엔 서운하실거란 생각에 다른때처럼 아침 일찍 내려가서 미역국이라도 끓여드리려 했으나 전날 친구들
(양말)과 마신 소주 한병이 심적 부담이 컸던 내겐 독약처럼 온 몸을 힘들게 하고야 말았다.
결국,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고 저녁에 두분과 우리 가족이 외식을 하였다.
아버님은 내게 몇번을 소주를 권하셨다.
별로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분위기상, 아버님이 주시는 술이라 4잔을 마셨다. 아버님은 사람을 한두명 사라고 하였지만........
막내가(내동생) 서울에 놀러오면서 일 도와준다고 하였지만
아버님은 사람을 사서 쓰되 나이는 어려도 사돈은 안된다고 하셨다.
다음날인 금요일엔 시댁에 가서 청소.. 커텐에...
물김치 담고 야채 손질, 소갈비 24근 양념하고, 고추 30근 손질해서 방앗간에 가서 빻아 오고....저녁 해 먹고 올라 왔다.
13일 토요일.
남편은 아버님 생신 전날을 자신의 생일이라 적어 냈기에 쉬는 날이었다.
아이들 등교길에 함께 나가서 시댁에 갔고 난 대충 집안일을 마치고 내려갔다.
오징어 15 마리를 남편이 껍질 벗기면서 손질하고 있었다.
모든 준비물을 마당으로 가지고 내려와서 시작을 했다.
수십번 오르락 내리락...
가스불 세개에서,
튀김과 전을 4가지 했는데 거의 끝내가는 3시쯤에 동서가 왔다.
화장을 하고 옷을 잘 차려 입고 왔다.
오더니 애기 밥을 먹인다고 3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몇가지 쟁반에 담아 먹으라고 갖다 주었다.
나 같으면,
마음이 급해서라도 빨리 내려올텐데 50 정도 흐른후에 내려왔다.
4살짜리 애기는 내 딸이 봤다.
시아주버님과 시어머니가 있는 자리에서 동서 한다는 말이
"며칠전에 연이(조카) 동생 만들려고 침대에서 한참 폼 잡고 있는데
연이가 가운데 눕더니 "야 ! 니들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라고 했다면서 연이가 말이 빠르고 눈치가 빠르다고 하였다.
..................................
어머니는 민망했던지,
"너 시아주버님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니... 얘? " 라고 하셨다
동서는 "뭐가 어때요...하하하하.."
옷 버려가면서 뜨거운 기름에 다쳐가면서 일을 거드는 남편이 측은했다.
튀김과 전이 끝나고 내일 쓸 잡채거리와 멸치, 나물을 볶았다.
동서가 윗층에 갔을때 나는 어머니에게
"어머니..돌집 가려고 마음먹고 온것 같은데 늦지 않게 보내주세요....
가봐야 하기에 마음은 급할텐데 일거리 잡고 있으면 속으로 화만 날거예요......너 돌집 간다면서 손 씻고 갔다 와..라고 말씀하세요.." 라고 했다.
어머니는 그렇지 않아도,
내가 윗층에 갔을때 동서가 돌집에 가야 된다고 말을 하기에
"형님 혼자 이 많은 일을 어떻게 하라고 돌집을 가니?" 라고 하셨단다.
그랬더니 동서는 웃으며 빨리 갔다가 온다고....
그렇게 3시에 온 동서는 6시가 안되어 돌집에 간다고 나갔다.
나가면서 "형님, 내가 갔다 와서 일 다할께......"
시골에서 형님들과 아주버님 애들은 계속 도착하고 있었다.
저녁을 차려,
먹고 설겆이 하고 술상 보고 ...또 상차리고... 내일 쓸 음식 준비하고..
동서는 11시쯤 왔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저 평범하게 들어오면서 인사를 하고....
1시가 넘어 집에 올라와 자려다가 피곤하여 아침에 늦잠을 잘것 같아서 시댁에서 자기로 하였다.
동서는 우리집에 가서 자자고 하였지만 솔직히 동서가 얄밉기도 하였고, 두 며느리가 아침에 늦을수도 있을것 같아서 그냥 시댁에서 자겠다고 하였다.
