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비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하여 사회 문제로 확산됨으로써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처럼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식생활과 생활 패턴의 서구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고칼로리 음식, 인스턴트 음식을 즐겨 먹고 운동을 게을리하는 습관이 살찐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빼빼 말라야 하는 체질에서도 비만이 나타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비만은 한마디로 신체 활동으로 소비되는 칼로리보다 음식물로 섭취된 칼로리가 많을 경우 그 여분이 몸속에 지방 조직으로 축적되어 생기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체내 지방 조직의 양이 지나치게 증가하여 표준 체중의 20% 이상을 초과할 경우를 뜻한다. 즉,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몸 안에 지방이 너무 많이 축적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의서에 기록되어 있는 비만증의 원인 가운데 한 가지는 비만이 선천적으로 타고 난 체질과 관계가 깊다는 것이다. 즉, 유전적인 체질 요인 때문에 비만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비만을 치료하려면 우선 자신의 체질을 알고 자신의 체질에 알맞은 음식을 먹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비만은 대개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 습관으로 생긴 경우가 많고, 실제로 비만인 사람의 음식 습관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비만해질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사상 체질은 크게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 네 가지 체질로 나뉘어진다. 체질별 특징과 체질별로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들을 알아보자.
태양인
태양인이며 비만인 사람은 담백하고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주식으로는 메밀, 냉면 등을 즐겨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찬은 순채나물, 새우, 전복, 소라, 붕어, 뱅어, 오징어, 게, 해삼 등을 담백한 맛이 나도록 양념을 강하지 않게 해서 먹도록 한다. 차로는 오가피차와 모과차가 허리와 관절과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으며, 솔잎차는 상체의 기를 맑게 하여 상체 비만을 막아 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닭고기, 쇠고기, 염소고기, 개고기, 조기 등 기름진 음식과 맵고 자극적인 조미료와 고추, 후추, 겨자, 카레, 꿀, 술, 무 등이 들어간 음식들은 피하도록 한다. 그리고 평소 화를 적게 내고 마음을 안정시키도록 하며 항상 부지런히 생활하도록 한다.
태음인
사상 체질 가운데 태음인은 가장 살이 많이 찌고 쉽게 찌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이든지 잘 먹으며, 무엇을 먹든지 소화가 잘 되는 체질적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태음인은 흡수하는 능력도 가장 뛰어나다. 항상 몸 안에 흡수하여 보관하려는 기능이 강하고 밖으로 내보내는 힘은 매우 약하다. 그러므로 몸 안에 영양분을 쌓아두려고 하다 보니 살이 찌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체질적으로 비만이 오기 쉬운 태음인의 비만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고열량의 음식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해야 한다. 또 긴장을 풀어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스트레스를 핑계 삼아 술을 마셔 불필요한 과잉 열량이 몸 안에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태음인들은 하루 식사를 두 끼식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태음인이며 비만인 사람에게 가장 효과가 큰 음식은 율무밥이다. 율무밥(현미멥쌀 3컵, 율무 1/4컵 ; 4인분)은 살을 빼주고 밥맛을 줄여주며 몸 안의 습기를 제거하고 부종을 없애준다. 그러므로 식욕을 억제할 수 없거나 물살과 같이 몸 안에 습이 많아서 비만해진 경우에 먹으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밖에 태음인에게 좋은 음식을 살펴보면 주식으로 현미와 검정콩을 섞어 먹는 것이 좋다. 반찬으로는 죽순, 목이버섯,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무청, 고구마순, 양파, 깻잎, 근대, 도라지 등을 요리해 먹는 것이 좋다. 차로는 율무차, 칡차, 설록차, 영지버섯차 등을 즐겨 마시도록 한다.
