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를 듣다보면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이 있다.
"아, 맞아. 어쩜. 어쩜. 바로 내 맘이네. 내가 하려던 말인데......"
안치환 노래에 내가 아주 공감하는 구절 하나가 있다.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그렇고 말고. 인간과 계절을 공유하며 그 고움으로 우리에게 꿈을 주고
기쁨을 주면서 새로운 생명의 잉태를 위한 꽃이 분명 아름다운 건 사실이지만
어찌 맘 주고 받는 사람에 비길 수 있으랴.
그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인간 장서희다.
그녀에게선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그녀에겐 꾸미지 않은 소박함이 있고,
교통사고 부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드라마를 위해 몸 사리지 않는 투혼과
직업에 대한 철저한 프로의식이 있으며, 물 주지 않아도 홀로 자라 향기 전하는 들꽃의 생명력이 있다.
오랜 무명의 세월 속에서 자신만의 향기를 위해 자신을 담금질한 때문일까?
명실상부한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촌스럽다.
이 촌스러움은 인어아가씨의 이주환 연출자가 말한 것처럼 그녀의 외모나 맵씨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그녀의 인간성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문화부 기자 몇을 지인으로 두고 있는 덕에 그녀에 관한 소식을 종종 듣는다.
아니 내 좋아하는 그녀이기에 지인을 만날 기회가 오면 먼저 묻곤 한다.
그녀에게 뭐 좋은 소식 없니?
그녀가 요즘은 기자들 만나면 어떤 화제로 분위기를 이끌어가니? 등등.
지인들은 가끔 그녀에 목멘(?) 날 놀리곤 하지만 그녀는 칭찬 받아 마땅한 여자라며 소식 묻는 나보다 더 흥분하여 그녀 이야기 할 때는 내가 웃고 만다.
그녀는 지난 1월에 회전목마 야외촬영을 가는 길 교통사고를 당했다.
기자들에게 좋은 소식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황급히 달려간 기자들 눈에 비친 그녀는 어땠을까?
어느 연예인들은 자칫 기사를 의식하여 멀쩡한 상태로 있다가도 링겔을 꽂고 기자를 맞거나
시쳇말로 다 죽어 가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한단다.
기자가 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병실 앞이 떠나가게 웃음을 남기기도 하고.
허나 우리의 그녀는 사고소식을 접하고 찾아간 기자가 보기에도 누워있기조차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정자세로 앉으려 애쓰며 인터뷰에 응하고, 사고 낸 택시기사를 걱정하고,
진행중인 드라마가 본인으로 인해 차질을 빚을까 걱정하더란다.
그래 내 지인은 그런 그녀가 푹 쉬도록 기사도 기사지만 더 이상 병원을 가지 못하겠더란다.
그러면서 연기 대선배인 한혜숙씨가 손수 생선초밥과 꽃다발을 들고 연기경력 33년 동안 후배 병문안은 처음이라는 기사 하나만으로도 그녀의 인간성을 알 수 있지 않냐고 반문한다.
인어아가씨의 선배들과 회전목마의 후배들이 동생처럼 언니처럼 딸처럼 아끼고 따른다는 그녀이다.
언젠가 사랑회에 연예인들의 거지근성을 말한 적이 있다. 촬영용으로 협찬 받은 의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도 하고, 한술 더 떠서 그 연예인의 부모까지 내가 누구누구 엄마다 하면서 명품을 싹슬이해 간다는 이야기, 잡지에 인터뷰는 하되 인터뷰조건이 의상은 협찬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야하며 인터뷰장소도 우리나라가 아닌 그리스 섬이어야 한다며 못박는 연예인도 있다는 기사에 왠지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그들이 진정 돈이 없어서일까?
그 점에서도 장서희는 자유롭다. 협찬 받은 옷을 곱게 다림질까지 해서 돌려주는 그녀라 하니 더 말해 무엇하리. 지인은 장서희도 장서희지만 그녀의 오늘날을 있게 한 그녀의 어머니를 더 존경한단다. 딸을 보려면 그 어머니를 보라는 말처럼 어머니가 묵묵히 험난한 연예계에서 정도를 걷게 했고 자신을 살피도록 끊임없이 뒷바라지한 공이 크다한다.
그녀는 선행을 실천하기로도 유명하다.
올 초 서극 감독의 영화 러닝 캐런티 전액을 스포츠조선을 통해 불우이웃에게 온정을 베풀었으며, 어린이심장병재단의 평생회원이고, 출연료5%를 아름다운 재단에 평생 기증하기로 서약하는 등 크고 작은 선행에 앞장서고 있다.
돈이 있다하여 다 남을 돕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실천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이어지는 선행에 자신의 부를 위해서도 투자하라는 말에 그녀는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좋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것의 일부분일 뿐이다."라고 말하여 묻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했단다.
우리는 스타들의 연기, 스타들의 노래, 기막힌 언변 등 스타들의 상품성에 열광하지만 그에 앞서 그 스타의 진솔한 인간미에 더 감동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스타이기 이전에 그들도 사람이기에. 내 좋아하는 스타가 아무리 연기를 잘 하고, 토크쇼에 나와 작가가 써 준 대본을 자신의 것인양 앵무새 되어 떠든다 해도 그의 인간성이 화려한 포장에 둘러싸여 있다면 그 스타에게 목메지 않는다.
장서희 그녀에게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그녀가 좋은 이유다.
우리나라 남성잡지의 최고라 자부하는 GQ에서 2004년 1월자에 방송작가로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사랑한 혹은 인정할 수 없는 여배우는 누구인가라는 대한민국 여배우에 대한 40문40답을 게재하였다.
장미희에 대한 과대포장, 고소영에 대한 안타까움, 이미숙에 대한 호의적 시선 등 우리나라 여배우들에 대한 솔직한 대답이 아주 맘에 들었던 기사였다.
그 중에 SBS의 남자 얼짱 아나운서로 대형프로의 MC이고, '한밤의 TV 연예' 등에서 리포터로 활약하며 수많은 대중스타들을 인터뷰한 김범수 아나운서의 장서희에 대한 답으로 그녀에 대한 나의 예찬을 맺는다.
장서희 역시(김범수아나운서는 장서희와 배우 이휘향의 예의바름과 진실됨에 대해 말했다) 사람냄새가 물씬 나는 의리 있는 배우다. 배우가 하기 쉽지 않은 약속들, 지키기 쉽지 않은 약속들을 그녀는 좋은 인간성으로 해 내고 지켜낸다. 그리고 두 여자 다, 아주 매력적인 외모를 지녔다.
첫댓글 장서희 사랑회의 세윤님이 쓰신 글인데... 장서희씨에 대한 애정 더 나아가서는 존경까지 묻어나는 글이네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존경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일이겠죠.
참 대단한 글이네요.. 자기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장서희 자신이 이런 예찬을 들을만큼 자기관리도 잘하고 진실한 삶을 살고 있나보네요.. 보기 좋은 글 입니다..
존경할만큼의 인격까지 가지고 있는 스타를 사랑하는 팬들은 참 행복하겠죠..우리 지니에게도 아마 우리가 모르고 있는..그리고 연륜에 따라 쌓아갈 미덕이 많이 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