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필중 "악몽은 누구나 꾼다"
11일 한화전 연장 12회 끝내기 홈런, 다음날 역전 만루포…두산 5연패 늪
"구위는 이상없다" 툭툭 털고 자신감
두산 마무리 진필중(30). 지난주는 차라리 악몽이었다. 어쩌다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연이틀 홈런포를 얻어맞다니! 그것도 게임을 내주는 끝내기 홈런과 역전 만루홈런. 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 겪는 시련이었다.
지난 11, 12일 대전 한화전. 진필중은 '최강 클로저'란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11일에는 연장 12회에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다음날 또 스타일을 구겼다. 7-5로 앞선 8회말 역전 만루포를 허용했다. 휘문고 후배이자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도형에게 거푸 당했다. 진필중의 마무리 실패로 두산은 5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진필중은 담담했다. "몸쪽 공만 너무 고집한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지만, 진필중은 13일 "실투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도형이가 잘 쳤다"고 덧붙였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거나, 발뺌하려는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도형이 12일 밤 "미안하다"고 전화했을 때도 "잘 했다"고 격려해줬다. 산전수전 다 겪은 마무리로서 '맷집이 세졌다'는 뜻이다. 그만큼 회복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실제로 진필중은 "연이틀 홈런을 맞았지만, 구위에는 여전히 자신있다"고 말하고 있다. "페이스가 떨어진 건 아니다. 스피드가 꾸준히 150㎞에 육박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준다.
진필중은 13일 현재 구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승 3패 10세이브. 올 시즌 첫 등판(4월 7일 기아전)부터 일이 꼬였지만, 이를 잘 극복했다. 페이스도 좋다. 구원 신기록(52SP)을 세웠던 99년과 비슷하다.
진필중은 두산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김인식 감독이 "우리 팀 전력의 30%쯤 된다"고 말할 정도다. 그런만큼 진필중의 어깨를 바라보는 시선은 특별하다. 진필중도 씩씩하다. "한 시즌 던지다 보면 맞을 때도 있다. 지난 일은 개의치 않는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추스른다. 진필중이 얼마나 빨리 악몽을 털고 일어설지 주목된다.
< 임정식 기자 d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