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한 겨울에 나뭇가지에 눈이 쌓이는 풍경을 소재로 삼아 사랑의 결실을 위한 시련과 고난, 그리고 헌신의 의미를 노래하고 있다.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서정적, 회화적, 역설적
*제재 : 눈
*주제 : 인내와 헌신으로 피워 낸 아름다운 사랑
*특징
① 자연물에서 사랑의 의미를 발견함.
② 시어의 반복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함.
③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대상을 형상화함.
④ 역설적 표현을 통해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출전 : “쪽빛 문장”(2004)
시어 풀이
*난분분 : ‘난분분하다’의 어근. 눈이나 꽃잎 따위가 흩날리어 어지러운.
*햇솜 : 그해에 새로 난 솜.
*덴 : 불이나 뜨거운 기운으로 살이 상한.
작품의 구성
[1연] 눈꽃을 피우기 위한 눈의 도전
[2연] 눈꽃을 피우기 위한 눈의 시련
[3연] 마침내 피워 낸 눈꽃에 대한 예찬
[4연] 눈꽃이 진 후 봄에 피어난 꽃의 아름다움
이해와 감상
이 시는 한겨울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고, 그 나뭇가지에 봄이 되면 다시 꽃이 피는 자연 현상에서 사랑의 의미를 발견하고 있다.
1연에서 눈은 눈꽃을 피우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2연에서는 눈이 눈꽃을 피우기 위해 나뭇가지를 두드려 보기도 하고 주위를 맴돌며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하는 시련의 과정이 나타난다. 3연에서는 매서운 바람 한 번이면 가지에서 떨어져 끝날 사랑이지만, 그 사랑을 위하여 자신의 마음을 다 퍼 준 후 마침내 눈꽃이라는 결실을 맺는 모습을 ‘황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4연에서는 나뭇가지를 향한 눈의 사랑은 봄이 오면서 끝나게 되고 눈의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지만, 나뭇가지는 그 마음을 기억하고, 눈꽃을 맺었던 그 자리에 꽃을 피워 낸다. 눈의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나뭇가지는 보다 성숙한 사랑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시는 사랑의 아름다운 결실을 위해서는 한 대상에 대한 오롯한 인내와 헌신이 필요함을 눈과 나뭇가지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 (주)천재교육 | BY-NC-ND
작품 연구실
‘싸그락’과 ‘난분분’을 반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싸그락’은 눈이 내리는 소리를, ‘난분분’은 눈이 날리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어의 반복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남몰래 자신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눈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눈꽃’과 ‘첫사랑’의 공통점
ⓒ (주)천재교육 | BY-NC-ND
제목을 고려할 때 이 시는 ‘눈꽃’의 모습을 통해 ‘첫사랑’을 표현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첫사랑’은 사랑에 서툴기 때문에 이루기가 쉽지 않지만, 마침내 그 사랑을 이루었을 때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더 큰 황홀감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랑도 이내 끝날 수 있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나뭇가지가 꽃을 피우듯 사람도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역설적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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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상의 특징
*의인법 : ‘눈’을 의인화하여 도전하고, 두드리고, 춤추고, 마음을 다 퍼부어 주는 존재로 표현함.
*비유법 : 눈꽃을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 ‘마침내 피워 낸 저 황홀’에, 꽃(새싹)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햇솜 같은 마음’에서 꽃을 피우기 위한 눈의 순수한 마음과 햇솜같이 폭신하고 하얀 눈의 느낌을 형상화함.
*의성법 : 의성어 ‘싸그락’은 눈이 내려 쌓이는 소리를 나타냄.
흙, 생명, 밥, 노동-고재종론
고재종의 생명감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그의 삶 속에서 생명들과 마치 이웃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같은 관계를 맺고 함께 사는 과정을 통하여 체화된 것이다. 〈중략〉 또한 고재종은 생명 앞에서 그것에 환호하고 전율을 느끼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생명이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고 그 생명을 보살피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는 단순한 생명의 관조자가 아니라 생명의 성장에 참여하는 자이다.
─ 정효구, “몽상의 시학”
작가 소개 - 고재종(高在鍾, 1957 ~ )
시인. 전남 담양 출생. 1984년 “실천문학” 신작 시집 “시여 무기여”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제16회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주요 시집으로는 “바람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198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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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이형기/자연 현상을 통해 드러낸 삶의 의미
‘낙화’는 떨어지는 꽃잎, 즉 낙화를 통해 인간사의 이별을 표현한 작품이다. ‘첫사랑’과 ‘낙화’는 자연 현상과 역설적 표현을 통해 삶의 의미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첫사랑’은 ‘이별’을 성숙한 사랑에 도달하기 위한 시련으로 인식하는 데 반해, ‘낙화’는 영혼의 성숙을 위한 축복으로 인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