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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월옥량(落月屋梁)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故人)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이다.
落 : 떨어질 락(艹/9)
月 : 달 월(月/0)
屋 : 집 옥(尸/6)
梁 : 들보 량(木/7)
출전 : 두보(杜甫)의 몽이백(夢李白)
지는 달빛만이 지붕에 가득하구나. 밤에 벗의 꿈을 꾸고 깨 보니,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추고 있다는 뜻이다. 벗을 그리는 마음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이다.
당(唐)나라는 잘 알려진 대로 시(詩)의 시대였다. 청(淸)나라 강희제(康熙帝)때 편찬한 전당시(全唐詩)에는 시인이 2200여 명에 4만 8900여 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니 그 규모에 놀란다.
초당(初唐) 성당(盛唐) 중당(中唐) 만당(晩唐)의 네 시기로 나누는 당시는 8세기 전반의 성당기가 이름에 맞게 가장 융성했다.
당 제국이 최고의 번영을 누렸던 시기에 맞춰 이백(李白)과 두보(杜甫)가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으로 불리며 명시를 줄줄이 탄생시킨 시기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10년이 넘는 나이 차이에다 자연을 많이 읊은 이백에 비해 우수의 노래가 많은 두보의 취향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만남 이후 극진한 벗으로 지냈다.
특히 두보는 술을 좋아한 이백의 재기를 존경하여 시에서도 많이 언급했는데 '이백은 술 한 말 마시면 시 백 편을 썼다(李白一斗詩百篇)'는 음중팔선가(飮中八僊歌)도 그 중 하나다.
이보다 더욱 애틋한 것이 꿈에서도 이백을 자주 보았다는 구절로 제목부터 '몽이백(夢李白)'이다. 지는 달(落月)이 지붕 마루턱(屋梁)을 환히 비추고 있다는 묘사는 그 빛으로 당신의 얼굴을 비춘다고 표현했다.
이백은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궁정시인에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쳐져 방랑했다. 권력 다툼의 와중에 옥에 갇히는 신세도 되었기 때문에 두보는 항상 그의 거취가 걱정됐다.
2수가 있는 중 첫 번째 시의 부분을 보자.
故人入我夢, 明我長相憶.
벗님께서 나의 꿈에 들어오니, 우리가 오래 서로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고인(故人)은 죽은 사람이 아닌 옛 친구 이백이다.
君今在羅網, 何以有羽翼.
지금 그대는 그물에 갇혀 있는 몸, 어이 날개가 있을 수 있으리.
落月滿屋梁, 猶疑照顔色.
꿈을 깨어보니 지는 달 들보에 가득하여, 그대의 밝은 얼굴 보고 있는 듯하오.
둘째 수의 애틋한 부분은 또 이렇다.
三夜頻夢君, 情親見君意.
사흘 밤을 자주 그대 꿈꾸니, 그리는 마음 드러내는 것이리라.
出門搔白首, 若負平生志.
문을 나서며 흰 머리를 긁는 품이, 마치 평생의 꿈을 저버린 것만 같아.
벗을 꿈속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깨어보니 지는 달만 처량하게 지붕을 비추고 있어 더욱 벗이 생각나고 쓸쓸하니 그 관계를 알겠다. 나이 차가 많아도 사람 됨됨이와 성취를 서로 존중하는 두보와 이백의 우정은 아득한 옛날이지만 부럽다.
우정을 이야기하는 많은 성어에도 아랑곳없이 친구를 이겨야 하고 그래야 내가 앞날이 탄탄해지는 경쟁, 또 그것을 부추기는 사회는 삭막한 미래만 기다릴 뿐이다.
夢李白 / 杜甫
其一
死別已吞聲, 生別常惻惻.
죽어서 이별하는 것은 울음을 참기만 하면 좋아지나, 살아있는데도 이별하는 것은 항상 슬프게 한다.
江南瘴癘地, 逐客無消息.
강남은 장려(풍토병, 창병)의 땅인데, 추방된 나그네는 소식이 없다.
故人入我夢, 明我長相憶.
오랜 친구가 나의 꿈속에 들어왔는데, (그는) 나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였다.
恐非平生魂, 路遠不可測.
