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막된 제6차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 핵심 파트너인 한국과 일본의 주요 경제 담당 책임자들이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COVID 19) 시대에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국제포럼인 만큼 서울과 도쿄, 상하이에 화상 참가를 위한 시설이 마련됐지만, 직전 5차 포럼(2019년)에 직접 참석했던 홍남기 부총리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대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일 관광협력 세션 특별 발제자로 화상 참석해 “남북한-러 협력은 특히 관광 분야에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며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2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6차 동방경제포럼의 관광협력 세션에서 주제 발표하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 출처:통일부
이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제3차 동방경제포험에서 천명한 신북방정책을 언급하며 “한국과 러시아가 협력할 중점과제 중 하나인 철도사업은 남과 북, 그리고 러시아의 철도를 연결하는 남북러 협력의 중심축”이라며 문 정부의 남북협력 구상인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남북한-러시아 협력의 비전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한-러시아 3개국 관광 협력의 잠재성은 남북 관광 협력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우선 이산가족 등을 대상으로 금강산 방문을 추진해 관광 재개의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을 출발한 열차가 북한의 금강산과 원산을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와 유럽까지 연결되고, 뱃길을 통해서도 3개국이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극동지역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종착점이 아니라, 평화와 공동번영을 향한 인류의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는 출발점이자 발전과 가능성의 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20여년 전부터 추진해왔던 남북한-러시아 3국 협력은 한반도 상황에 따라 진전과 중단을 거듭해 왔다”며 “한국과 러시아가 평화의 파트너로서 더욱 많은 협력을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포럼에 초청됐다.
러시아 극동지역 진출을 추진 중인 KT는 2일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극동 지역의 투자 유치및 개발을 총괄하는 극동개발공사와 건강검진센터 및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프라 구축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T는 이번 동방경제포럼의 공식 파트너사다.
신수정 KT 부문장(왼쪽)과 이고르 노소프 러시아 극동개발공사 CEO가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출처:KT
이 협약에 따라 KT와 극동개발공사는 앞으로 극동 지역에서 ▲사업 진행시 인허가 확보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KT는 이 지역에서 DX와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결집한 건강검진센터를 구축, 운영할 계획이다. 건강검진센터는 새로운 헬스케어 인프라로, 러시아 극동 지역의 의료 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KT는 이 사업을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부산대병원 등 의료 기관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KT는 또 블라디보스토크에 IDC 인프라를 구축해 러시아 및 현지 진출 한국 기업, 글로벌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이같은 사업 진행을 위해 러시아 국민은행격인 스베르방크와 MOU도 체결했다.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은 "IDC 인프라와 건강검진센터 구축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점으로 KT의 뛰어난 DX 역량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알로그 화상회의 모습/사진출처: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는 러시아연방상공회의소, 극동북극개발공사, 동방경제포럼 주관사인 로스콘그레스와 공동으로 '제13차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3일 한국과 러시아에서 비대면으로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세르게이 카트린 러시아연방상의 회장을 비롯해 양국 기업인들이 연사로 참석하며,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가 영상으로 축사를 전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양국간 경제협력이 활발히 진행되는 조선과 물류 분야에서의 성공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조선 분야에서는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즈베즈다 조선소와의 합작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물류 분야에서는 한국의 유니코로지스틱스와 러시아의 해운사 페스코(FESCO)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운송 사례 및 극동지역의 물류 인프라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조학희 무역협회 국제사업본부장은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는 지난 2008년 처음 열린 이래, 양국 기업 간 소통의 장으로 기능을 충실히 이행해왔다"며 "이번 행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협력 분야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