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8동기회 총회를 마치고...
입춘 우수 등 24절기가 양력임을 안 뒤 1월 8일은 항상 소한 절기 중에 닿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니 추운 것은 당연하고 혹 포근하면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날씨는 신경도 안 썼지만 오늘 아침 기온 영하 9.4도로 꽤나 추웠고
다행스럽게 낮부터 풀리더니 날씨는 우리 노친 네들이 활동하기에 지장이 없었다.
天佑神助다.
이번 회의는 자료준비가 일찍 완료된 상황이어서 나름대로 느긋하게 오늘을 기다렸다.
그런데 막상 당일은 실수투성이어서 씁쓸했다.
아침에 일찍 회원들에게 “축 입행49주년!” 문자 메시지를 띄우고 출근하였지만
이미 알려준 몇 가지 사항이 오류임이 발견되었다.
수정해서 재차 문자를 보냈으니 얼마나 번거롭던지?
또 넉넉히 목적지에 도착하려고 출발시간을 잡았는데
집 아파트 주위가 어떻게 차가 밀리는지
결국 10여분 늦게 도착했다.
총무가 미리 도착해서 준비했어야 하는데...아차 싶었다.
또 돌곶이(나중에 검색해 보니 석관동의 순 한국말이더라.)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 송우에게
‘글쎄’ 그랬더니 총무는 그런 것도 알아야 한다고 농담했지만,
고것까지도 내 심사를 찜찜하게 만들었다.
늦게 도착한 미안함과 조급한 마음에 부랴부랴 감사 자료를 내놓았다.
감사하는 동안 얼른 출석부를 보고 회원출석 여부를 체크 했다.
그 때, 후안 부부가 미소 지며 방문을 열지 않는가?
마침내 조금 전에 문자 보내온 허당 만 빼고는 회원들이 다 모였다.
그제야 내 기분이 상기되기 시작했다.
대체로 작년 총회보다는 모든 것이 풍성 하였다. 우선 참석 인원이 많다.
작년에는 회원(준회원)이 9명, 부인회원이 7명 등 16명이었는데
이번에는 14명, 9명 계 23명이었으니 훨씬 읏샤읏샤 활기차다.
특히 재오가 귀국 후 첫 모임이었고,
연길이가 2년 만에 얼굴을 보여줘서 좋았다.
3김(균한, 연환, 종대), 3연(연환, 연길, 연완)이 모두 참석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다만, 백식이가 아픔을 접고 참석할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일 년을 더 기다려야 될 것 같다.
“친구야! 너 잘못도 아닌데... 운명은 받아 드리고 이제 털고 같이 어울리자!”
장소 음식도 더 고급화 되었고, 장뇌삼뿌리까지 먹거리로 나왔다.
연잎 밥도 일품이었다.
방도 저 안쪽에 위치해 노래하고 떠들어도 다른 이에게 지장이 아니 되었다.
반가운 인사를 교환하고 모두 착석한 후
자료 순서대로 회의는 一瀉千里로 잘 진행되었다.
회장님의 친근감 있는 인사말도 다정했지만
동기 사랑으로 우러난 하사품은 주방용 칼 세트다. 자루 색깔도 곱다.
받고 모두 흐뭇해하였다. ‘천 배 만 배 감사하므니이다.’
새 임원진도 재미있게 덕담을 나누었다.
꽤 오래 전부터 총무 직을 계속 맡아 달라는 부탁 때문에 이신이 계속 맡기로 했다.
끝 순서로 회가를 제창하였다. 고 놈 참 가사가 기가 막히다.
1.8동기회 會歌
(고향의 봄 곡으로)
Ⅰ. 구-한말 탄생한 천일은행에
육-육년 일월 팔일 사령장 받은
앳된 얼굴 까까머리 모두 수재들
행복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Ⅱ. 백발머리 주름진 인생계급장
세월의 훈장 속에 빛나는 우리
상업은행 입행동기 끈끈한 우정
영원히 변치 말고 간직합시다.
회의 후에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워갔다.
후안의 헤어스타일이 멋있어졌다고 조용히 애기하는 것을 난 들었다.
전에는 신사머리 스타일이었다.
2년 전 청학동에서 총회할 때
조선족 써빙하는 젊은 처자의 어울려 웃고 웃던 지난 얘기로 추억에 담기도 하였다.
물론 요양보호사 일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는 이신에 대한
칭찬도 오늘도 빠지지 않았다.
환담 중에 돌아가며 자기 호를 소개하는 순서를 가졌다.
앞으로 이름 부르기에는 민망스러운 나이다.
호를 사용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울 것 같다.
호를 나름대로 분리 해 보았다.
2허(허당, 허허) 2우(송우, 초우) 1,2,3,5(일출, 이신, 석정, 오봉).
간간이 나 보고 ‘이신’선생 부르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 머뭇거리는 바람에 어색한 분위기로 될 뻔하였다.
또한 다양한 건배사로 흥을 돋우기도 하였다.