아마도 평소의 혼백이 아니겠지요? 길이 멀어 (죽었는지 살아있는지) 헤아릴 수 없다.
魂來楓葉青, 魂返關塞黑.
혼이 올 때는 (이백이 있는) 단풍나무숲이 푸르렀고, 혼이 갈 때는 (두보가 있는) 변방의 관문이 캄캄하였다.
君今在羅網, 何以有羽翼.
그대는 지금 그물(法網) 속에 있는데, 어떻게 날개로 날 수 있는가요?
落月滿屋梁, 猶疑照顏色.
(꿈이 깰 때) 지는 달은 집의 들보에 가득하였는데, 아직도 얼굴에 비추고 있을 것이다.
水深波浪闊, 無使蛟龍得.
(강호에서는) 물은 깊고 물결이 거치니, 교룡으로 하여금 득의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其二
浮雲終日行, 遊子久不至.
뜬 구름이 하루 종일 지나가나, 유랑하는 자는 오래도록 이르지 않는다.
三夜頻夢君, 情親見君意.
사흘 밤 동안 빈번하게 그대를 꿈꾸었는데, 감정이 친밀하여 그대의 의중(나에 대한 깊은 정)을 보았다.
告歸常局促, 苦道來不易.
돌아간다는 것을 고하는 것은 늘 불안해서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데, (이백은) 다시 오는 것이 쉽지 않다고 걱정스럽게 말을 하였다.
江湖多風波, 舟楫恐失墜.
강호에는 풍파가 많은데, 배를 젓는 노가 떨어져 잃어버릴까 걱정스러웠다.
出門搔白首, 若負平生志.
문을 나서며 머리를 긁적이는 것(뜻대로 되지 않을 때의 습관)은, 평생의 뜻을 어기는 것과 같다.
冠蓋滿京華, 斯人獨憔悴.
높은 벼슬아치들은 경성에 가득하나, 이 사람(이백)은 홀로 초췌하였다.
孰云網恢恢, 將老身反累.
누가 하늘의 그물은 광대하여 엉성하다고 말했나? 몸이 늙으니 도리어 그물에 걸리게 되었다.
千秋萬歲名, 寂寞身後事.
천추만세에 아름다운 이름이 있다하여도, 죽은 뒤의 일은 적막하기만 하다(보상받기는 어렵다).
이 시는 乾元 二年(759年) 가을 두보(杜甫)가 秦州에서 임시로 살 때 지은 것이다. 李白과 杜甫는 天宝 4년 가을, 山东 兖州 石门에서 이별한 후, 더 이상 만나지 못하였으나, 피차 줄곧 깊이 생각하였다.
757年(至德 2년), 이백(李白)은 일찍이 永王 李璘의 幕府에 참여한 것이 연루되어 浔阳(今江西省九江市)에서 하옥되었다.
乾元 元年(758年) 初, 또 죄가 정해져 夜郎(今贵州省桐梓县)으로 유배되었다.
乾元 二年(759年) 2月, 三峡에서 유배되어 가는 도중에 사면되어 江陵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杜甫는 이 때 秦州에서 임시로 기거하고 있었는데, 편벽된 지방으로 소식이 단절되었고, 단지 李白이 유배되었다는 것만 알고, 이미 사면되어 돌아갔다는 것을 알지못하여, 여전히 이백을 걱정하고 있었고, 수시로 꿈속에서 그를 그리워하여, 이 시를 짓게 되었다.
이 시는 두보가 친구 이백의 신상을 염려하여 지은 시이다. 이백이 영왕린(永王璘)의 사건에 연좌되어 주살 될 뻔했을 때, 곽자의(郭子儀)가 관직을 삭탈하는 것으로 속죄케 하자고 청하여, 사일등(死一等)을 감하여 야랑(夜郞)에 유배되었다.
얼마 후에 귀양이 풀려 심양(潯陽)에 돌아왔으나, 또 다른 일에 연루되어 하옥되었다. 심양은 강서성(江西省) 북부에 있는 땅인데, 두보는 이때에 '이백을 꿈에 보고 그를 염려'하여 지었다.
