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고 있다가 장소를 잡지 못해 여러 군데 헤맨 끝에
좀 멀지만 괜찮다 싶어 미사리에다 장소를 잡아 예약을 해 두긴 했는데
길이 멀어 많이 못 올까봐 걱정을 했었지.
다행히도 길 머다 않고 많이 참석해 주어서 주관하는 사람으로서는 천만 다행.
올림픽대로가 끝나고 미사리가 시작되는 초입에 자리 잡은 근사한 기와집, 한채당.
대문의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자그마한 잔디 마당이 있고 뒷뜰에는 널찍한
후원이 있어 식사 후 휴식하기도 좋은 곳이다.
해식이 내외를 픽업하느라 롯데 월드앞을 지날 때 퇴근 길 정체에 갇혀 좀 늦게 도착하니
마눌 떼놓고 혼자 온 동명이, 재봉이 내외, 윤혁이 내외, 진석이 내외, 무응이네가
먼저 와 있다. 좀 있으니 세용이 내외와 희욱이 내외가 도착하고 종대가 혼자서 들어왔다.
멀리서 출발하여 지체한 상동이 내외는 술이 한 순배는 돌고 난 다음에 들어왔다.
올 사람은 다 오고 회장의 건배가 영어로 외쳐지고, 희욱이와 윤혁이가 열심히 아줌마들을
챙기면서 식사는 끝이나고 우리가 준비한 회심의 장소로 이동.
예약을 하면서 특별히 부탁해 두었지. 평소에는 테이블과 의자를 적당히 배치하여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차를 마시면 휴식을 취하다가 떠나는 곳인데, 겨울에는 장작으로
모닥불을 피워놓아서 추위는 좀 잠재울 수 있다. 이번에는 아예 한 켠에 비닐이지만
어설프지 않게 가림막을 해놓고 장작난로까지 피워놓았다.
많이는 아니지만 어제 내린 눈이 뜰악 여기 저기에 녹지 않고 남아 불빛에 반사되어 희고
외등을 켜고 트리용 코마 전구불까지 켜놓아 운치가 그만이다.
미리 준비한 와인을 따고 약간의 안주를 내놓으니 모양새가 아주 그럴듯하다.
그간에는 모여도 오면서 앉은대로 있다가 옆자리 사람외에는 눈인사만 하고는 헤어졌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자유로이 자리를 옮기면서 서로 얘기할 수 있어서 한결 분위기가 좋았다.
그간 보아와서 익히 알고 있는데 자기소개를 하라니 나 한테는 노굿인데
다들 잘들 한다. 많이 다니면서 해본 솜씨고 안 시켰으면 섭섭했겠다.
풍각쟁이 진석이는 미리와서 달아 놓은 앰프가 색소폰소리로 흥을 돋군다.
독주로 두곡 뽑고 나서 집집이 노래를 시키는데 아쉽게도 영업 종료시간을 알려 온다.
혹시나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을까 염려가 없지 않는데, 여기저기 여론이 들리는데
장소 끝내줬다고 한다. 내년에 또 한다면 좀 한시간쯤 일찍 모여 이 자리에서 가지는
시간을 더 넉넉히 하는 것이 좋겠다.
여유있게 날짜를 잡아 알려 주지 않아 약속이 겹쳐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미안하다.
우리 충범은 병가, 인상파는 제주도 출장, 성효는 선약, 의원님은 회기로, 원장님은 야간진료 때문에,
인배와 영대는 일이 넘쳐서 못 오고, 민중의 지팡이 유현과 종옥은 시국이 발목을 잡았고,
재열과 석우는 또 다른 사정으로 참석을 못한다고 알려왔다. 또 우리의 아베베도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못온다고 찡찡거리며 연락해 왔다.
이 정도 모이는 것으로도 성황이었지만 언젠가는 모두 모일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참석해 주신 우리 친구들 그리고 기꺼이 동행해 주신 사모님들에게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올해처럼만 무탈하고 분주하게 되기를 바란다.
첫댓글 헉!~~1등이네 어제 분위기보다 울총무님 글이 더 멋지네, 오랜만에 보고싶은 친구들,부인들이 넘 반가워 뭘 먹었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친구들과 보내는 좋은 추억은 오래 기억하고 싶네~ 고맙네 모두 ^^*
회장님,총무처장님 욕봤네...당신들이있어서 우린 행복해ㅆ~ㅇ ㅓ...
우리동기회를 이끄러주신 임원님들수고하셨습니다 ~몸은가고싶은데 사정상못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동한기에 수고했오
모임은 언제나 즐거운것.멋진 한옥에서 맛난식사와 뒤뜰에 흰눈쌓인 초막에서 장작불에 손을 녹일쯤에 희미한 조명아래 섹스폰 선율이 마나님의 마음을 흔드는구나!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