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27일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린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제주도가 마침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2001년 1월 제주도 자연유산지구를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록하며 첫 발을 내디딘 지 6년 5개월, 그리고 우리나라가 세계자연유산등재사업에 뛰어든 1994년 이후 14년 만에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삼천리 금수강산의 자존심을 찾고 지키게 됐다”며 감격스러워 했듯이 제주도민들도 제주 천혜의 자연이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대단한 자긍심을 느끼며 환영했다.
그로부터 1년, 제주의 세계자연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려는 제주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아 그 동안의 성과와 향후 과제, 그리고 세계자연유산 제주가 지향해야 할 바를 모색해 본다.
2007년 6월 27일 오후(현지 시각)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 그리고 제주출신 국회의원 등은 손에 손을 맞잡고 감격의 환호와 함께 제주 세계자연유산 만세를 외쳤다.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 총회 5일째인 이날 세계유산위원국들이 만장일치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대한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최종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는 영광도 안았다.
지난 1995년 설악산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됐으나 등재에는 실패,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우리나라가 단 한 곳의 세계자연유산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불명예를 제주도가 시원스럽게 해결한 것이다.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역사적 쾌거를 이룩한 것은 세계유산위원회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대해 경관 및 지질학적 측면에서의 세계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공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주 현지 실사에 나섰던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폴 딩월 자문관이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보여준 노력과 열정은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었다”고 밝힐 정도로 제주도민과 우리나라 국민들의 뜨거운 열정도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지구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응회한, 만장굴·김녕굴·용천동굴 등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등 3개소다.
면적은 총 1억 8846만 2471㎡로 제주도 전체면적의 10.2%에 이른다.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가 되자 ‘세계자연유산본부’를 신설, 세계자연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체계적 계획 수립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따라 제주는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일보,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의 유력 일간지와 방송들은 물론 영국의 BBC,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까지 제주 세계자연유산을 취재, 특집 보도함으로써 전 세계에 글로벌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한라산과 일출봉, 만장굴 등의 세계자연유산 방문객은 올 들어 6월 중순까지 132명을 돌파, 지난해 동기에 비해 16%가 증가했고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은 13만명에 육박하며 지난해 보다 51%의 급증세를 보였다.
또한 제주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각종 학술·문화·스포츠 행사는 물론 대규모 국제회의 유치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청정 제주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민들의 자긍심 고취는 소중한 무형의 자산이 되고 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 사랑 범도민 서포터즈에 많은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많은 민간단체에서도 세계자연유산을 알려 나가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들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2020년을 목표로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활용 종합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 계획이 올 연말까지 수립되는 대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보존·관리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은 후손 대대로 물려줘야 할 너무나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또 오는 2012년까지 완료키로 했던 사유지 매입도 내년까지 앞당겨 실시키로 했고 오는 2010년 유네스코 지질공원 지정을 목표로 착실하게 추진 중이다.
물론 IUCN의 권고사항인 ▲유산지구 내 사유지 매입 ▲관광객 및 상업활동의 효율적 관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농업활동 규제 ▲화산지형과 생물다양성 가치 관리 ▲주요 용암동굴계 및 화산적 특징 추가 지정 등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
제주도는 지난 26일 세계자연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아 세계자연유산의 관리시스템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 올려 세계 10대의 세계자연유산 선진지로 진입시키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또 제주가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거점지가 될 수 있도록 세계자연유산센터를 건립해 국제적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공표했다.
김태환 지사는 이와 관련, “전문 학술조사와 연차적인 실태 조사, 꾸준한 모니터링 등 보존·관리의 토대가 튼튼하게 다져 나갈 것”이라며 “시간이 다소 더디게 걸리더라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승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