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집 당장을 지키는 장미
전날 원주시 치악산 남대봉에서 제천천을 걷고 집으로 돌아와서
다음날 아침 일찍 서부정류소에서 버스 타고 진주에 도착 택시 타고 하동군 옥종면 옥산 아랫마을까지 들어간다.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로 올라가야 하나
옥산과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임도길을 따르는데 주위에는 단풍이 하나, 둘 올라오는데 서슬 퍼런 키다리 대나무는 계절을 모르는 듯 빼곡하게 참 많이도 자란다.
한여름보다 한겨울에 더욱 푸른 잎을 자랑하는 녀석들을 보니 많은걸 생각하게 한다.
곧은 임도길과 등이 휜 산길로 연거푸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곳에 낙남정맥 길 이정표가 두 팔 벌려 환영하듯 반기고
구절초가 곱게 핀 산길로 조금만 더 오르면 천왕봉이 나온다
낙남정맥의 천왕봉
정상 주변으로 나무를 모두 정리해서 일망무제의 조망이 아주 좋은 곳에 쑥부쟁이 가족이 가을을 알리며,
그 주위로 파란 하늘이 기와지붕 위에까지 내려앉아있다.
언제나 무탈하게 걸음 하게 해 달라며 제단에 잘 삶은 계란 하나 올려놓고 천지신명 산천초목 사방팔방 신께 안전산행
기원드린다
멀리 가장 높은 곳이 지리산 천왕이죠
가운데 들판은 지나야 할 곤양천이 있는 하동군 북천면이고
멀리 가운데 남해 대교가 자리하는 금오산과 그 뒤로 남해섬의 망운산인듯하고 그뒤로 여수땅의 영취산 같고
좌측으로 사천의 와룡산인 것 같다
가운데는 하동군 북천면 뒷산인 계명봉과 계봉 그리고 이명산이 키재기하듯 올망졸망 서있는데 점심 무렵이면 저곳 인근으로 지나갈듯하다
사천의 와룡산과 창선도의 대방산을 사이에 두고 진주 남강댐에서 흐르는 가화천 있을 것 같고
그 옆으로 북천면의 계명과 계봉, 이명산, 봉명산이 올말 졸망 서있고 그 뒤로 금오산과 남해 망운산 방향으로
앞의 들판은 북천면 들판이고 우측의 산줄기는 지리산에서 남해대교로 이어지는 산줄기
사랑스러운 산들 두 손으로 움푹 떠내어 주머니에 넣어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임도길에 주산이 지리의 보디가드 인양 당차게 서있고
주산 우측 옆으로는 남명선생이 극찬했던 양단수 덕천강이고 덕천강은 남강으로 흘러들고
좌측 옆으로는 횡천강이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자리 그 뒤로 지리천왕이 서있다.
지나간 경로와 하천 164번째 9,827km
장군의 바다로 가자!
이제 모든 조망을 뒤로하고 정상에서 북, 서쪽 계곡으로 잡목을 뚫고 들어가 내려오면 이렇게 생긴 바위 밑에 물이 솟아 나온다.
이곳이 곤양천 발원지이며 누구나 쉽게 찾을 자리이지만 그렇다고 낙남정맥 길에 이런 곳에 물 보충하러 온다면 고생 꽤나
할 자리임에는 분명하다.
물맛은 역시나 냉장고에 든 물맛이 최고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전국 160곳의 발원지 물맛을 보았으니 이 또한 기쁨이라
이제 마음 놓고 발아래만 보며 내려간다
계곡으로 물이 제법 흘러내렸으나 최근에 벌목을 한 곳을 지나면서 물은 흙탕물과 함께 세상 낮은 곳으로 흐른다.
내려가야 할 곳
좋은 곳은 끝나고
아무도 찾지 않은 계곡으로 들어와
경사가 제법 있으며 산객들이나 마을 분들도 다니지 않아 죽은 나무들이 많다
계곡길은 이렇고
어느 정도 내려오니 검은 파이프가 보이고
어떤 용도인지 모르겠으나 산허리를 돌아가며 도랑을 깊게 파놓았다.