그러나 술, 육류, 햄류, 치즈, 피자 등 고칼로리 음식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감자, 닭고기, 달걀, 돼지고기, 개고기, 장어, 청어, 배추, 숙주, 냉이, 고추, 딸기, 사과, 바나나, 감, 후추, 겨자 등도 먹지 않도록 노력한다. 태음인은 평소 과식을 하지 않고 꾸준한 운동과 목욕을 자주 하는 것이 비만을 예방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꼭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양인
소양인은 성격이 급하고 직선적이며 행동이 빨라 다른 체질에 비해 살이 잘 안 찐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체질적 특성도 문명의 이기와 맞물려 살이 찌는 소양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대생활의 편리함과 교통의 발달로 걷는 양이 줄어들고 운동이 부족하여 빚어진 결과이다. 소양인들이 비만을 예방하려면 육류와 곡류보다는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음을 평화롭게 안정시켜 몸에 화나 열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양인 비만에 좋은 음식은 팥보리밥(쌀 3컵, 보리 1/2컵, 팥 1/3컵:4인분)이다. 팥에는 수분을 빼주고 종기를 없애거나 농이 생긴 것을 배설시키는 성분이 있다. 또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부종을 치료해주는 효과도 있다. 보리는 주로 기를 북돋아주고 위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해주며 설사를 그치게 하고 오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이뇨작용이 강하고 부종을 없애 준다. 이런 성질을 갖고 있는 팥과 보리를 섞어 밥을 지어 먹으면 몸 안의 열을 내려주고 이뇨작용이 잘 되게 하는 도와준다. 따라서 신장의 기능이 약하고 음기가 부족하며 열이 위로 치솟아오르면서 유발된 부종형 비만을 갖고 있는 소양인들에게 좋다.
이밖에 소양인 체질의 비만에는 현미와 녹두를 섞어 밥을 지어 먹으면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어 좋다. 반찬으로는 녹두나물, 메밀묵, 아욱, 가지, 근대, 씀바귀, 오이, 배추 등의 채소와 굴, 해삼, 새우, 전복, 복어, 멍게, 잉어, 가자미 등의 해산물을 매고 짜지 않게 담백하게 요리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차로는 옥수수 수염차, 보리차, 구기자차 등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또 오이도 즙을 내서 마시면 변비를 막아주고 이뇨작용을 도와주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소양인이며 비만인 사람은 밀가루, 감자, 닭고기, 쇠고기, 개고기, 염소고기, 꿩고기 등의 육류와 고추, 생강, 파, 마늘, 후추, 겨자, 카레, 땅콩, 잣, 꿀, 엿, 우유 등이 들어간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한다.
소음인
소음인은 대체로 꼼꼼하고 내성적인 체질적 특성을 나타낸다. 또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마음이 놓이는 철두철미한 성격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소음인의 성격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화 기능이 약한 단점이 있다. 따라서 다른 체질에 비해 살이 잘 안 찌고 마른 사람이 많다. 소음인 체질은 기가 약하고 소화 기능이 약해서 비만이 오게 된다. 몸의 기 순환이 잘 안 되어 몸의 대사가 느려 몸이 부은 듯하며 먹는 양이 많지 않아도 대소변이 잘 나오지만 살은 찌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차지고 아랫배도 차지게 되어 배설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서 살이 찌게 된다.따라서 소음인 체질의 비만은 몸의 기 순환과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해주어야 한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소음인 체질의 비만인은 현미찹쌀밥(현미멥쌀 3컵, 현미찹쌀 1컵 : 4인분)을 해 먹으면 성인병을 예방하고 비만을 치료하는 데 좋다. 현미는 겉껍질만 제거한 것으로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고혈압, 동맥경화, 간장병 등이 있는 경우에 먹으면 효과가 크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멥쌀보다 찰진 성질이 있어서 소화가 잘 된다. 따라서 현미 찹쌀밥은 소화 기능이 약하고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이 있으며 비만인 소음인이 먹으면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 현미와 차조 등을 섞어 밥을 해 먹으면 좋다. 반찬은 근대, 미나리, 두릅, 부추, 냉이, 달걀, 굴비, 민어 등의 재료에 파, 마늘, 생강, 고추, 들깨, 겨자, 후추, 카레 등을 넣어 매운 맛이 나게 해서 먹으면 혈액 순환을 돕고 몸의 찬 기운을 없애서 살이 빠지게 한다.
차로는 인삼차와 황기차를 즐겨 마시고, 삽주뿌리를 환으로 만들어 생강물로 장기간 복용하며 살이 빠지는 효과가 있다. 소음인이며 비만인 사람은 고칼로리 음식이나 햄버거, 피자, 치즈, 인스턴트 음식은 피해야 한다. 또 고구마, 밤, 보리, 밀가루, 메밀, 팥, 녹두, 돼지고기, 쇠고기, 바나나, 딸기, 배, 참외, 오이, 풋괴일, 엿기름, 호두, 빙과류 등의 성질이 찬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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