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그림은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 1826~1898)의 1855년작 〈크레타섬 미궁의 미노타우로스에게 끌려가는 아테네인들(Les Athéniens livrés au Minotaure dans le labyrinthe crétois)〉이다.
고대 그리스 크레타(Creta; 크레테; Crete)섬을 통치하는 왕위에 올랐지만 정통성을 의심받던 미노스(Minos)는 자신이 신들로부터 왕의 정통성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해신(海神) 포세이돈(Poseidon)에게 제사를 지내며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황소 한 마리를 땅에서 솟아나게 해주시면, 제가 그 황소를 잡아서 당신께 제물로 바치겠나이다.”
포세이돈은 미노스의 기도를 들어주었지만, 미노스는 그 황소를 자신의 가축으로 삼고 다른 황소를 포세이돈에게 제물로 바쳤다.
분노한 포세이돈은 그 황소를 미노스 왕의 방목장에서 탈출시켜 야생동물로 만들었고,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Pasiphae)에게는 그 황소와 교접하려는 性慾에 시달리도록 저주를 걸었다.
그 황소와 性交해야만 저주를 풀 수 있던 파시파에는 아테네의 뛰어난 수공예자 다이달로스(Daidalos; 대달루스; Daedalus)를 불러서 묘책을 상의했다.
‘사람 한 명을 수용할 만한 내부공간’과 ‘진짜 암소처럼 보이게 하얀 암소의 가죽으로 마감한 외모’를 겸비한 바퀴달린 목제(木製)암소를 만들어 황소의 눈에 잘 띠는 목초지에 갖다놓은 다이달로스는 파시파에에게 목제암소의 내부공간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청했다. 그러자 황소는 목제암소를 진짜 암소로 착각하여 덮쳤고, 파시파에의 性慾은 잦아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회임하여 낳은 아들 아스테리온(Asterion; 아스테리오스; Asterios)는 인간의 몸과 황소의 머리를 가져서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로 호칭된 반인반수(伴人半獸)였다.
미노스는 몇 가지 신탁(神託; 신의; 神意)을 준행(遵行)하여 다이달로스를 시켜서 만든 미궁(迷宮; Labyrinth; 라뷔린토스; Labyrinthos)에 미노타우로스를 가둬두고 보호했다.
* 참고문헌(1) 아폴로도로스(Apollodoros, 서기전2세기경: 고대 그리스 신화채록자), 《신화집(Bibliotheca)》 제3권 제1장 제2~4절.
* 참고문헌(2)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James George Frazer, 1854~1941: 스코틀랜드 사회인류학자) 역주(譯註), 《아폴로도로스 신화집(Apollodorus: The Library)》(1921), pp. 303~305.
* 아래왼쪽그림은 이탈리아 고대유적지 폼페이(Pompeii)의 벽화에 묘사된 〈파시파에, 다이달로스, 목제암소〉이고, 오른쪽그림은 잉글랜드 화가·조각가 조지 프레더릭 왓츠(George Frederic Watts, 1817~1904)의 1881년작 유화 〈미노타우로스(The Minotaur)〉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