두보는 이 시를 이백의 신상을 염려하여 꿈에서 그를 보고 지은 것이다. 배경은 이 시를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다. 처음 이 시를 읽었을 때, 나는 두보가 누구를 위해 쓴지는 몰랐으나, 친구를 위해서 썼다는 것을 나중 확실히 알았다.
친구를 '무척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시를 읽으면서, 두보의 친구에 대한 걱정과 염려의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하게 느껴졌고, 나 역시 친구를 위해 저런 마음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唐詩라고 하여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기만 했는데, 시를 읽으며, 친구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가슴에 쉽게 와 닿아 무척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친구간의 우정은 존재했고, 소중한 것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두보가 이백을 염려하여 지은 이 간절한 시는, 읽는 그 누구에게나 깊은 감동을 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소중한 친구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이 시를 읽으면서. 소중한 친구들을 떠올린 이유이다.
▶️ 落(떨어질 락/낙)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洛(락)으로 이루어졌다. 풀(艹)잎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떨어지다를 뜻한다. 各(각)은 목적지에 도착하다, 안정되는 일, 음(音)을 나타내는 洛(락)은 시내가 아래 쪽으로 흘러가는 일, 초두머리(艹)部는 식물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落자는 '떨어지다'나 '떨어뜨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落자의 생성 과정은 비교적 복잡하다. 落자의 갑골문을 보면 비를 뜻하는 雨(비 우)자와 '가다'라는 의미의 各(각각 각)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각(떨어질 각)자가 본래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각자는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다'를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落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각자와 落자를 서로 혼용했지만 지금은 落자만 쓰이고 있다. 落자는 나뭇잎이나 비가 '떨어지다'를 표현한 것으로 각자에 艹(풀 초)자를 더해 의미를 확대한 글자이다. 그래서 落(락)은 풀이나 나무의 잎이 떨어지다, 떨어지다, 떨어뜨리는 일 등의 뜻으로 ①떨어지다 ②떨어뜨리다 ③이루다 ④준공하다 ⑤두르다 ⑥쓸쓸하다 ⑦죽다 ⑧낙엽(落葉) ⑨마을 ⑩빗방울 ⑪울타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추(墜), 떨어질 타(墮), 떨어질 운(隕), 떨어질 령(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탈 승(乘), 들 입(入), 날 출(出), 더할 가(加), 미칠 급(及), 더할 증(增), 얻을 득(得), 회복할 복(復), 덜 손(損), 더할 첨(添), 오를 척(陟), 오를 등(登), 더할 익(益), 들일 납(納)이다. 용례로는 선거에서 떨어짐을 낙선(落選), 성적이 나빠서 상급 학교나 상급 학년에 진학 또는 진급을 못 하는 것을 낙제(落第), 떨어진 나뭇잎을 낙엽(落葉),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맥이 풀리는 것을 낙담(落膽), 세력이나 살림이 줄어들어 보잘것이 없음을 낙탁(落魄), 문화나 기술 또는 생활 등의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을 낙후(落後), 천거 또는 추천에 들지 못하고 떨어짐을 낙천(落薦), 경쟁 입찰 따위에서 입찰의 목적인 물품 매매나 공사 청부의 권리를 얻는 일을 낙찰(落札),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여럿이 줄을 지어 가는 무리에서 함께 가지 못하고 뒤로 처지는 것을 낙오(落伍), 과거에 떨어지는 것을 낙방(落榜), 높은 곳에서 떨어짐을 추락(墜落),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죄를 범하여 불신의 생활에 빠짐을 타락(墮落), 기록에서 빠짐을 누락(漏落), 이리저리 굴러서 떨어짐을 전락(轉落), 당선과 낙선을 당락(當落), 성하던 것이 쇠하여 아주 형편없이 됨을 몰락(沒落), 빠져 버림을 탈락(脫落), 물가 따위가 갑자기 대폭 떨어짐을 폭락(暴落), 물가나 시세 등이 급히 떨어짐을 급락(急落), 지키는 곳을 쳐서 둘러 빼거나 빼앗김 또는 적의 성이나 요새 등을 공격하여 빼앗음을 함락(陷落),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로 남녀 간 서로 그리워 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을 낙화유수(落花流水), 가지가 아래로 축축 늘어진 키 큰 소나무를 낙락장송(落落長松),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 뜨린다는 뜻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기는 커녕 도리어 해롭게 함을 이르는 말을 낙정하석(落穽下石), 가을이 오면 낙엽이 펄펄 날리며 떨어짐을 일컫는 말을 낙엽표요(落葉飄颻), 몹시 놀라 얼이 빠지고 정신 없음을 일컫는 말을 낙담상혼(落膽喪魂), 끓는 물에 떨어진 방게가 허둥지둥한다는 뜻으로 몹시 당황함을 형용하는 말을 낙탕방해(落湯螃蟹), 낙화가 어지럽게 떨어지면서 흩어지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낙영빈분(落英繽粉),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낙월옥량(落月屋梁) 등에 쓰인다.
