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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여름 날, 나이가 많아 힘은 없지만 손녀딸을 위해 직접 반죽을 하고 멸치로 국물을 우려내 칼국수 한 그릇을 만들어 내어주던 할머니. 별로 넣은 것은 없지만 세상에서 하나뿐인 칼국수 맛을 보던 기억이 난다. 칼국수 골목이 생길 정도로 눈을 돌리면 흔히 볼 수 있는 칼국수. 옛날의 그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칼국수 집도 있는 반면 시대에 따라 변한 고객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칼국수 집도 있다. 각양각색 색다른 맛의 칼국수 맛집을 찾아 가보자.
쉽게 먹을 수 없어 귀하던 음식이 대중화 돼 온 국민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음식 칼국수.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 먹게 되었을까 하고 궁금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딱히 칼국수의 유래라고 알려진 내용은 없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재료나 복잡한 조리과정 없이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국수의 반죽을 보기 좋고 먹기 좋게 하기 위해 칼로 잘랐다 하여 ‘칼국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요즘은 재료의 구입이나 조리법이 쉽고 간편해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고려시대, 조선시대에는 특별한 날이나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다. 또한 그 시대에는 밀가루조차 흔하지 않아 메밀을 주 재료로 면을 만들었고, 보리와 밀의 수확이 끝났을 때인 유월유두(六月流頭 음력 6월 15일)에 갓 나온 햇밀로 칼국수를 만들고 밀가루 부침을 부쳐 이웃과 나눠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밀가루의 보급이 보편화 되면서 수제비, 칼국수 등의 분식은 가벼운 주머니로 배부르게 식사할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 그리고 1970년 대 쌀이 부족해 분식을 장려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음식들을 질리도록 먹어야 했다. 배고픔을 달래줄 수 있는 음식이었기에 자주 먹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칼국수는 그 때의 향수를 찾는 노인들에게도, 물가 상승으로 음식 값이 올라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있는 메뉴를 찾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다.
지역적 특색에 맞춘 다양한 육수 국수는 기본적으로 깊이 우러난 국물 맛이 중요하지만 그 맛은 육수를 우려내는 방법이나 지방의 기후나 환경, 지리적 조건 등 지역적 특색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농촌지역에서는 담백한 닭육수에 호박이나 감자를 넣어 끓인다. 진하고 담백한 닭육수는 삼계탕 국물과 비슷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먹을 수 있어 여름 보양식으로 좋다. 해안지역에서는 바지락 등 여러 가지 해물을 넣어 육수를 낸다. 기름지지 않고 깔끔한 맛에 시원함까지 더하고 다양한 해물을 함께 먹을 수 있어 좋다. 산간지방에서는 말린 멸치를 사용해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를 내고, 내륙지방에서는 사골육수에 쇠고기를 넣어 깊고 진한 고기육수의 맛을 낸다. 한편 남도 지방은 멸치와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육수에 고춧가루를 풀어 칼칼하게 먹기도 하며, 강원도 원주, 횡성 등 내륙 지방에는 매콤한 맛의 진하고 구수한 막장을 사용해 육수를 내어 만들기도 한다. 그 중 특히 강원도식 장칼국수는 서울에서 서울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해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맛도 모양도 변하고 있는 칼국수 칼국수 전문점에 가면 보통 손칼국수를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사골이나 멸치로 우려 낸 육수에 호박, 당근, 파 등의 고명으로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 낸 칼국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칼국수의 종류는 사용하는 육수뿐만 아니라 들어가는 부재료에 따라서도 매우 다양하다. 멸치와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육수에 매생이를 넣어 끓인 ‘매생이칼국수’는 바다의 향기와 담백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매생이는 식물성 고단백 식품으로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피부미용이나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겨 먹을 수 있다.