남자들은 거실에서 놀고, 술 마시고.....
어머니가 안방에 요와 이불을 4개씩 펴 놓았다.
잠이 들려는데 조카가 자지 않았다.
항상 집에서도 한시,두시에 잔다고 하였다.
불을 끈다고 울고...안 잔다고 때리고....애는 또 울고....
그냥 모른척 하고 누워 있자니.....
결국, 조카는 울다가 두번이나 다 토하고..
동서는 짜증과 화를 내면서 밖이 시끄럽다고 잠가기는 다 틀렸다고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도련님이 들어왔다.
짜증이 더 심해지고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하물며, 요가 짧아서 자신의 발이 방바닥에 닿는다는 말까지 했다.
그때 그 순간,
난 불끈하고 소리를 지를뻔 하였다.
"야!....... 요를 네가 폈니? 요가 짧으면 애들을 밀고 그리 누우면 될것 아냐?.....일을 얼마나 했다고 불평이 그리 많아?.."
하지만 꾹 참고 자는척 했다.
도련님이 옆에 눕자 "저리 가...싫어!..저리 안가?.."
도련님이 측은했다.
이곳에서도 저러니 둘이 있는 집에서는 오죽할까?
아침에 눈을 뜨니 6시 50 분......
후다닥 일어나서 옷을 입는데 보니 동서가 눈을 떳다가 다시 감았다.
난 집에 올라 와서,
이빨을 닦고 애들과 남편이 갈아 입을 옷을 가지고 다시 내려갔다.
시누가 와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여 먹고 동서는 설겆이를 하였다.
좀 쉬려 했으나 시댁에 세를 사는 집중에서 사람이 있는 집4집만 큰 쟁반에 갈비,,식혜,미역국,튀김,북어,야채샐러드를 준비하여 날랐다.
밤을 세워 놀은 남자들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잠깐 잠을 청했다.
동서는 밤에 잠을 못 잤다면서 안방에서 도련님 옆에 누워 잤다.
동서 애와 시누애는 딸이 놀이터에 데리고 나갔다.
마음이 좀 상하여 설겆이를 하겠다는 시누를 끝내 말리면서 동서 자고 일어나면 하라고 놔 두었다.
그리고 애들 실내화를 빨기 위하여 잠깐 집에 오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20키로 넘게 가지고 왔다가 버렸다.
그리고 내려가 보니, 동서는 그때까지 자고 있었다.
설겆이는 시누나 시어머니가 하셨나보다.
그러다가 점심을 차리고..먹고..동서는 설겆이 하고..
의정부에서 외삼촌과 이모,이모부 오셔서 다시 상차리고 술상 보고.....
동서가 보이지 않아 찾아 보니,
안방에서 "그여자네집" 재방송을 보고 있었다.
주방과 안방...
가까운 거리임에 상황을 알텐데도 나오질 않는다.
시이모님이 부르니,
나와서 한잔 받아 마시고 테레비 본다고 다시 들어갔다.
손님이 왔는데....
술은 마시지 않더라도 한자리에 앉아서 얘기라도 해야지....
재방송 두편을 보고 나오더니 설겆이 몇개 해 놓고 또 보이질 않는다.
이번엔 시아버지 침대에서 조카랑 두시간 정도 자고 나왔다.
난 잠시도 앉아 있지를 못해서 발이 너무나 아픈데......
어머니는 허리에 찜질기 대고,
30분 정도 누웠다가 다시 나오는데도 동서는 마냥 잠만 자다 나왔다.
모든 식구들이 다 눈은 있으므로 안다.
청주 아주버님과 수원 아주버님이 보다 못하여 한마디 하셨다.
"재수씨는 미인도 아니면서 잠이 많나 봐요.....
재수씨 힘들죠? 이러다가 몸살 나겠어요..." 물론 가시가 있는 말이다.
그래도 동서는 속이 있는지 없는지, 웃으면서
"맞아요..어떻게 알았어? 나 미인이라 잠이 많아..."
