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기간에 쉰 휴강 후유증이 길어지고 있다. 지지난 주에 이어 3일 화요일 수업에도 3명이 결석했다. 방민아 선생은 “일주일간 못한 수업을 보충해야 한다”며 진도에 속도를 냈다. ‘중국어, 100일의 도전’ 반은 100일이라는 시한을 정해둔 터라 다른 반에 비해 진도가 다소 빠른 편이다. 그런 만큼 수업 준비를 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다.
이날은 숫자 세기와 돈 금액 읽는 법을 배웠다. 중국어 역시 예외 규정이 있어 쉽지 않다. 특히 ‘0’과 ‘2’의 변화가 무쌍해 정신 차리고 듣지 않으면 헛갈린다. 같은 숫자라도 백 자리와 천`만 자리에 있을 때 다르게 읽는다. 자국민에게는 언어습관에 의한 것이지만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어렵다.
돈 금액 읽는 법도 배웠다. 중국의 돈 단위를 ‘위안’이 아닌 ‘위앤’으로 발음해야 하고 구어체에서는 ‘콰이’로 읽는다는 것도 알았다. 방 선생은 화폐에 관해서는 다른 것에 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복잡하지요.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중국 현지에서 쇼핑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손짓과 눈치 등으로 하면 어렵지 않게 거래할 수 있다”고 했다. 방 선생은 중국인과 거래할 때 물건값을 사정없이 후려친 후 흥정하라고 귀띔해줬다. 돈을 지불한 뒤에는 다른 가게를 들르지 말고 곧장 나오라고 했다. “다른 가게 들르면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되돌릴 수 없으니 마음 아파하면 자신만 괴롭다”고 했다.
이날 수업은 머리가 무겁게 느껴질 만큼 힘들었고 길었다. 그러나 뭔가 배웠다는 뿌듯한 마음에 돌아서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이날 배운 것을 잘 활용하면 현지에서 간단한 물건 정도는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두 번째 회식
5일 목요일 수업은 지난주 숫자 세기에 이어 일상생활에 필요한 단어와 물건을 구매하는 방법을 배웠다. 전 과에 비해 단어 수도 부쩍 늘었다. 물건 이름과 단위, 돈 등은 중국을 여행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만큼 확실히 알 필요가 있어 방 선생의 설명이 길어진다. 쇼핑과 대중교통, 가게에서 돈을 지불하고 계산하는 법에 대해 중국 유학할 때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한참이나 설명했다.
강의가 거듭될수록 정을 내는 동료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 시간엔 신민경 씨가 일본을 다녀왔다며 초콜릿과 스낵 등 먹을거리를 한 보따리 가져왔다.
이날 수업을 마치고 다시 뭉쳤다. 3월에 이어 한 달 만이다. 술 한잔 들어가자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왔다.
다들 중국어 공부를 잘 시작했다고 하면서도 부담이 된다고 했다. 공부한답시고 회사 동료들과 소원해졌다는 분도 있었고 시시때때로 치는 시험 때문에 자다가도 일어나 공부하고 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구동성으로 이런 기회를 잡은 것이 행운이고 행복하다고 했다. 중국에 가고 싶다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경쟁은 이래서 아름다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