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명절(名節)과 민속(民俗)놀이<7>
<재미있는 민속놀이 모음>
팽이치기 / 널뛰기 / 횃불 돌리기 / 달집태우기
<20> 팽이치기
겨울철, 얼음판 위에서 팽이를 채로 쳐 돌리는 팽이치기는 겨울철 썰매(안질뱅이, 눈썰매, 얼음 썰매) 타기, 눈(雪)싸움하기, 눈사람 만들기 등과 함께 즐기던 놀이로, 팽이는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나무로 깎아야 끝이 잘 무디지 않아 잘 돌아간다. 간혹 소나무나 버드나무처럼 연한 나무로 깎아 만들면 아래 끝부분에 쇠 알을 박아서 돌리면 닳지않고 잘 돌아간다.
팽이의 종류는 굴밤(도토리) 위쪽에 성냥개비나 싸리나무 가지를 박아 손가락을 비벼 돌리는 작은 것에서부터 제법 크게 만들어 팽이채로 쳐서 돌게 하는 것 등 종류가 많다. 팽이 윗부분은 태극무늬를 그리거나 물감으로 다양한 그림을 그려놓으면 돌아갈 때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처음 돌리는 방법은 두 손으로 돌리는 방법과, 팽이에다 챙이채의 길다란 채 부분을 감아서 던져 돌게하는 방법의 두가지다. 계속 돌게 하려면 계속 채로 쳐야한다.
팽이는 동시에 돌려놓고 누구 팽이가 더 오래 돌아가나 지켜보는 시합도 있고, 팽이 싸움도 있는데 돌아가는 팽이끼리 서로 부딪치게 하여 더 오래 돌아가는 쪽이 이기는 경기가 팽이싸움이다.
<21> 널뛰기
음력(陰曆) 설날(1월 1일)이나 단오(端午/5월 5일), 추석(秋夕/8월 15일)에 기다란 널빤지 아래 가운데에 가마니나 짚단을 묶어 괴고 양 끝에 올라가 펄쩍펄쩍 뛰는 것이 널뛰기인데 주로 성인 여성들의 놀이였다.
‘초판희(超板戱), 판무(板舞), 도판희(跳板戱)’라고도 불리던 널뛰기 놀이는 주로 설날에 즐기던 놀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일본은 오키나와 현(沖繩縣) 류큐(琉球) 지방에 전승(傳承)되어 내려온 놀이라고 하니 오랜 옛날, 우리나라에서 전승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널뛰기의 유래(由來)에 몇 가지 속설(俗說)이 전해오고 있는데, 부녀자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때에 담장 밖의 세상 풍경과 거리의 남자를 몰래 보기 위해서 널을 뛰어야 담장 밖을 내다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옥(獄)에 갇힌 남편을 보기 위하여 부인이 옥 근처에 가서 널을 뛰며 담장 너머로 옥(獄) 속에 갇혀있는 남편의 얼굴을 엿보았다는 데서 유래하였다는 설(說)도 있다.
이 밖에, 처녀 시절에 널을 뛰지 않으면 시집을 가서 아기를 낳지 못한다거나, 정초(正初)에 널뛰기하면 일년내 내 뾰족한 가시 침(針)에 찔리지 않는다는 속설(俗說)도 있었다고 한다.
<22> 쥐불놀이(논두렁 태우기)
쥐불놀이는 음력 정월 첫 쥐의 날(上子日) 밤에 논이나 밭두렁에 불을 놓는 정월의 민속놀이로, 해가 지면 마을마다 들로 나가 밭둑이나 논둑의 마른 풀에 일제히 불을 놓았다. 예전에는 밭둑과 논둑에 구멍을 뚫어 집을 짓고 사는 쥐들도 많았는데 이 쥐들을 쫓고, 또 해충의 알이나 유충을 태워 병충해를 방지하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하여 내려온 풍습이 쥐불놀이의 기원(起源)이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액운(厄運)과 질병(疾病)을 퇴치하고 새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민속놀이로 공동체 화합,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의식이었다고 한다.
쥐불놀이의 절차를 보면, 먼저 짚단이나 땔감을 묶어 횃불을 만든 후 밤이 되면 논이나 밭두렁에 나가 횃불을 피운다. 다음 횃불을 휘둘러 둑에 불을 붙이고 불꽃을 이용하여 쥐를 쫓고 해충을 제거한다.
또, 사람들은 불꽃을 겅중겅중 뛰어넘거나 주위를 돌면서 액운을 막고, 새해의 행운도 기원(祈願)한다.
이 쥐불놀이는 주로 젊은 청년들이나 어린아이들의 행사로 어른들도 따라 나오기는 하지만 불 휘두르기는 하지 않고 커다란 정월 대보름 달을 쳐다보며 풍년을 기원하는 큰절을 올리기만 한다.
<23> 달집태우기(달맞이 행사)
정월 대보름날, 마을마다 행하던 달집태우기는 일명 ‘달맞이 행사’라 부르기도 하던 마을의 큰 행사였다.
우선, 오후가 되면 마을 청년과 어른들이 달뜨는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자그마한 언덕이나 벌판으로 모여들어 커다란 막대기나 대나무를 잘라다 모아 세우고 생솔가지나 볏짚을 덮어 달집을 만들었다.
정월 대보름 오후가 되면 마을에 농악대가 있는 마을은 풍물을 치고 각 가정을 돌아가며 지신(地神)밟기를 해주고 나서 짚이나 솔잎을 모아오기도 했다. 또는 청소년들은 각자 나무나 짚을 직접 가지고 모여들기도 했는데 달집이 제법 높고 크게 만들어졌다. 동산 위로 보름 달이 떠오르면, 일제히 ‘망월(望月)이여~’하고 소리치며 즉시 달집에다 불을 붙인다.
달집 속에 대나무를 넣어 뻥뻥~~ 폭죽(爆竹)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폭죽(爆竹)이 터지는 소리는 악귀를 쫓는다고 했다.
마을의 여인들과 어른들은 보름달을 보고 1년 동안 안녕(安寧)을 기원하며 큰절을 올리기도 한다. 농악대(農樂隊)는 불이 사그러질 때까지 신명나게 풍악을 울렸고 모여든 마을 사람들도 덩달아 덩실덩실 춤을 추었던, 너무나 신나는 정월 대보름 행사였다. 지역에 따라 깡통에 불을 넣어 돌리는 쥐불놀이, 횃불싸움이 함께 벌어지는 지역도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