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협 분석, 시평 150위권 38곳 중 9곳만 졸업
/워크아웃 후 법정관리도 7곳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후 워크아웃·법정관리에 들어간 중견건설사의 회생률이 4곳 중 1곳꼴에도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위기를 어렵게 이겨내더라도 인수합병(M&A)을 통해 견실한 새 주인을 맞지 않는 한, 제2의 경영위기를 고심해야 하는 처지다. 공공·민간수주 길이 모두 막힌 탓이며 회생 길은 M&A뿐이지만 그마저 건설업황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여의치 않은 신세란 분석이다.
21일 대한건설협회의 집계치를 보면 2009년부터 법정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간 시공능력평가액 150위권(2011년도 순위 기준) 건설사는 38곳(2011년 4월 법정관리 신청 후 6월 철회한 삼부토건 제외)이다.
38곳 중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졸업한 곳은 9곳(경남기업, 삼환기업, 임광토건, 금광기업, 이수건설, 대우산업개발, 현진, 성지건설, 신창건설)에 그쳤다. 한솔건설과 대주건설은 청산 절차를 밟았고 나머지 27곳은 아직 워크아웃·법정관리 중이다.
경영위기 진입 대비 졸업률은 23.7%로 4곳 중 1곳이 채 안된다. 그마저 M&A로 새 주인을 맞은 4곳(금광기업-세운건설, 대우산업개발-중국 신흥산업개발공사, 성지건설-대원, 신창건설-삼라그룹)을 뺀 나머지 5곳은 제2의 유동성위기를 고민하는 처지란 게 업계 중론이다.
워크아웃, 법정관리를 겪는 동안 사실상 껍질만 남게 되는 탓이다. 수주 등 기업활동 실적을 반영하는 시평순위만 해도 2012년에 소폭이라도 오른 졸업사는 경남기업(17→14위), 금광기업(59→57위), 이수건설(62→56위), 성지건설(116→107위)뿐이고 나머지 업체는 대거 추락했다. 오른 곳마저 2009년 이후 급락한 순위 일부를 만회한 수준이란 게 건협 설명이다.
정부의 건설업 유동성지원책인 브릿지론,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등의 발행 당시에 신청조건 완화 등을 갈구했고 탄원서까지 제출한 곳도 이들 졸업사들이 주류였다. 2009년 4월 워크아웃 진입 후 5월에 졸업했지만 2011년 8월 다시 워크아웃을 개시해 작년 11월 법정관리까지 신청한 신일건업의 사례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란 게 건협 분석이다.
실제 워크아웃에 진입한 후 채권단 조율에 실패해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만 7곳(벽산건설, 풍림산업, 남광토건, 우림건설, 대우산업개발, 신일건업, 한솔건설)이다. 반면 법정관리를 졸업한 곳은 중국계 새 주인을 맞은 대우산업개발뿐이며 한솔건설은 아예 사라졌다.
워크아웃·법정관리 건설사들은 정부가 새 정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법정관리·워크아웃 건설사들을 2월까지 조기정리할 것이란 괴담까지 나돌면서 위기감에 휩싸인 상태다. 법원 파산부마다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들의 조기종결 신청을 종용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건협 관계자는 “공공·민간 수주 길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회생 길은 M&A뿐이지만 건설사를 인수한 그룹마저 동반부실화되는 등 건설 업황이 워낙 안 좋아 그마저 여의치 않다”며 “정부가 차기 정부를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빨리 결론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건설사들을 파산·졸업이란 2개 잣대로만 정리한다면 회생 기회 상실에 더해 졸업한 곳마저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국진기자 jinny@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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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