▶️ 月(달 월)은 ❶상형문자로 언제나 둥근 날 일(日; 해)에 비하여 차고 이지러짐이 있으므로 초승달 혹은 반달의 모양을 글자로 삼았다. ❷상형문자로 月자는 초승달을 그린 것이다. 보름달은 '해'와 외형상 차이가 없으므로 초승달을 그려 '달'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을 뜻하는 日자가 '시간'이나 '태양의 작용'에서 연상되는 글자를 만드는 반면 月자는 달이 차오르고 지는 주기성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월경(月經)이라고 하면 여성의 생리를 뜻하고 매달은 '주기적인 달'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月자가 부수로 쓰였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肉(고기 육)자의 변형자가 月자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육달 월'이라고 한다. 그래서 비록 月자가 들어간 글자일지라도 肉자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구별할 방법은 '月자가 어느 변에 자리 잡고 있는가?'이다. 만약 期자와 같이 우측 변에 위치해 있다면 이것은 '달'과 관련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대부분이 肉자의 변형자에 해당한다. 그래서 月(월)은 (1)월요일(月曜日) (2)달 등의 뜻으로 ①달, 별의 이름 ②세월(歲月), 나달, 광음(光陰; 시간이나 세월을 이르는 말) ③달빛 ④달을 세는 단위(單位) ⑤한 달, 1개월 ⑥월경(月經), 경수(經水) ⑦다달이, 달마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일(日)이다. 용례로는 달이 솟아오름을 월출(月出), 그 달의 끝을 월말(月末), 그 달의 처음 무렵을 월초(月初), 그 달의 초하룻날을 월삭(月朔), 다달이 받는 정해진 봉급을 월급(月給), 달에서 비쳐 오는 빛으로 달빛을 월광(月光), 매달 한 차례씩 인쇄물을 발행함 또는 그 간행물을 월간(月刊), 다달이 내는 집세를 월세(月貰), 달떡으로 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든 흰 떡을 월병(月餠), 한자어 숫자 다음에 쓰이어 달수를 나타내는 말을 개월(個月), 해나 달을 단위로 하여 한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세월(歲月), 매달이나 다달이를 매월(每月), 밝은 달을 명월(明月), 아름다운 달을 가월(佳月), 결혼하고 난 바로 다음의 즐거운 한두 달을 밀월(蜜月), 다음에 오는 달을 내월(來月), 달이 뜨는 것을 구경하거나 맞이하는 일을 영월(迎月), 일년 가운데 마지막 달 곧 음력 12월을 계월(季月), 달마다 정례적으로 한 번씩 모이는 모임을 월례회(月例會), 그 달에 정해진 행사를 일컫는 말을 월중행사(月中行事), 한 달에 한번씩 내는 잡지를 일컫는 말을 월간잡지(月刊雜誌), 달 같은 태도와 꽃 같은 얼굴의 뜻으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월태화용(月態花容), 달빛으로 책을 읽는다는 말을 월광독서(月光讀書), 혼인을 중매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월하노인(月下老人), 달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진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성하면 반드시 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월만칙휴(月滿則虧), 달빛은 차고 강물은 맑게 조용히 흐른다는 뜻으로 겨울철의 달빛과 강물이 이루는 맑고 찬 정경을 이르는 말을 월한강청(月寒江淸), 달이 밝으면 별빛은 희미해진다는 뜻으로 한 영웅이 나타나면 다른 군웅의 존재가 희미해짐을 비유한 말을 월명성희(月明星稀), 달은 밝고 바람은 선선하다는 뜻으로 달이 밝은 가을밤의 경치를 형용한 말을 월백풍청(月白風淸), 달이 꽉 차서 보름달이 되고 나면 줄어들어 밤하늘에 안보이게 된다는 뜻으로 한번 흥하면 한번은 망함을 비유하는 말을 월영즉식(月盈則食) 등에 쓰인다.