건배사 모음(호 소개)
- 위하여 : 위기를 만나도, 하하 웃으며, 여유롭게 살자!(석정 정달조)
- 나가자 : 나라를 위하여, 가정을 위하여, 자신을 위하여!(♡ 김균한)
- 당나귀 :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栗村 김연환)
- 지화자 : 지금부터, 화끈한, 자리를 위하여!(日出 김종대)
- 무화과 : 무척이나, 화려했던, 과거를 위하여!(五峯 노원강)
- 고사리 : 고마워요, 사랑해요, 이(리)해해요!(後安 성연길)
- 재건축 : 재미있고, 건강하고, 축복하며 살자!(松友 송재식)
- 해당화 :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끈하게 살자!(靑林 신광훈)
- 아리랑 : 아름다운 리듬을 타면서 랑(낭)만적으로 살자!(素雲 양재오)
- 고도리 : 고통과 도전을 즐기는 리더가 되자!(허당 유백식)
- 의자왕 : 의욕과 자신감으로 왕창 돈 벌자!(창岩 임면섭)
- 변사또 : 변함없는 사랑으로 또 만납시다!(海岡 임채두)
- 단무지 : 단순하고 무식하게 지금을 즐기자!(草雨 추부근)
- 아우성 : 아름다운 우리의 성공을 위하여!(허허 허윤용)
- 상아탑 : 상심마라! 아직 이다. 탑(TOP)이 되는 그날까지!(以信 오연완)
나는 유별나게 노래 세 곡을 엮어 나를 표현했다.
‘안동역 앞에서’를 불러 속으며 산 내 인생을 노래했고,
‘내 나이가 어때서’로 그 미련이 아직도 있다고 독백하는 내용이었고,
그러나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를 불러 제겼다.
부인회원 석을 향해 한 곡 더 하라고 해서 그분들을 위로 차원에서
‘별난 사람’을 무반주로 불렀다.
거북해 보였는지 더 앙코르는 없었다.
그래도 우리끼린데... 속웃음으로 제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회의와 여흥이 끝나고...
노래방 가자고 은근히 설득하며 의견을 모았다.
마침 옆 건물에 큼직한 게 있었다.
몇 년 동안 노래방 순서가 없었지 아니하였는가?
더구나 지난해에는 ‘이 나이에 무슨 노래냐?’고 서먹한 의견 충돌이 있어서
쬐끔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부인들의 큰 반대가 없어
흥미 없는 회원들도 삼삼오오 노래방 특실로 들어갔고
약 1시간 동안 맥주와 약간의 춤사위와 박수 소리로 한바탕하고 즐겼다.
근데, 놀이 이미지가 괄목할만하게 성장한 친구가 있었으니 창암 면섭이다.
‘아미새’ 노래를 선곡하더니 그렇게 잘 부르더라 이거지.
작년만 해도 노래문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현직 때 일도 똑 부러지게 잘하더니 놀기도 잘해... 칠순을 제일 먼저 맞았는데도...
하여간 취미가 같은 팬이 새로 생겼으니 흥분 되네 그랴...
그리고,
밤 9시 경에 See you again! 악수로 손을 흔들며....
이렇게 금년 총회는 오래간만에 풍성하게 끝났다.
첫댓글 "以信" !
어쩜 그리 쪼록 쪼록, 숨쉬는소리까지 표현할 정도로 자서히 기록하셨남 ?
마치 "이조실록"을 읽는 것 같애
( 사실 이조실록 을 말로만 들었지 실제 보지는 못앴지만 ㅎㅎㅎ)
아무튼 Once more 수고하셨네~~~
너무 오래 기다렸지?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있어서 늦게 올렸네.
중요한 fact를 빠뜨려 수정했으니 그리 아시게
항상 응원해 줘서 고마우이....소운
드라마로 같이 봤지롱
우리의 영원한 희망 이신! 총회 준비하느라 정말 고생하셨어!
그리고 총회의 모습을 이렇게 동영상을 보듯 상세하게 글로 표현해준데 대하여 다시 한번 감사드리네...
동기회 회가가사를 지금 다시 봐도 멋지네 누구의 작품인가 누가 회장일 때 만들었는지 ㅋㅋㅋ.
2015년 을미년 한해도 잘 보내시고 내년 50주년 총회때 건강한 모습으로 만납시다
우리 모임의 머릿돌 "허허" 허허 웃으며 번함없는 우정! 정말 고마워!
맞아! 석정 회장 때 동해안 갔었구.그때 발의되어 허허 회장 때 만들어졌고,,,,성은이 망극하옵니다.
@185yw 아뇨~~
허허회장의 총회공약사항으로 동해안 갔고 석정총무님이 고생했었지 ㅋㅋㅋ
會歌 만들자는 제의는 허당이 했었고 以信님이 전체를 줄기잡고 허당이 2절을 마무리하고 허허가 숫가락 걸치고 그랬지...
@허허 아! 그랬구나...착각은 freedom!
연초 부터 태백산맥 뿌리 찾기같은 "會歌 뿌리 찾기" !
자주 과거 기억을 되살리는건 치매예방에도 좋을 것 같은데 >>>
아무튼 會歌 주역들은 3허가 아닌 "2허 1신" 이구먼그랴, 랄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