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渴望(갈망)
燕松 /배 정수
푸르름을 향한
목마른 이상
천길 우물 속에 떨어져
.하늘을 본다
발 아래
허무의 늪에서 울리는
물 흐르는 소리
목줄을 타고 넘어 오는 전신의 격기
잠 재울 수 없는 욕망
덫에 걸린 마지막 포효가 애처롭다
하늘은 푸르를 뿐인데
2, 연기가 세종 되고 나서
연 송 / 배 정수
연기가 세종 되고 나서
내판 역 앞
우리동네 빈집 늘어 간다
산 넘어 노을 물들면
굴뚝 형제들
모락모락 꽃을 피우며
저녁을 뎁히기 시작 한다.
위에 보니
벗은 어드메 가고
아래를 보니 동무 굴뚝 침묵 한다
남은 굴뚝들
모락모락 춤을 추며 연기 꽃 피워내며
하늘에 대고 하소연 한다‘
춤은 群舞가 아름다운 거야
제발
이사 따윈 가지마!
빈 집 숨 멎은 굴뚝들
응답 할 줄 모르고
부엌 에 밥 짓는 냄새 코를 찌른다.
세월이 더 흐르면
세종이 연기 될 수 있을까
3.갈꽃의 노래
연송 / 배 정수
거울 속 내 모습
파인 밭이랑의 골 같다
그 위에
성글게 물든 반백의 여정
어느 새 갈꽃이 무성하다.
다가오면 안 된다고
손 사래 쳐도
무심한 척 달려드는 세월앞에
어찌 할거나
성긴 갈 밭이 되어 버린 내얼굴
이꽃 마져 지면
노적가리 같은 일들을 어이 할거나
시나브로 부는 하늬 바람에
일렁이는 잿빛 하소연이 섧다
아직은 반백의 세월이 남았기에
잡도리 할 일 남았구나
저승 문턱에서 달려 오는
웃믕뛴 사자의 표정
웃기지 마라
석양에 물드는 갈꽃이 더아름 답다는 것을 모르는 녀석아 !
4.불공정 거래
연송/ 배 정수
손에 잡힌 새를 날리면
허무한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눈 비움의 부와 명예는
거울 속 입김인 것을
맞선 보는 자리에
낚시의 미끼로 등장 했던
든척
가진척
멋진척
아비와 형제와 사돈의 8촌까지 거울추가 되었던 것
인생은 시소
무거운 쪽 엉덩이를 들지 않으면 침묵 할 수 밖에 없는 것을
세월이 가면 이해가 반반
건깡깡이 불공정
눈까풀에 걷힌 안개
지궁한 마음으로 함께 두멍을 채워 가노라면
한뉘가 옹골찬 삶이 될 것을
시작도 끝도 불 공정 거래
세월이 가면 모두가 공정 거래가 된다는
5. .우리 동네 둥그나무..(또 하나의 둥구나무)
연송 / 배 정수
까치 찾아와 집 터 없어 칭얼대면
우듬지 주어 집 짓게 하고
개구쟁이 미끄럽다 투덜대면
돌쩌귀 깎아 발 돋움 준다
소쩍새 무대 없어 어리광 부리면
머리 내 주어 밤새도록 노래하게 하고
단오에 그네 걱정하면
팔 내 주어 행복을 만들어 주는
우리 동네 둥구나무
어스렁 달 밤 갈꽃이 마뜩지 않은 청춘들
내 넙적다리에 앉아
사랑을 속삭인다 .
김 매다 더위에 지친 동네 아낙
시원한 바람 만들어 보듬어 주고
동네 사람들 축제
같이 춤 추며 즐거워한다.
