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그리기 ㉚ 아트플랫폼 붉은빛 노을과 벽돌, 유리에 비친 시간 인천그리기 ㉚ 아트플랫폼 재개발, 재건축으로 낮은 집, 골목들이 없어지고 우람한 고층건물, 아파트가 들어서며 동네 풍경이 바뀌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이 되면 동네의 옛모습은 완전히 사라진다. 어쩌면 인천 구도심의 옛 모습은 사진이나 그림속 에서만 추억하게 될 지도 모른다. 재개발, 재건축으로 사라지는 동네의 옛모습을 막연히 안타까워하기보다 돌아보고 기록하며 그 분위기를 그려보고자 한다. 중구의 한중문화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인천아트플랫폼은, 여러 건물을 하나로 묶어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하던 근대 문화유산을 현대적인 문화프로그램을 내보이는 장소로 탈바꿈시킨 의미 있는 장소다. 일제 강점기 회사의 사무실이기도 했고, 창고로 쓰이던 건물들이 이제는 작가들의 작업장이기도 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연하고 전시도 하는 문화 공간으로 바뀌었다.
▲ 인천아트플랫폼 리모델링을 거친 후 지금의 모습을 갖춘 아트플랫폼의 전체적인 특징은 채도가 낮고 현대적인 금속구조물과 유리를 감성적인 자재중 대표적인 세월의 흔적이 제대로 묻은 적벽돌로 된 건물들을 하나로 묶는 데 사용했다는 점이다. 현대적인 재료들은 채도가 낮아서 벽돌 건물들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이 공간을 설계한 이들의 의도가 여러 흔적이 남아있든 벽돌의 질감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하다가 현대적인 재료와 대비시키는 걸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트플랫폼을 둘러보자면 또 하나 재미난 점이 있다. 서쪽을 바라보면 석재와 유리로 된 중층의 건물(인천지구라이온스회관)과 커튼월건물(하버파크호텔)이 높게 서 있는데, 이 모습은 마치 과거로부터 지속되어 온 지금은 현대의 대표적인 문화기능을 하는 아트플랫폼과 수직적인 현대의 대표적인 외장재로 마감한 건물들의 대비가 흥미롭게 보인다는 것이다. 하나 아쉬운 점은 인천의 대표적인 문화 유산지역과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바로 인접해 있다는 것이다.
▲ 노을이 내린 인천아트플랫폼 개인적으로는 이곳을 노을 질 때 찾는 것을 좋아하는데 붉은 노을과 색상으로 하나 되는 벽돌조 건물들과 외장재중 유리에 담기는 저녁 하늘을 동시에 볼 수 있어서다. 뜨거웠던 2023년의 여름에서 선선한 가을로 접어드는 즈음 근대 문화유산을 돌아보고, 문화프로그램도 즐기면서 감성적인 분위기 속에 이 거리를 걸어보길 권한다. 글·그림 염광호, yeomkwangho@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