이러니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대하와 낙지를,
푸짐하게 넣은 미더덕 찜을 한솥을 해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설겆이를 후다닥 하더니 시간을 맞춰서 또 방으로 들어갔다.
그 여자네 집을 본다고........
동서가 테레비를 보는 동안
나와 어머니는 그릇을 닦아 다시 장식장에 넣었다.
냄비,그릇,찜통,전기 후라이팬등을 닦아서,
다시 제자리에 놓고 작은방부터 청소를 하였다.
마당에 있는 큰 그릇들은 시누가 닦았다.
아직도 손님들은 25 명정도 남아 있었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온 동서는 9시쯤 되니,
손님들과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도련님을 향하여
"아휴...집에 가게 그만해.. 빨리 일어나....도대체 언제까지 할꺼야?"
그래도 못 일어나는 도련님에게 이젠 조카를 보낸다.
"아빠 집에 가...." 하면서 끌어 당긴다.
울화통이 치밀어 더는 못있겠다 싶었다.
갈때는 남은 음식을 이것저것 다 싸 달라고 할게 뻔하였다.
난 조금 남은 음식은 어른들 드시라고 끝까지 사양을 하는데 동서는
"형님 안가져 가면 많이 남으니까 우리 더 싸 줘...엉"
다른때는 시누에게 뭐라도 내가 먼저 싸 주었지만 어젠 정말 화가 나서
시누 가는 것을 보고 올수가 없었다.
애들 책가방을 열어보지도 못했다면서 먼저 올라간다고 인사를 하였다.
올라오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폐품 재활용을 분리하여 정리하고 나오는데 동서 한다는 말이(가만히나 있지..)
"형님 수고 많았어...가서 푹 쉬세요..."
허허......
도련님에게 한마디 했다.
"도련님...아주버님들 다 가시면 남아 있다가 뒷정리 좀 하고 청소기 한번 돌리고 가세요..." ===== "네....."
집에 와서 그대로 씻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웠다.
발이 너무 아파서 쿠션에 다리를 올리고 엎드려 있었다.
애들이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니 10시 30분.....
묻지나 말것을 이 속좁은 가시네는 묻고야 말았다.
"동서랑 도련님이랑 청소하고 갔어요?. ..."
"수가...그것 꼭 알 필요있니?...."
"그래 난 알아야겠어...."
아이들이 그랬다.
엄마가고 바로 작은 엄마랑 아빠도 갔다고........
아아악.....미쵸.....얄미워.....(도련님을 얼마나 닥달했을까?)
남편은 수고 많았다고 푹 자라고 하였다.
아이들 숙제 봐 주고 거실에 이불 깔고 셋이서 잤다.
난 안방에 혼자 누워서,
이유를 알수없는 눈물 몇방울 흘리다가 잠이 들었다.
15일 월요일
어제 손님 많아서 오지 않은 어머니 친구들이 식사하시러 오신다기에
망설이다가 (유종의 미) 내려갔다.
식사 차려 드리고 설겆이 하고 아버님 상 차려 드리고 올라 왔다.
며칠 지나면 이런 생각을 한 내 자신을 무척이나 나무라겠지만
지금은 정말 다 때려치우고 싶다.
가끔, 말로는 안될것 같기에
MBC 베스트극장 같은데서 동서의 얘기를 드라마로 한다면..?
하고 상상을 할때가 있다.
시청하고 나면 남는게 있겠지란 막연함에......
이제 내년 두분 생신때까지는 난 아무런 근심이 없으리라.....
함께 해 나간다면 참 좋을텐데..
나까지 맥이 풀리게 만든다.
아니,
내가 좀더 성숙된 어른의 자세가 필요할수도 있다.
10년 기회를 준다고 하였으면서도 흔들리기에.......
앞으로 동서에게 주어진 시간은 5년이 조금 더 남았다.
10년......
길다면 길다.
10년안에 사람되겠지........
31살 동서는 철부지.......
난 백세주 세잔으로 마음을 잡았다.
하지만 솔직히 울적한걸.......
엄마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