고향을 등지는 친구들
아리 하도록 손 흔들며
가슴저미는 이별 모습 지켜 보고
금의환향 반기며 보낸 세월
우리동네 둥구나무는
사랑밖에 모르는 나이배기 할아버지
둥구 나무 옆에 서있는
또 하나의 둥구 나무
등단 작가
성명 배정수
아호 연송(燕松)연기군 소나무
전화 010-5439-7323
충남 연기 산
1941년 12월 15일생
약력
세종시 효문화교육 발전 연구회 회장
연기 농촌지도자 연합 회장
연기군 향토사 연구회 연구 위원
당선 소감 (늦깍기 등단의 변)
갈길은 멀고 해는 저문다
앞은 강이요
뒤엔 적군이 나를 죽이여고 혈안이 되어 쫓아온다
강을 건널 배는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 어둠이 대지를 덮는다
한적한 곳을 골라 모래를 파고 그위에 몸을 눕힌다
모래이불을 덮고 누워 하늘을 본다 .달은 없고 별이 보인다 .
적의 말발굽 소리에 오한이 오지만 살아온 날의 경험에 비추어 적은 나를 찾아 낼수 는 없을것이다
내가 적의 포로가 되었다손 나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
죽음 을 조우 하는 순간의 절박함속에서 여유를 찾거나 . 선택의 여지를 생각 하게 하는것이기도 하다
삶의 연속선상에서 잠시 쉬였다가는 쉼터 같은 역할이기도 하지만 달고 다녀여 할 숙명 같은 것이기도 하다
어둠과 강모래
모래이불로 몸을 숨길수 있다는 생각은 여유 같은 것일게다
문학은 인간사회의 가능한 실상을 직접적 체험 과 간접적 체험을 통하여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를 제시하는 인간 탐구학이다
더구나 詩 는 언어를 심미안으로 조탁 하는 일이다
詩를 만나서 시제를 찾고 시어를 찾아서 시간여행을 하는동안 나자신 을 성찰하는시간이 생겨나고 나는
잠시 생활을 떠나 유년의 꿈에 젖어본다 ..
시는 짐승의 배고픈 울음도
붙박이 삶의 나무가지의 통증도 함께 느낄수 있어야 하는것입니다.라고 말씀 하시든
최기복 교수님 !
맞습니다 . 그렇게 살게요 .지켜봐 주세요
늦깍기 등단의 변
강줄기 따라 철없이 뛰놀던 내 유년이 시심의 주춧돌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고희의 나이에 문학의 길로 들어선 나자신 이 이토록 자랑스러울수 가 없군요
조치원이라는 이름 위에 연기군이라는 타이틀이 이제 세종특별자치시 가 되어 이름 외우기도 버거운데 글공부를 더하라는것을 은총이라고 여기겠습니다. 매주 금요일의 문학강의가 기다려 지는것 은 축복 입니다 . 치매 예방 처방으로 는 글 공부가 최고라고 웃으시는 동료 문인들에게 감사드리옵고 이제껏 거역 없는 내 금쪽 같은 아들과 한평생 표정바꿀줄 모르는 내 아내에게도 이영광을 나누고 싶습니다 .
추천의 말....
생경하지 않은 토속 단어의 연금술사!
고향 사랑의 대표적 시인 배정수 회장님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시가 문학의 한 장르지만 소설과 산문과는 차이가 크지요
언어라는 매체를 통하여 인간에 주는 감동이라는 점에서는 유사 하지만 의미의 함축과 은유의 미학,
해학의 철학이 짧은 시간에 이루 어져 야 한다는 점에서 입니다.
작품들 을 짚어 본다면
첫째 (갈망)
이 작품에서 화자는 결국 갈망은 갈망 그 자체로 끝날수 밖에 없음 을 전 하고자 합니다
세상에 존재 하는 모든것들이 다 내것이 될수 없듯이 갈망은 하나의 善 의지에서 끝 나야 한다는것 입니다.
