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 은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의 알리나 자기토바와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는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만날 수 없을 전망이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ФФКР, FFKR)이 2021/22 시즌에 러시아 국가 대표 선수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에 두 사람을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포함해 오는 10월 막을 올리는 세계빙상연맹(ISU)의 2021/22 시즌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국가대표팀 명단을 확정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메드바데바와 자기토바, 올림픽 시즌 러시아 대표팀 승선 실패/얀덱스 캡처
대표팀 명단에는 지난 3월 말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글로브에서 열린 202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 2, 3위를 휩쓴 안나 셰르바코바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를 비롯해 러시아 피겨계의 '샛별' 카밀라 발리예바 등이 포함됐다. 셰르바코바, 트루소바와 함께 '러시아 피겨 3인방'이자 신인왕, 유럽챔피언인 알료나 코스토르나야는 예비 명단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코스토르나야가 올 가을에 시작되는 국내 대회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토르나야는 지난해 여름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사단을 떠났다가 최근 투트베리제 사단으로 되돌아와 다시 칼을 갈고 있다.
러시아 대표팀 구성이 발표됐다는 인스타그램/캡처
평창올림픽 피겨 메달리스트. 가운데가 자기토바, 왼쪽이 메드베데바/사진출처:위키피디아
전성기가 지난 것으로 평가되는 툭타미셰바는 지난 시즌(2020/21) 예상외의 활약을 펼치면서 '돌아온 엑셀 황후'라는 별칭을 받고 대표팀에 승선했으며, 나이 제한(16세)에 걸려 ISU 시니어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던 발리예바는 2021/22시즌에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그녀는 러시아 국내대회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1, 2위를 차지한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는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세계선수권, 유럽선수권, 동계올림픽 등 주요 대회를 모두 석권한 자기토바는 지난 2019년 11월 ISU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6위를 차지한 뒤 같은 해 12월 선수 생활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그녀는 정식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은채 갈라쇼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TV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섰고,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 성숙한 여성 모습의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의 자기토바/사진출처:위키피디아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기토바 사진/캡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하고, 유럽선수권 대회 우승,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메드베데바는 기량이 일취월장하는 '피겨 3인방'에 맞서기 위해 김연아 선수를 키운 캐나다의 부라이언 오서 코치에게로 갔다가 지난해 9월 투트베르제 코치에게도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사태와 크고 작은 부상 등으로 국내 대회에서 기대하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