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규목(槻木), 괴목송(槐木訟) - 혜산 박중선
1
유구를 흘러 흘러
영겁을 이은 정을
수액이 멎은 자리
파랗게 돋은 이끼
다소곳이
거대한 등걸
두고두고 번하리
2
하늘로 크는 포부
잎잎이 햇살이고
만고에 펼친 뜻은
침묵이 곧은 몸매
일월로
지새는 망울
초롱초롱 피어라.
3
붉은색 지는 잎새
구순 한 어느 웃음
백 년은 넘었지만
울울창창 피어올라
‘흥선현’
옛 터전 찾아
굽이굽이 사무쳐
4
꽃 가산 위로 두고
또 백 년 기약하여
대방산 구름 걷고
‘걸문개’ 물속 뚫어
장곶이
화려한 번영
이루어서 나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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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걸문개
지도상으로는 동대만(東大灣)으로 표기하였고 속명으로는 “걸문개”이다, 세종실록 세종 13년(1431) 7월 초 걸망포(巨乙亡浦-걸망개)”로 나오는데 그 이름의 연유는 분명치 않다.
걸망개”가 와전되어 “걸문개”로 된 것이고, 이곳에는 해조류(海藻類)“진질밭”이 형성되어 어족의 산란지대로 유명하다,
2. 흥선현
흥선현(興善縣) 고려 충선왕 때 왕의 이름을 피하고자 창선현(彰善縣)을 흥선현으로 바꾼 행정구역명. 조선 태종 때 창선도리(昌善島里)로 고침.
충선왕 때 흥선현(興宣縣)으로 개칭했으나 왜구 때문에 역시 살기는 힘들었다. 1269년(원종 10) 일본이 변경을 침범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어, 창선도에 수장했던 국사(國史)를 진도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