한편 팥죽은 많이 먹어봤어도 ‘팥칼국수’는 아직 생소하다. 칼국수 집에 팥칼국수 라는 메뉴를 봐도 선뜻 먹어보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팥칼국수는 팥죽에 칼국수 면을 넣어 만든 음식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팥을 삶아 으깨어 죽을 쑤고 쌀로 빚은 새알 대신 칼국수를 넣기 때문에 만들기도 간편하고, 팥이 몸의 열을 내려주고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등의 효과가 있어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 건강식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이 외에도 심심한 칼국수에 김치를 넣어 얼큰하고 칼칼하게 만든 ‘김치칼국수’, 흔히 밥을 말아먹던 육개장에 면을 접목시킨 ‘육개장칼국수’ 등 육수와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영양을 더하고 고객의 기호에 맞춰 다양한 칼국수가 나오고 있다.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템으로 다양한 시도 필요해 칼국수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중적인 음식이고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창업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단지 가능성만을 보고 칼국수 집을 창업한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메뉴가 복잡하지 않고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다. 특히 요즘같이 빠르게 변화는 시대에 고객의 입맛에 맞춘 자신만의 조리법과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육수는 국물 맛을 우려내는 재료에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육수에 다른 재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대학로에 위치한 <국수가>에서는 기본 육수에 국화를 넣는데 국화가 육수 맛을 크게 좌우하지는 않지만 두통이나 간, 원기 회복에 좋은 식물로 건강을 생각했다는 점에서 고객 반응이 좋다. 또한 어느 음식점에서는 육수에 한약재를 첨가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은 덜고 영양은 더하기도 했다. 우리 집만의 면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평범한 하얀색 면발 보다는 색다른 칼국수 면을 만든다면 맛도 맛이지만 보기에도 좋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한 칼국수 집은 검정콩을 사용해 면을 뽑는데 드문드문 보이는 검정색이 손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상해 동충하초 뽕잎 해물 손칼국수>에서는 동충하초, 표고가루, 뽕잎 등 흔히 접하기 힘든 몸에 좋은 재료를 칼국수 면에 응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잡곡을 넣는 등, 직접 반죽하는데 힘은 들지만 고객의 눈까지 즐겁게 하기 위한 독특한 면을 만드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칼국수가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칼국수 집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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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로 맛보는 칼국수 맛집!
된장 칼국수 - <국수리국수집>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국수리국수집>은 된장칼국수로 유명한 곳이다. 해물 육수에 재래된장을 사용하여 깊고 구수한 맛에 시원하고 담백한 맛까지 더했다. 된장의 텁텁함이나 냄새를 없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우리밀과 수입밀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직접 제면한 국수 면은 탄력이 있고, 고명으로 올려지는 중자 크기의 큰 새우 한 마리는 칼국수의 모양새를 좋게 한다. 함께 제공되는 보리밥과 겉절이 김치는 무제한으로 제공하며, 매장 뒤편으로 펼쳐진 전망은 고객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하는 데에 한 몫 한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복포리 354-7. 031) 772-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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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칼국수 - <74번지> <74번지>는 홍대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언뜻 보면 카페 같지만 칼국수를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 닭 칼국수 외에 비빔국수, 닭개장(모두 6000원), 이렇게 세 가지 메뉴만 판매하는 이 곳은 기존의 맛과 인테리어 등을 요즘 시대에 맞게 재구성했다.
닭육수 특유의 비린 맛이나 느끼함을 덜기 위해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제각각 다른 한약재를 넣었다. 한약재는 특유의 은은한 향뿐만 아니라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또한 모든음식에는 유기농 채소를 사용해 손님의 건강까지 생각했다. 조리된 메뉴는 원목트레이에 밥, 김치와 함께 담겨져 나온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9-74. 02) 322-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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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 칼국수 - <월정손칼국수> 뚝섬유원지 근처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월정손칼국수>는 다양한 종류의 칼국수를 판매하고 있다. 그 중 매생이로 만든 매생이 떡국과 매생이 칼국수가 인기다. 직접 반죽해 쫄깃한 면발과 완도 청정지역의 매생이와 굴을 넣어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을 볼 수 있다.
모든 요리를 사장님이 직접 조리해 옛날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월정손칼국수>는 동네주민뿐만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서 일부러 찾아와 먹기도 한다. 이러한 인기에 ‘광진구 맛집멋집’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시 광진구 자양3동 793 우방아파트 상가 내. 02) 454-6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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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칼국수 - <연희동칼국수> ‘사골칼국수’로 유명하며 26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연희동칼국수>. 단독주택이었던 곳을 개조하여 칼국수 집을 운영하고 있다. 한여름에도 칼국수만 판매하는 이 곳은 영업시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넓은 주차장이 빼곡하게 들어 찰 정도로 근처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와 먹는 사람도 많다.