예전의 수리(水理) 시설인 듯한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무너져 내린 흙과 돌 그리고 낙엽만 무성하게 쌓여있다.
상류의 블루베리 심어놓은 밭이 있고
커다란 개 한 마리가 홀로 온산을 지키며 있다.
저 앞에 내려온 천왕봉인데
가장 높은 곳
내려가야 할 곳
가운데 움푹 파인 곳 바로 위에 천왕봉
사천의 와룡산과 계명봉이 도적 인양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민다
풍수로 본다면 도둑이 담장 넘어로 쳐다보는 형상이라 이 지점은 결코 좋은 명당이 못 되는 곳이라 주위에 집들도 없다
북천면 하정마을을 지나며
마을을 지키는 굽은 절송(折宋)처럼 등이 굽은 할머니 한분이 추수한 벼를 햇볕에 말리시는 중
물은 그렇게 깨끗하지 않으나 북천면을 지나는 이명산이나 계명산 북쪽에서 흘러오는 북천 물과 만나야 깨끗해질 듯
가운데 계명산이고 우측에 계봉 좌측으로 이명산이고 그 옆으로 물명산인데 천왕봉에서 보면 이 녀석들이 우람하게 서있다.
북천면이 지척이나 점심 먹으러 가면 대구로 가는 기차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아 통과
곤양천과 저곳에서 흘러온 북천이 만나면 수량도 많아지고 좀 더 깨끗해진다.
대야교 입구에서
하동땅에서 사천 땅으로 들어오니 다슬기 방류사업을 했으며
다슬기 체험으로 소득 증대한다는 안내판이 서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다슬기 체험은 몇년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환영을 생각한다면 다슬기를 잡으면 안되고
다슬기 축제를 한다면 마을의 소득 증대는 될 것 같다.
환경인가! 마을의 소득인가!
산 좋고 물 좋은 곳의 농산물 자체가 브랜드이기에 비싸게 팔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니 환경이 우선이라 생각이 들다가도
당장 먹고살기 힘드니 다슬기라도 잡아서 팔아야 하나 생각도 드니 나도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하루에 약 1리터의 물을 정화시키는 다슬기 녀석들이 모두 곤양천 어딘가에 잘 살아 있어야 할 텐데...
다슬기 하천 생태 체험장
물은 2 급수 정도이며 수초 사이로 작은 피라미와 다슬기 가족이 여럿 보인다.
초량 마을의 노거수
찻집이 있어 들어가 달달한 음료수 한잔하고
그동안 밥 대신 음료수를 많이 마셨는데 곤양천 이후로는 몸 관리 차원에서 음료수 끊었습니다.
곤명면 봉계리 마을에 들어오니 수중보 아래 바위돌 사이로 구멍 치기로 장어를 잡으시려는 분들이 보이고
아직 장어는 잡지는 못하셨는데 곧 잡을 수 있다며 큰소리칩니다.
곤명면 봉계리 마을과 낙남정맥 마루금이 지척이다.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사서 나오니 김동리 둘레길이 이어진다.
김동리 둘레길
낙남정맥 마루금과 곤양천
지나야 할 하천과 좌측 산 넘어는 낙남정맥 산줄기가 이어진다.
가운데 낙남정맥 마루금
곤양면 조장리 마을 앞을 지나
가을 햇살은 뜨겁고 그늘이라고는 눈곱 만큼도 없으니 한여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인다.
내려가는 길에
코스모스길이
얼마 전에 곤양에서 코스모스 축제를 했다는데 아직도 예쁘게 피어있다.
일주일만 일찍 왔어도 좀 더 많은 꽃을 구경했을 텐데
이것 또한 내 복(福)이라며
비봉내 마을 앞의 상정교가 보이고
한자(30cm) 정도의 코스모스가 반쯤은 씨앗을 품었고 나머지는 아직 그대로다
자연이란 이런 것
어미는 수많은 씨앗 중 다 살아남기를 바라지 않고 이 중에 한 녀석이라도 살아남아 다음 세대를 이어가기를 바란다.
