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톡톡 신앙쑥쑥] 천주교와 개신교의 성경의 권수는 왜 다른가요?
Q 가톨릭과 개신교는 같은 하느님을 믿는데, 왜 성경 권수에 있어서 차이가 있나요?
A 가톨릭은 개신교에 비해서 구약성경이 7권 더 많습니다. 원래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스 문화권의 영향으로 인해 히브리어 대신 그리스어가 일상 언어로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원전 3세기 이스라엘의 12지파를 대표하는 70인이 모여서 성경 번역을 시작했고, 그 결과 최초 히브리어로 쓰인 24권의 성경이 39권으로 나뉘어 번역되었습니다. 39권으로 늘어난 것은 열왕기, 역대기 등 일부 성경을 상·하 권으로 나눴기 때문입니다.
Q 그러면 구약성경은 39권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왜 46권이 된 거죠?
A 성경 번역을 위해서 모인 70인은 24권의 히브리어 구약성경 외에도 7권의 책(토빗기, 유딧기, 지혜서, 집회서, 마카베오 상, 마카베오 하, 바룩서)을 성경 목록에 포함시켰습니다. 왜냐하면 7권의 책은 비록 후대에 작성되어 히브리어가 아닌 그리스어로 작성되었지만, 똑같은 하느님의 영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올바른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약성경의 권수는 이 7권을 포함해서 총 46권이 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개신교는 왜 구약성경을 39권이라고 하는 건가요?
A 기원후 90년경에 유다인들은 얌니아에서 회의를 열어 히브리어로 작성된 것만이 참된 구약성경이라고 말하며 7권의 책을 외경이라고 분류하였습니다. 훗날 프로테스탄트 종교 개혁이 일어나면서 루터를 비롯한 프로테스탄트는 히브리어 성경만을 구약성경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개신교와 가톨릭의 성경 권수에서 차이가 생겨나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왜 가톨릭은 구약성경을 46권으로 정한 건가요?
A 초대교회 당시 로마 제국이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상 언어가 그리스어에서 라틴어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원후 400년경 예로니모 성인이 라틴어로 성경을 번역하게 되는데, 이때 번역 대본으로 사용했던 성경이 70인역 성경이었습니다. 이는 46권으로 구약성경 목록을 정한 70인역 성경이 초대 교회 공동체 안에 이미 공식적인 성경으로 인정받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앞서 밝혔듯이 당시 사용하던 그리스어로 성경이 작성되었다 할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기에 히브리어로 작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성경이 될 수 없다는 프로테스탄트의 기준은 올바른 기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1548년 트렌토 공의회에서 구약성경 목록을 다시 한번 46권으로 천명하였고 프로테스탄트가 외경으로 분류한 히브리어 성경 목록에 없었던 7권의 성경을 제2경전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밖에도 구약성경 안에서 다니엘서 3장의 세 젊은이의 노래와 13장 수산나 이야기, 14장 벨과 뱀 이야기 그리고 에스테르기 중 70인역에서 추가된 일부를 가톨릭은 제2경전으로 분류하여 성경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개신교는 이를 외경으로 분류하여 성경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래서 구약성경 중 공통된 39권 안에서도 상호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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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는 당신 말씀을 다양한 아름다움으로 채색하시어, 그 말씀을 고찰하는 사람마다 그 안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볼 수 있게 하십니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묵상할 때 거기서 풍성하게 찾을 수 있도록 주님은 그 안에 많은 보화를 숨기셨습니다. 「디아테시론 주해」(Commetarii in Diatessaron) 1,18
[2020년 8월 23일 연중 제21주일 서울주보 4면, 사목국 기획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