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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07일 월요일, 오후 23시 08분 40초 +0900 |
"단촌김경중" gyewoo65@hanmail.net |
함께받는이 : 68~78전체 불암회원
수고 많습니다.
회장님 말씀대로 까페 게시판에도 의견을 올리겠습니다만, 쓰다보니 조금 길어서 첨부하여 보냅니다.
참고 바랍니다.
70학번 신철영
****************** 아래는 첨부파일의 내용입니다 ******************
수고 많습니다.
불암회는 동문회이며 학생시절 써클활동을 같이한 인연으로 회원이 되었습니다.
저는 두 회원에 대한 제명여부에 대한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1) 불암회 회칙에 이들을 제명할 근거가 없습니다.
2) 불암회를 민주동문회라고 하여도 좋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이들을 제명할 정당성이 없습니다.
이런 가정을 해봅시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촉발된 최근의 촛불집회에 반대하거나,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한다고 하여 그것이 반(비)민주라고 제명을 한 후, 당사자들이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할 경우, 그 사람들의 행위가 반(비)민주라고 논증하여 재판에서 이길 수 있을 까요 ?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가 주장하는 민주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지 못하고 “이불 속에서 만세 부르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
제가 제명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들의 행위가 반(비)민주임을 주장하기 어려운 것 뿐이 아니라, 부적절한 결정을 함으로써 불암회의 품격을 떨어뜨리지 말자는 뜻도 있습니다. 남을 심판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심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3) 우리가 오랫동안 권위주의 체제에서 살아왔고, 독재와 싸우면서 우리 속에 독재적인 기질들이 일정한 정도는 내면화된 결과가 제명 여부를 거론하는 것은 아닌지 자성하여 봅시다. 최근의 촛불집회에 배후 운운하고, 그 배후가 친북세력이니 반미세력이니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는 분노하기도 하고, 한심하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제명한다고 하는 것에 촛불집회의 배후 운운하는 분들과 과연 그 사고방식의 질이 다를까요 ?
저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는 다름(difference)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다른 것이 툴린것(wrong, incorrect)이라고 주장하지 않아야 서로 토론이 가능합니다. 한쪽은 친북이니 반미니 하며 상대를 매도하고, 다른 쪽에서는 반(비)민주라고 규정하는 것의 기저에는 서로 다른 의견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싫어하는 양자 모두의 속 좁은 비민주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저도 ‘제명’까지 이야기하는 분들의 답답한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번 쇠고기협상은 정부가 정말 잘못했고, 그 이후에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분들을 모두 부정하고는 서로 대화(요새 유행하는 말로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서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높일(upgrade)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제명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강함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약함과 자신 없고, 편협함을 나타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도 반대입니다만), 그래도 참지 못하거든 차라리 어떤 사람들에게 모임에 대한 연락을 하지 마십시오.
성숙한 민주적 의식이 반(비)민주를 이길 수 있습니다.
장황하게 주장하여 미안합니다만, 최근에 제가 고민하는 문제의 하나가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라서 좀 길게 썼습니다.
70학번 신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