비봉내 마을 앞 깨비길
도깨비방망이 같은 호박이 거꾸로 매달려 자라고
이중에 한 녀석 따서 배낭에 넣어올까 했지만 내 것이 아니기에 눈으로만 담는다.
지킬 건 지켜야죠
저기 모퉁이 돌면 곤양면이 나온다.
하동군 북천면의 이명과 계명이 마지막으로 고개를 내밀고
물속 풍경은 그래도 깨끗
멀리 지리천왕 방향
비봉내 도깨비보 유래
섬진강에도 이와 비슷한 도깨비 전설이 있죠
쉬어가라며 만들어 놓은 4백짜리 원두만도 보이고
곤양면의 곤양 성터길
하천으로 절벽이 있어야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놓죠
여름이면 아이들이 뛰어내리며 놀았을 절벽을 보니
이곳에 살던 곤양이라는 처녀가 왜적이 따라오자 뛰어내렸을 것만 같기도 하고
나지막한 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곤양면
곤양천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
절벽 위에 장자가 보이는데
저곳에서 보는 경치도 일품일 듯
곤양향교
전국 어딜 가나 향교에는 학자수인 은행나무나 향나무, 백일홍이 자라죠
은행나무길로는 충남 아산이 대표적이며 현충사를 성역화하면서 1973년도 곡교천에 은행나무 350그루를 심어 놓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에 선정되기도 한 곳이다.
또한 세종대부터 명제상이셨던 맹사성의 고택에 선생께서 직접심은 은행나무를 맹씨 행단이라 부르며, 현충사에는 이순신 장군이 어린 시절 말 타고 활쏘기 하던 곳에 은행나무가 자라니 11월 초 이무렵에 아산을 찾는다면 꼭 한번 둘러볼 곳이다.
도로가 옆에 자리하는 커다란 부처바위
한 번쯤 찾아보면 좋은데 마음씨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부처바위다.
곤양천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으로 바닷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시간
참고로
담수에는 염분 0,5%
기수 염분0,5-25%
바다 염분 25% 이상을 말한다
그리고 인간의 체액속의 염분은 0,9% 바닷물의 염분은 3,5%
갈증난다고 바닷물을 많이 마시면 체액속의 염분 상승으로 골로 갈수 있음
모퉁이 돌면 바다인데
바다가 보이고
멀리 와룡산 자락이 고개를 내밀며
이곳 경남 사천은 이순신 장군께서 처음으로 거북선을 앞세워 돌격작전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하천이 바다를 만나는 곳
세상의 모든 물은 바다를 만나면서 끝이 나는데 이제 이 바다 저 바다를 더 돌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가 어느 집 지붕위나 들판에 내릴 것이다.
지난해 솜주먹님과 깽이님과 함께 걷던 바닷길을 조금 걸음 하다가 캠핑장에서 세수하고 택시를 기다리려니
주인 아가씨가 "음료수 하나 드릴까요?" 한다.
"좋죠" 하니
카페인 많이 든 음료수 하나 주셔서 받아드니 참 고마운 분이라 다음에 이 길을 다시 걸음하면 꼭 인사하러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저짜~ 서 오는 택시를 타고 진주로 나간다.
다음 주 하천은 경기도 양주에서 동두천을 지나 한탄강으로 가는 신천을 걸음 하러 갑니다.
첫댓글 지난날 낙남정맥 걸을때 우측으로 보이는
하천이 지금보니 곤양천 이었네요
물길을 알아야 산줄기를 더 이해를 잘 할수
있는것 같습니다 곤양천은 그나마 덜 오염된것
같아 잘관리하는 하천으로 남아 깨끗한 물이
흘렀으면 좋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또 하나의 길을 걷기위해서 지난길은 잊어야 할것 같습니다.
천왕에서 천왕을 보며 산꾼은 누구나 천왕을 꿈꾸는듯 보였구요
멋진산군들속으로 스며드는 시간이 다시 다가 왔음이 실감나네요
부처도 보이고 0.9 3.5 많이 배움니다 잘보고 갑니다
낙남의 천왕봉 간만에 보니 반갑네요ㅎㅎ
곤양천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