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찬 빗길의 나고야에서 새긴 이벤트(이치노미야 - 나고야 33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38
5월 7일(일), 전날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종일 이어진다. 오전 6시 반에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8시에 이치노미야역에서 출발행사를 가졌다. 당일참가자들이 20여명이나 되어 힘을 보탠다. 엔도 대표가 갑자기 인사말을 부탁한다. ‘서울 출발하여 37일째 걷기를 시작한다. 지역의 민단 단장과 부단장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환영해주어 감사하다. 격려에 힘입어 우중이지만 힘차게 걷겠다.’
인사말처럼 빗속을 한 시간 넘게 힘차게 걸어 도착한 곳은 이나자와 역, 마땅히 쉴 공간이 없어 화장실만 이용하고 다시 걷는다. 이나자와의 주택가를 지나 10시 반에 이른 곳은 매번 들리는 기오스성(淸洲城), 기오스시 국제교류협회 관계자들이 성 앞에 나와 환영 플래카드를 들고 일행을 반긴다. 이곳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한기덕(이번 걷기에 서울 – 부산을 함께 걸었다.) 씨는 기오스성이 나고야성보다 오래 전에 건립되는 등 역사가 깊은 지역이라고 설명한다.(기오스는 막부시대 개막전 3걸의 첫 번째인 오다 노부나가의 출생지로도 유명하고 성 바로 옆에 오다 노부나카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우중이라 기오스성 앞의 전시관 내부에서 기념촬영
기오스와 나고야 사이의 큰 강을 지나 나고야시내에 접어드니 12시가 가깝다. 전날부터 걸어온 미노로의 끝자락에 이른 셈이다. 잠시 후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들고 찾은 곳은 토요타 산업기술 전시관, 일본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토요타 그룹의 발상지에 건립한 산업전시관의 협조로 일행 모두가 쾌적한 실내에서 식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오후 1시 넘어 다시 걷기, 그치지 않는 빗길에 나고야 중심부를 관통하여 오후 4시 지나 숲이 울창한 아츠다(熱田)신궁에 이른다. 뜻밖의 이벤트, 오사카에서부터 5일간 함께 걸었던 나카후치 모녀는 이틀 전 작별하였는데 오늘 예고 없이 등장하여 함께 걸었다. 잠시 휴식하는 사이 딸이 어깨를 마사지, 사연인즉 4년 전 그들이 준 생일축하카드에 2년 유효기간의 어깨마사지 이용권을 첨부하였다. 2년 후 오사카에서부터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는 증표(?), 코로나로 4년 만에 만나 유효기간 지난 이용권의 효력을 연장한 셈일까? 오늘은 생일, 그 날에 맞추어 어린 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한 처자의 손놀림에 담긴 마음씨가 갸륵하다. 모녀의 눈빛에 담긴 염원, 2년 후에 다시 만나요!
다시 만나기를 염원하는 어깨 주무르기
아츠다(熱田)신궁 휴식 후 골목길에 들어서니 오사카에서 시작한 도카이도(東海道)와 다시 연결된다. 오늘의 도착지는 나고야 10대 명승의 하나라는 가사데라카논(笠寺觀音), 오후 5시 지나 목적지에 무사히 도달하였다. 불순한 날씨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걸은 일행의 행보가 자랑스럽다. 아름답도다, 우중을 뚫고 정진한 발걸음이여!
최종목적지 가사데라카논(笠寺觀音)에 도착하여서
당일참가자에게 완보증을 전달하고 총총한 걸음으로 전철역에 이르니 오후 5시 반이 지난다. 전철로 나고야역을 경유, 숙소에 이르니 저녁 6시 반이 가깝다. 7시부터 저녁식사, 4개 조 중 3조의 8명이 인근의 식당가로 이동하여 중국음식점에 자리를 잡았다. 식사도중 일본여성 대원이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하여 즉석에서 생일축하연회를 겸하였다. 부지런한 여성대원은 잠시 자리를 비우더니 딸기로 장식한 케이크를 들고 나타나 생일축하 노래를 제창하기도. 걷는 길에 나고야에서 맞은 생일, 뜻깊은 날로 일깬 동호인들이 고맙다. 여러분도 그러하소서!
이치노미야 - 나고야 행정도
첫댓글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일본에서의 생신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