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권력의 심리학』
왜 인간은 이렇게 다른가?
2021년에 나온 이 책의 저자는 정치학 박사이며 현실정치의 조언자로 영국 팟캐스트「권력은 부패한다」를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바타비아호 와 통가 표류자’의 사례를 들면서 왜 인간은 이렇게 다른가?를 묻는다. 그리고 이런 가설은 제시한다. 첫째, 권력은 사람을 악하게 만든다. 둘째, 악한 사람이 권력에 이끌린다. 셋째, 우리가 악한 리더를 뽑는다. 넷째, 나쁜 시스템이 악한 리더를 배출한다. 이 네가지 가설은 본문에서 사례와 논증을 통해 거의 진실로 판명된다. 저자는 책에서 ‘권력의 본질과 부패의 구조을 분석하고, 선한 리더가 권력을 잡는 방법에 대한 10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권력의 심리학
저자는 우선 인간 집단이 소수가 권력을 갖고 다수가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한 것은 수렵채집민에서 농경정착민으로 전환하면서 집단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것은 불과 같고 동전의 양면성을 갖는 것이여서 언제든지 악의와 선의가 교차될 수 있다고 한다. 한 대학연구에서는 지도력을 예측하는데 유전자 변수가 30%있다고 하고, 각 종 설문을 통해 권력추구형 인물을 밝혀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그 것이 폭군을 예측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환경과 양육 태도, 과거 경험과 재산등의 환경 요소가 관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잘못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인가? 그 것은 우리의 뇌가 선사시대 환경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외집단을 배척하고 내집단을 우선시하며 허세와 위세스런 남성적 포스를 우리가 본능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이다. 정치가는 이러한 인간의 진화적 불일치를 선동기법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실현한다.
악한 리더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마키아밸리즘.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둘째, 나르시시즘. 오만과 자아도취, 과장과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강하다. 셋째, 사이코패스. 공감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충동과 무분별, 조작과 공격성,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방하고 위장하며 먹잇감에 접근하여 희생양을 해치운다. 이런 기질을 잘 순화하면 일 잘하는 사람이 될까? 대부분 그렇지는 않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권력 행사에는 ‘집단주의 대 개인주의’라는 조직 문화와 맥락, 그리고 사회적 영향(근묵자흑)등이 관여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환경과 목적이냐에 따라 아주 다른 행태를 취할 수 있다.(사례: 벨기에의 레오폴드2세)
또한 권력의 불가피성이 있다. 선한 의지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태국의 아피싯총리의 태도나 2005년 허리케인 당시 환자를 사망케할 수 밖에 없었던 미국의 어느 한 병원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있다. 물론 확신범도 있다. 남을 괴롭히는 악행이 본인에게는 실로 선한 행동이라고 믿는 사례도 많다. 권력 자체가 견제되지 않으면 부패할 수 밖에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더 나은 사람이 권력을 잡기 위해
첫째, 지원자 풀을 늘리고(심화, 확대), 선별 과정을 강화한다(악의 3요소를 걸러내야 한다), 매양 해 온대로의 관성을 버리고 새로운 채용심사규정을 세심하게 작성해야 한다.
둘째, 무작위 선출로 감독 기관을 구성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리스의 클레로테리온’. 제비뽑기도 좋다. 무작위 대표 선출의 장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셋째, 보직 순환을 통해 권력 남용과 부패를 막는다. 사람은 누구나 무능의 수준에 오를 때가 있다. 이 때 우리는 부패하기 시작한다. 직원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넷째, 결과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까지 검토한다.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평가하고, 결과를 적절한 맥락에서 더 주의 깊게 조사해야 한다.
다섯째, 책임감을 자주, 강하게, 상기시키는 장치를 만든다. 당신은 누구를 대표하는 사람이므로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주어야 한다.(캐나다 최초 여성 총리 킴 캠벨의 예)
여섯째, 사람을 추상적인 존재로 여기게 두지 않는다. 사태의 당사자를 직접 눈을 마주치고 바라보면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곱째,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는 감각을 준다. 벌 할 힘 있는 존재가 지켜 볼 때 더 선하게 행동한다는 말이 있다.
여덟째, 감독의 초점을 지배자에게 맞춘다. 선량한 시민들이 감독의 대상이 아니다. 지배자가 항시 감독받고 있음을 인지하게 해야 한다.
아홉째, 무작위성을 활용해 억지력을 높인다. 뉴욕 경찰국의 청렴성 시험이 그 대표적 예이다. 속도 제한을 잘 지킨 운전자에게 무작위 복권 당첨의 기회를 주는 것처럼 당근도 같이 하면 좋다.
열 번째, 원칙을 지키는 구원자를 직접 만든다. 우리 스스로가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물론 어렵다. 그러나 ‘더 많은 평범한 사람이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권력의 부름에 답하고, 지배력이 부패할 때 그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책익는 마을 원 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