▶️ 屋(집 옥, 휘장 악)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尸) 이르러(至) 머물수 있는 곳으로 집을 뜻한다. 尸(시)는 사람이 누워서 쉬고 있는 모양이며 인체(人體)나 가옥(家屋)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냄의 뜻과 至(지)는 속까지 닿아 이르다, 안쪽 방을 나타냄의 뜻이 합하여 사람이 이르러 머문다는 데서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屋자는 '집'이나 '주거 공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屋자는 尸(주검 시)자와 至(이를 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至자는 화살이 땅에 박혀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다르다'나 '(영향이)미치다'라는 뜻이 있다. 屋자는 시신을 뜻하는 尸자에 至자를 더한 것으로 '조상의 영혼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이전에는 屋자가 조상의 명패를 모시던 방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의미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집'이나 '주거 공간'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그래서 屋(집 옥, 휘장 악)은 음식점이나 상점(商店)의 상호에 붙이는 접미어로 ①집, 주거(住居) ②덮개, 수레의 덮개 ③지붕 ④장막(帳幕) ⑤300묘(정전의 구획 단위) ⑥무거운 형벌(刑罰)로 다스리다 ⑦멸망(滅亡)하다, 그리고 ⓐ휘장(揮帳; 피륙을 여러 폭으로 이어서 빙 둘러치는 장막)(악) 등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가(家), 집 궁(宮), 집 저(邸), 집 원(院), 집 호(戶), 집 사(舍), 집 헌(軒), 집 각(閣), 집 관(館)이다. 용례로는 지붕 위를 옥상(屋上), 집의 안을 옥내(屋內), 집의 밖을 옥외(屋外), 살림 집을 옥려(屋廬), 여러 집채들을 옥우(屋宇), 방의 서북 귀퉁이란 뜻으로 집안에서 가장 깊숙하여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일컫는 말 또는 지붕의 새는 곳을 옥루(屋漏), 정신이 들어 있는 데라는 뜻으로 육체를 일컫는 말을 옥리(屋裏), 지붕의 모서리로 곧 용마루 끝을 옥각(屋角), 집의 위쪽을 덮어 가리는 부분을 옥개(屋蓋), 새 날개처럼 올라간 처마를 옥익(屋翼), 집의 양식에 관한 제도를 옥제(屋制),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술집을 주옥(酒屋), 글방을 서옥(書屋), 옛집을 구옥(舊屋), 지은 지가 매우 오래된 집을 고옥(古屋), 기와로 지붕을 인 집을 와옥(瓦屋), 풀로 인 집을 초옥(草屋), 띠풀로 엮은 집으로 초가집을 모옥(茅屋), 우리나라 고유의 형식으로 지은 집을 한옥(韓屋),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이나 돌이나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을 장옥(牆屋), 임시로 지은 오두막 집을 가옥(假屋), 아주 작은 집이나 작은 방을 두옥(斗屋), 집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사옥(舍屋), 자기 집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폐옥(弊屋), 낮고 조그마한 집을 왜옥(矮屋), 지붕 위에 또 지붕을 얹는다는 뜻으로 불필요하게 이중으로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옥상옥(屋上屋), 지붕 밑에 또 지붕을 만든다는 뜻으로 독창성 없이 앞 시대의 것을 모방만 함을 경멸해 이르는 말을 옥하가옥(屋下架屋), 지붕이 헐어서 뚫린 구멍이 마치 북두칠성과 같다는 뜻으로 몹시 가난한 살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옥여칠성(屋如七星), 사랑하는 사람의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한다는 뜻으로 지극한 애정을 이르는 말을 옥오지애(屋烏之愛), 지붕 위에 거듭 집을 세움이라는 뜻으로 물건이나 일을 부질없이 거듭하는 것의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옥상가옥(屋上架屋), 지붕 밑에서 하는 사사로운 이야기라는 뜻으로 쓸모 없는 사사로운 이야기를 이르는 말을 옥하사담(屋下私談), 사랑이 지붕 위의 까마귀에까지 미친다는 뜻으로 사람을 사랑하면 그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스럽다는 말을 애급옥오(愛及屋烏), 두서너 칸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집을 수간두옥(數間斗屋),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낙월옥량(落月屋梁), 집마다 가히 표창할 만한 인물이 많다는 뜻으로 백성이 모두 성인의 덕에 교화되어 어진 사람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비옥가봉(比屋可封), 추운 날의 허술한 초가집이라는 뜻으로 엄동설한에 떠는 가난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천한백옥(天寒白屋) 등에 쓰인다.