이상을 향한 갈증은 현실이 어둡고 매몰찰수록 더 타들어 가는것 이지요 .마지막 포효는 절망이지요
/하늘은 푸르를 뿐인데/ 절망의 끝에서서 보는 하늘은 외로움의 극치네요
시가 갖어야 할 기승전결이 두루 갖추어 있어 자신있게 추천 합니다
둘째(연기가 세종 되고 나서 )
시제가 좀 특이 하긴 해도 좋습니다
우리사회가 보수 세력과 진보세력이 갈등의 상투를 잡고 보기엮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들어서는 세종시와 이제 잃어버려야 할 연기군 의 이름, 그렇나 사람 사는 모습이 동네 이름이 바뀌었다고 바뀔수는 없는일 이를 지켜보는 화자의 시심이 재미있는 동네 굴뚝의 대화로 이어집니다
연기군이 세종시로 변하면서 달라진 동네 굴뚝의 연기를 연기라는 지명과 오버랩 되도록 한 테크닉으로 시작 되었군요
빈집이 늘어가면서 이를 지켜보는 마음의 허탈을 굴뚝 연기를 통하여 전 하고 자하는 마음을 시로 쓰셨습니다
/세월이 더 흐르면 세종이 연기 될수 있를까? /고향사랑의 세련된 표현 그렇나 가슴이 찡 하도록 울림이 있습니다
시란 바로 이런것이지요
세번째 (갈꽃의 노래)
갈꽃은 회색 빛 추억을 노래하는 시간을 상징 합니다
저무는 저녁나절을 연상케 하기도 하지만 회한에 찬 노년의 얼굴을 대신 하기도 하지요
작품속에 갈꽃들이 비로 그런 것 들 이네요
할일이 많으신데 저승사자를 걱정 하시는 모습이 아이러니 하고 비약이 조금 심하긴 하지만
참 재미가 있습니다 . 시는 어쩌면 비약의 산물일수 도 있습니다
현대시가 갖는 다양한 모습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오래 오래 사셔서 좋은글 많이 남기세요
네번째 불공정 거래
년륜을 인정 할수 밖에 없는 화자의 시심이 잔잔하게 감동을 주는 작품들입니다.
토속 언어가 시의 감칠맛을 더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건깡깡이/ 지궁한 / 두멍 / 등 요즈음 잘 쓰이지 않는 단어들을 아주 편하게 사용 할수 있다는것은 자신감입니다
이력에서 보듯이 향토사 연구위원으로 활약 하신 모습들을 유추 할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세월이 가면 모두가 공정 거래가 된다는/ 바로 윤회를 알고 있다는것입니다. 현실의 이익이 시간이 가면 손해 가 될것이고
아버지때의 손해는 자식때에 와서 변제 받을수 있다는 표현을 통해서 각박 하기만 한 인심과 눈앞의 이해에 민감한 사회를 고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섯째 우리동네 둥구나무
동네 입구에 수호신이면서 상징물처럼 밖혀 있는 오랜 역사의 둥구 나무를 소개 헀군요
둥구나무의 오랜 역사를 알고 있는 항아버지가 곧 둥구 나무네요. 큰바위 얼굴이라는 단편작에서 큰바위 얼굴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세월을 살다가 큰바위 얼굴은 나타나지 않고 오랜동안 기다렸던 자신의 모습이 곧 큰바위 얼굴로 탄생되어 동네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
동네를 지키기만 해도 역할이 큰데 청춘 남녀의 밀회장소로 때로 이별과 만남의 장소로 적절하게 이용 당할줄 아는 지혜로운 나무
우리사회에 이런 나무같은 사람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상 5편의 작품에서 시인은 작가적 체험을 통하여 사람이야기를 쓰셨습니다. 주변의 자연을 이야기 하고 본인의 아호처럼 연기군의 늘푸른 소나무 되기를 자처 했습니다 .이시대 말재주 나 말장난을 통하여 등단 하고 인정 받는 많은 류의 시인 들 보다 듬직 하고 정직 하고 우직한 향토시인으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회와 늘상 통화하는 시인, 보편성을 추구하며 균형을 요구 하는 시인, 사람사는 이야기들을 염원 하는 그의 시심을 추천합니다/ 정진을 기대합니다
시인 .대덕대 문학교수 .효문학 교수 최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