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한가롭게 TV 채널을 돌려보았다면 한 번쯤은 ‘슈퍼푸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텐데요. 건강 정보 프로그램부터 홈쇼핑 채널까지, 제각기 다양한 효능으로 무장한 슈퍼푸드를 소개·판매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모든 음식이 효과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인 슈퍼푸드 네 가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니, 자신에게 맞는 슈퍼푸드를 찾아보세요!

다이어트에 좋다고요? ‘타이거 너츠’
얼룩덜룩한 호랑이 무늬 때문에 이름도 ‘타이거 너츠(Tiger Nuts)’입니다. 원산지인 스페인에서는 ‘추파(Chufa)’라고 불리는 이 식물은 이름 때문에 견과류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뿌리채소 입니다. 타이거 너츠의 또다른 별명은 ‘식이섬유의 제왕’입니다. 100g당 50g이 넘는 식이섬유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식이섬유 하루 권장 섭취량(20~25g)의 2배에 달하는 양이고, 같은 뿌리채소인 우엉에 비해 14배 이상 식이섬유 함량이 높으니 제왕이라 불릴 만도 하겠습니다. 타이거 너츠에는 항산화 비타민 E에 속하는 토코페롤도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요. 그 덕분에 활성산소로부터 세포 조직을 보호해 노화 방지에도 효과적입니다.
드세요! 다이어터, 콜레스테롤을 관리하고 싶은 사람 타이거 너츠 속 식이섬유는 혈관 질환의 주범인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이를 체외로 배설시킵니다. 체중 조절과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한 당뇨 환자나 고혈압 환자에게 유용하죠. 소화가 잘되는 저항성 전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합합니다.
마세요! 너무 많이 먹으면 복통과 설사 유발! 하지만 뭐든지 과하면 모자람만 못합니다. 식이섬유가 듬뿍 들어있으니 조금만 방심했다가는 과용이 되기 마련입니다. 타이거 너츠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15개 이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과다 섭취하게 되면 설사, 복부 팽만 등의 부작용을 부를 수 있고 나아가 경련성 변비, 과민성 대장증후군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면역력을 키워주나요? ‘차가버섯’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서 세계 5대 슈퍼푸드로 선정한 ‘차가버섯(Chaga Mushroom)’은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차가버섯과 면역력의 상관관계는, 차가버섯에 풍부하게 함유된 베타글루칸(β-glucan) 덕분인데요. 장에 있는 세균이나 항원성 물질을 잡아먹는 대식세포에 베타글루칸 성분이 흡수되면서, 신체의 방어 체계를 자극하는 신경물질인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촉진시킴으로서 면역력을 높이는 원리입니다.
드세요! 면역력 증진을 원하는 사람 실제로 베타글루칸은 바이러스와 세균으로부터 몸을 지키고 암세포가 성장하는 것을 억제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차가버섯만으로 병이 치료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세요! 뜨거운 물과 함께 먹으면 무효 팔팔 끓는 물에 넣으면 차가버섯의 영양소가 손실될 수 있습니다. 만약 차가버섯을 달여 마신다면, 물의 온도가 체온과 비슷할 때 흡수율이 더 높습니다. 또 차가버섯을 복용하는 도중 녹차나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되면 이뇨 작용을 촉진해 차가버섯의 유효 성분을 배출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왕의 보약? 머리를 맑게? ‘연자육’
조선 시대에 왕의 보약으로 알려진 한국형 슈퍼푸드 ‘연자육’은 연꽃 속 씨앗으로,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Methionine)’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메티오닌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진 은행이나 생강, 호박보다 그 함량이 훨씬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연자육의 메티오닌 함량은 은행의 2배, 생강의 20.5배, 호박의 24배에 달합니다. 이 성분은 혈관 속 혈전을 녹이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 연자육에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도 들어있어, 심신 안정과 불면증 예방에 효과적이랍니다.
드세요! 뇌 활동을 촉진하려는 사람 연자육은 뇌 활동을 돕고 정신을 맑게 하는 데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머리를 맑게 하려면 익혀 먹는 것이 좋으니, 끓는 물에 우리거나 불려서 밥을 지어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세요! 알레르기 유발 가능, 소화불량 유발 연자육은 알레르기 반응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식품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이 연자육을 먹으면 속 쓰림, 변비, 배뇨 지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염증 완화? 아직은 근거 부족, ‘노니’
괌, 하와이,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 지역에서 나는 열대식물 ‘노니(Noni)’는 원주민들이 해열, 천식, 두통, 외상 치료에 사용해왔다고 합니다. 국내에는 항산화, 항염증에 효과가 있다고 입소문이 나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노니에 포함된 주요 약리 성분은 프로제로닌, 담나 칸달, 스코폴레틴으로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키고 진통과 소염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결론 내리기엔 과학적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미국 FDA에서는 한 노니 주스 회사 상품과 관련해 이 성분들이 생물학적 활동에 주는 영향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드세요! 염증 완화를 위한 건강식품으로 노니의 대표 효과염증 감소 효과는 타당성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건강 보조 식품으로 섭취하되, 치료제로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마세요! 중금속 위험성 주의! 2018년 12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일부 노니 제품에서 최소 6배에서 최대 56배까지 기준치(10.0mg 미만/kg)를 초과한 중금속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만약 노니를 섭취할 계획이라면 안전한 섭취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www.foodsafetykorea.go.kr)에서 제품명을 먼저 검색해볼 것을 권합니다.
출처 : 차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