▶️ 梁(들보 량/양)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삼수변(氵=水,氺; 물)部,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건너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刅(창)으로 이루어졌다. 물 위에 놓는 다리, 전(轉)하여 들보, 또 漁(어)와 통하여 물고기를 잡는 발담(어량: 魚梁)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梁자는 '들보'나 '대들보', '교량'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들보란 두 기둥 사이를 건너지르는 나무다리를 뜻한다. 梁자는 木(나무 목)자와 水(물 수)자, 刅(비롯할 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梁자의 금문을 보면 水자에 爿(나뭇조각 장)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爿자가 '널빤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이것은 물 위쪽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梁자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梁(량)은 ①들보(칸과 칸 사이의 두 기둥을 건너질러는 나무), 대들보(기둥과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큰 들보) ②나무다리(나무로 놓은 다리) ③교량(橋梁), 징검다리 ④제방(堤防), 둑 ⑤관골(顴骨: 광대뼈) ⑥양(모자 등에 가로로 둥긋하게 마루가 진 부분) ⑦양주(陽鑄: 주금(鑄金)에서, 겉면에 무늬나 명문(銘文) 따위를 약간 두드러지게 함) ⑧어량(魚梁: 물고기를 잡는 장치) ⑨활 모양 ⑩기장(볏과의 한해살이풀) ⑪왕조(王朝)의 이름 ⑫양(梁)나라 ⑬성(姓)의 하나 ⑭노략질하다 ⑮(다리를)놓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리 교(橋)이다. 용례로는 강이나 내 등을 사람이나 차량이 건널 수 있게 만든, 비교적 큰 규모의 다리를 교량(橋梁), 등골뼈를 척량(脊梁), 함부로 날뜀을 도량(跳梁), 외나무 다리를 독량(獨梁), 산골짜기를 건너지른 다리를 산량(山梁), 건물의 중심에 세우는 기둥에 앞뒤로 마주 끼어 걸린 들보를 상량(相梁), 어지러이 달림이나 마음대로 날뜀을 육량(陸梁), 둘 이상의 재목을 합쳐서 만든 들보를 합량(合梁), 하천에 놓은 작은 다리를 하량(河梁), 가마가 지날 수 있는 나무다리를 여량(輿梁), 어량을 쳐 놓은 못을 택량(澤梁), 마룻대와 들보 또는 기둥이 될 만한 인물을 동량(棟梁), 대들보 위에 있는 군자라는 뜻으로 집안에 들어온 도둑 또는 도둑을 미화하여 점잖게 부르는 말을 양상군자(梁上君子), 들보 위에 회를 바른다는 뜻으로 여자가 얼굴에 분을 많이 바른 것을 비웃는 말을 양상도회(梁上塗灰), 마룻대와 들보로 쓸 만한 재목이라는 뜻으로 나라의 중임을 맡을 만한 큰 인재라는 말을 동량지재(棟梁之材),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낙월옥량(落月屋梁), 허벅다리를 찌르고 머리털을 대들보에 묶는다는 뜻으로 분발하여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자고현량(刺股懸梁), 머리털을 대들보에 묶고 허벅다리를 찌른다는 뜻으로 분발하여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현량자고(懸梁刺股), 권세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함을 이르는 말을 도량발호(跳梁跋扈)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