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교회 담임을 맡고 있는
이주연 목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날 대화의 소재는 ‘천지창조’였습니다.
이 목사님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천지창조의 첫날, 우리가 그걸 두 눈으로 직접 본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정말, 생각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 같더군요.
현대 과학에서는 ‘빅뱅 이론’을 가설로 제시합니다.
우주의 첫 시작이 엄청난 폭발이었고,
그로 인해 온갖 원소와 덩어리, 그리고 별들이 생겨났다는 이론입니다.
설령 그게 천지창조의 시작이라해도
그 광경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황홀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성경의 기록대로
하느님(하나님)이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한다해도
그 광경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스펙타클이겠지요.
그런 ‘천지창조’의 광경을
우리가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목사님은 “어마어마한 신비에 젖을 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차분히 살펴보라.
태양도 계속 움직이고,
지구도 계속 움직이고,
우리의 세포도 계속 움직인다.
똑같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저는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그 다음에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궁금해지더군요.
“하나님의 천지창조는 지금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나는 모든 하루의 시작이 천지창조의 첫 아침이라 본다.”
그렇더군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우주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단 한 번도 똑같은 아침은 없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아침이 찾아오고,
매번 새로운 바람이 불고,
매번 새로운 노을이 산을 넘어갑니다.
찬찬히 살펴보면
그 모두가 창조의 순간입니다.
하늘과 땅이 새롭게 일어나는 순간입니다.
우리는 그런 어마어마한 신비 속에서
오늘 아침을 맞고,
하루를 보내고,
오늘 밤을 맞고,
또 하늘의 별을 보는 겁니다.
사람들은 종종 “일상의 반복이 지겹다”고
투덜거립니다.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세요.
빅뱅 이후 흘러왔다는 138억년 우주의 역사에서
똑같은 아침이 반복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똑같은 순간도 없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그런 신비 속에 흘러갑니다.
그걸 알면 순간 순간이 감동이자,
순간 순간이 황홀입니다.
모든 사람의 하루,
모든 사람의 식탁에는
그런 신비가 놓여 있습니다.
다만,
그걸 맛볼 줄 아는 사람과
맛볼 줄 모르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백성호의 한줄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