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장산 가고 한번도 못 갔으니... 오랜만의 산행이다. 한달이 넘었으려나... 달력도 어느새 12월로 훌쩍 넘어간 터라 집을 나서기 직전 엄마를 불러세워 아이젠을 챙겼다. 확실한 기우....^^
불기산 산행길은 오르막부터 내리막길까지 바싹 마른 밤나무 낙엽과 칡덩굴로 뒤덥혀 있었다. 낙엽을 디딜때마다 푸시시 먼지가 일었고, 한발짝 한발짝 발을 곧추 들지 않으면 칡덩굴에 발목이 잡히기 일쑤였다. 게다가 일행을 놓쳐 엉뚱한 나무새로 들어설 양이면 꼭 덫에 걸린 쥐처럼 꼼짝 못하고 온몸으로 버둥거려야했다. 물론 이것도 나에게만 해당되는 일이었으리...
가파른 낙엽길을 해치고 사백몇봉, 오백몇봉을 지나 점심식사를 했다. 한솥에 끓여진 라면 다섯 개는 소시적 이정도는 한끼로 기본이었다는 서대장님의 식담과 함께 일행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졌다. 식사 후 무거운 몸으로 600몇봉 정상을 지나, 넒직한 낙엽밭에 잠시... 모두들 낙엽을 침대 삼아 누워도 보고, 삼란언니의 디지털 카메라 앞에서 박상호씨의 Q소리에 따라 낙엽을 모았다가 던져보는 연출된 낭만도 만끽했다.
예조때 부인 아무개씨의 호젓한 묘를 지나 내려오니 바로 도로변이었다. 한참을 행군하다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참에 이종원씨와 순남언니의 재치로 우리 11명 모두 노란색 봉고차를 얻어타는 행운을 얻었다. 상봉역까지... 기차표 일치감치 끊어놓고 동네 구멍가게 평상에서 여유로이 하산주 시간을 가졌다. 주인집 가스불을 빌려 김치에 라면, 참치 통조림까지 넣고 끓인 찌개에 맥주, 소주, 막걸리....
오후 6시도 안되었는데 사방이 깜깜하다... 언제 시절이 이리 되었누...? 아이젠이 필요치 않아도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 참, 청량리 역으로 돌아와서는 경이언니가 새로 마련한 등산복 등의 턱으로 호프집에서 맥주를 대접했다. 다들 새 옷이나 장비를 장만하시면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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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