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차관 10명안팎 교체
대통령실 비서관들 전진배치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프랑스·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29일을 전후해 국민권익위원장과 일부 부처 장관과 차관, 방송통신위원장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며 외치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라는 가시적 성과를 이뤘다고 보고, 대통령실과 장차관 인사로 부처 장악력을 높이고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9개 부처 중 절반 이상인 10명 안팎의 차관들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 개편안을 들고 막판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고 있는 대통령실 비서관 여러 명을 각 부처로 전진 배치하는 게 차관 인선의 핵심이다. 일찌감치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교체된 데 이어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에서 대통령실 소속 비서관 인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새 통일부 장관 지명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소속 4선 의원(서울 용산)인 권영세 장관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 복귀를 피력해 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일부 외에도 몇 개 부처 장관이 추가로 교체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몇 개 부처 인사 검증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차관 교체와 함께 차기 방통위원장 후보자도 함께 지명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차기 방통위원장에는 이동관 대통령대외협력특보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의 후임으로는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특수부 검사 출신인 김홍일 전 대검 중수부장이 동시 또는 사후 발표될 수 있다.
尹대통령, 통일부 등 장관 2~3명-차관 10명 안팎 교체 검토
이르면 29일 인선 발표
산업-과기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
중폭 개각 수준 쇄신, 3대 개혁 속도
새 권익위장 김홍일 前중수부장 유력
“차관 인사로 인사 숨통을 틔우고, 부처에 활기와 긴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19개 부처 중 절반 이상인 10개 부처 안팎의 차관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 개편을 검토 중인 데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차관 인사에 더해 2, 3개 부처 장관 교체, 방송통신위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 인선 발표를 검토 중인 것은 중폭 개각 수준의 ‘쇄신 효과’로 국정의 고삐를 죄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통일부 외 몇 부처 추가 개편 가능성”
개편의 핵심은 부처 차관의 대폭 교체다.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비서관들을 차관으로 임명해 공직사회에 국정 철학을 전파하려는 의도다. 특히 차관 교체는 부처별로 국실장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대대적 후속 인사를 의미하는 것인 만큼 대통령실의 부처 장악력이 극대화되는 효과도 있다.
국토교통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통일부 등 10개 부처 안팎의 차관이 교체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 출제 배제 논란이 불거진 교육부 차관이 교체될 가능성은 낮은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취임 2년차를 지나오며 숱하게 제기된 조직 개편과 개각 필요 여론에도 윤 대통령이 개편을 참아온 것은 자칫 조직이 불필요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던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뚝심으로 개편 소요를 차단해 왔던 만큼, 이제는 본격적으로 국정과제 이행 의지가 있는 인물들을 전진 배치해 3대 개혁의 내실을 다지려는 것”이라고 했다.
장관 교체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국회로 돌아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에 대한 교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얘기도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 “방통위 권익위 수장 교체, 국정 새 동력 확보”
이동관 대통령대외협력특보에 대한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도 국무회의를 지나 29일을 전후해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앞서 한상혁이 제기한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23일 기각됨에 따라 차기 위원장 지명에 대한 부담감도 덜어내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이 이 특보 아들의 ‘학폭’ 이슈를 둘러싼 공세를 제기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기류다.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내정자의 경우와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27일 임기가 끝나는 전현희의 후임으로는 김홍일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장은 2009∼2010년 대검 중수부장 재직 당시 중수2과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대선 때는 윤석열 캠프 ‘정치공작 진상 규명 특별위원장’을 맡아 야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방어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배제되고, 첫 업무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던 두 수장이 교체될 경우 윤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 속도와 의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윤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순방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현안과 관련한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26일 사교육 경감 방안을 발표한 직후 회의를 소집하는 만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 등 산적한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