잡맛 없이 깔끔하고 진하게 우려낸 사골국물에 면을 넣어 끓이고 계란과 당근, 파, 호박을 고명으로 얹는다. 칼국수와 곁들일 수 있는 겉절이와 백김치가 함께 나오는데 백김치는 칼국수만큼 인기가 좋다. 먹는 양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대(大, 9000원) 크기를 따로 판매하고 500원을 추가하면 공기밥도 먹을 수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1동 132-29. 02) 333-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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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칼국수 - <뚝배기손칼국수> 서울시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뚝배기손칼국수>는 면의 양만큼이나 바지락이 많이 들어간 바지락 칼국수로 유명한 곳이다.
바지락을 넣고 끓인 육수에 바지락과 각종 해물, 호박, 부추, 파 등의 채소를 푸짐하게 넣어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낸다. 또한 <뚝배기손칼국수>는 다른 칼국수 전문점과는 다르게 일반 그릇이 아닌 뚝배기에 칼국수를 제공해 국물의 뜨거움을 오래 느낄 수 있다. 또한 면에 여러 가지 잡곡을 넣어 직접 반죽해 쫄깃한 식감이 강하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228-9. 02) 474-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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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칼국수 - <영일분식> ‘칼국수’ 하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지만 더운 여름에는 뜨거운 국물보다는 매콤하게 비벼 만든 비빔칼국수가 제격이다. <영일분식>은 비빔칼국수로 유명한 곳으로 현재의 자리에서 40년 동안 운영해 온 전통 있는 칼국수 집이다. 이 곳은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었으며 다녀간 사람들로 인해 입소문이 나 영업시간 내내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손님이 많다.
큰 솥에 끓인 면을 찬물로 행궈 미리 준비해 둔 양념에 비벼 내는 비빔칼국수는 큼직하게 올려주는 상추 고명과 깨소금의 고소한 향이 식욕을 돋우고 비빔 양념의 매콤한 맛으로 젓가락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4가 8-26. 02) 2636-9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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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칼국수 - <명동칼국수샤브샤브> 샤브샤브 칼국수는 주인이 끓여 내주지 않고 칼국수 대신 고객이 직접 끓여먹게 하여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때문에 <명동칼국수샤브샤브>는 칼국수 메뉴가 있음에도 샤브샤브 메뉴가 더 많이 판매된다고 한다.
사골육수에 다양한 채소와 해산물, 쇠고기 등을 먼저 넣어 끓여 먹고 마지막에 칼국수 면을 넣어 진한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가격대비 푸짐한 양을 제공하기 때문에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어 남자고객이나 가족단위 고객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한편 <명동칼국수샤브샤브> 명동점에서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런치메뉴로 ‘등심샤브샤브’를 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명동2가 83-5. 02) 3783-4949.
WOW! 이런 칼국수도 있다! 이색 칼국수 메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칼국수는 진하게 우려 낸 국물에 면과 각종 채소, 해물을 넣어 끓여먹는 음식이다. 하지만 그 생각의 틀을 깨고 변하는 시대에 맞춰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이색적인 칼국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정식당 안주>의 청양크림칼국수 <정식당 안주>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한국 식재료에 다양한 조리법을 접목시킨 한식을 선보여 고객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다. 이 곳에서 선보인 색다른 메뉴 중 하나는 청양크림칼국수. 코스메뉴(스타일 코스, 4만원)에 나오는 청양크림칼국수는 육수를 청양고추 크림소스로 대체하고 애호박, 바지락 등을 넣었다.
칼국수 보다는 파스타 느낌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매콤하면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내며 신선한 색감이 돋보여 재밌는 칼국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67-28. 02) 517-4654.
<시골부뚜막>의 쟁반해물칼국수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시골부뚜막>은 들깨칼국수로 유명한 곳인데 ‘해물쟁반칼국수’도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해물쟁반칼국수(2인, 1만6000원)는 얇고 넓은 쫄깃한 면에 아삭한 콩나물과 각종 채소, 신선한 해물, 매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이색적인 맛을 내는 웰빙요리다. 식재료가 푸짐하게 들어있어 식감이 좋고 매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한편 함께 제공되는 들깨 국물은 고소하고 담백해 해물쟁반칼국수의 매콤한 맛을 달래주기에 좋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매호동 1085-2. 053) 793-5123.
이 외에 칼국수를 주 메뉴로 판매하지 않고 여러 가지 메뉴와 함께 정식메뉴를 구성해 판매하거나 칼국수와 함께 만두나 수육을 함께 묶어 세트메뉴로 판매하는 하는 등 칼국수의 다양한 변신과 메뉴 구성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월간외식경영 글·이수라 기자 사진·엄태헌 변귀섭 이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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