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번 이 부분에 대한 글을 써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밑에 전북현대 님이(전북 지지자시죠?) 우리 서울(서유 지칭)이라고 칭하는 것을 본후 지금이 적기인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서울유나이티드'
축구팬의 희망이죠? 축구팬들이 좋아할만한 시민구단인데다가 엠블럼도 멋지고, 가장 중요한 FC서울에 대적할 수 있는 구단이니까요.
우리는 그래서 이 팀에게 이런 수식어를 붙힙니다.
"진짜 서울이 온다" 라구요.
하지만 전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서울유나이티드가 과연 FC서울이 없었다면 창단이 가능했을까?라구요.
혹자들은 이렇게 말할겁니다. FC서울이 없었다면 서울유나이티드의 창단이 더 빨라졌을 것이고 구장도 잠실이 아닌 상암을 사용했을 것이다라구요.
하지만 전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FC서울이 연고이전할 당시에는 온 국민이 서울팀이 있어야 된다는 암묵적 동의가 성립된 후입니다. 그래서 2000년대 이후 초유의 연고이전이 연맹에 의해 자행됐고, 그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죠.
또 이런 암묵적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FC서울은 서울이라는 연고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동의 없이 옮긴 부천이 제주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말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서울입성비 200억(250억인가요?)은 현재의 서유같은 형태의 시민구단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고, 또 다른 기업구단이 창단한다 해도 대부분의 축구에 관심있는 기업들이 이미 K리그에 진입해 있는 이상 그 정도의 액수를 들고, 완전 새로운 선수와 코치진을 구성(여기에도 적잖은 돈이 들 것)해서 매년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K리그 판에 뛰어들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그 뭐죠? 오리콤인가? 해외 뭔 기업인가가 서울 구단 창단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발을 뺀 것 아니겠습니까?
자 축구팬들이 알다시피 아직 우리 리그는 그렇게 매력적인 리그가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그것이 '서울' 수도의 팀이라는 메리트가 있을지라도 말이죠.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서울팀은 있어야겠고, 서울팀을 만들 기업은 없고 해서 그냥 "에잇 모르겠다 연고이전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시잖아요 우리 한국인 근성. 마음 먹으면 빨리 빨리 해치워버려야 된다는 것을요.
잡설은 집어치우고 서유가 창단했습니다.
그런데 웃긴 것이 서유 창단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 FC서울이 연고이전한 뒤입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서유창단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죠. 그것이 연고이전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든 애초에 계획이었든지 암튼 이때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3년 정도의 기간이 지난 후 서유가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서유는 참 기네스북에 오르고도 남을 만한 기록들을 여러개 갖고 있어요.
팀은 없는데, 서포터는 있고, 팀은 없는데 엠블럼 공모도 하고, 팀은 없는데 유니폼도 팔고 머플러도 팔고 말이죠. (세상에 팀도 없는데 이런 것부터 파는 거 전 지금도 이해가 안갑니다)
이런 모든 것이 팀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 잘 압니다. 그런데 솔직히 서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반FC서울때문에 서유로 몰리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FC서울로 인해 반사적으로 서유가 이익을 보고 있다고 해야 할까?
우리 리그 현실상 K3 리그(솔직히 전 K3가 조기축구회 수준이라고 봅니다)에 참가하는 한 팀을 붉은악마 서울지부가 후원하고 모든 축구팬들이 호감을 갖고 있으며, 언제든지 서유를 위해 푼돈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충성심 가득한 팬들이 있다는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K리그에서는 명문팀들도 1년 시즌권 한장 더 팔려고 아둥바둥 대는 현실을 감안해본다면 말이죠.
그리고 시민구단 형태가 반드시 정답의 형태는 아닌 것 같아요. 물론 대전도 시민구단이지만, 저는 위태위태한 대전재정을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쉴 때가 있습니다.
물론 리그의 빈부의 격차는 존재한다지만, 이건 단순히 빈부의 격차가 아니라 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니까요.
말이 길어졌습니다. 이쯤에서 결론을 내리죠.
지금 현재 서유는 거의 적이 없는 완전무결한 팀 정도로 축구팬들 사이에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리그팬들이 좋아하고, 서유의 성공을 바라고, 그들이 진정 K리그로 진입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리그로 진입해 자신의 팀과 서유가 격돌하면 중립적인 입장에서 경기를 관전할 정도로 말이죠(물론 이렇지는 않겠지요? 이정도로 지금 분위기가 그렇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서유는 정말 기회를 잘 만난, 팀의 하나일 뿐이고, 그 기회를 잘 살려나가고 있는 것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FC서울과 서유는 악어와 악어새정도로 비교하고 싶습니다. 서로 싫어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정도..
아 FC서울 입장에서는 서유는 그저 없어져버렸으면 좋을 거추장스러운 존재에 불과하겠군요. 아무튼 서유 입장에서는 반FC서울 정서로 창단에 성공한 구단이며, 그들이 정말 철저하게 계획을 잘 세우고 운영을 잘해서 지금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라 거의 축구팬들에 떠밀리듯이 창단이 된 구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무결한 구단은 절대 아니라는 것. 기회를 잘 타고 난 기회주의자라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서울유나이티드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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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긴급수정..그냥 웃자고 그런건데
너무 디테일하게 꼬집으시는듯 싶은데요. ㅋㅋㅋ
당연히 무결은 없죠. 모든것은 항상 상대적인겁니다. ㅎㅎㅎ
이 글은 사실관계가 틀렸습니다... 서유 창단 논의는 FC서울이 생기기 3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FC서울이 생기기 직전에는 거의 시간문제였습니다. 밥상에 밥반찬만 놓으면 되는 단계였는데 그게 연고이전으로 인해 엎어져버린 겁니다. 적어도 끊임없이 서울 시민구단 창단을 바라고 추진해왔던 모든 이들에게는 '원조 서울구단' 은 서유입니다.
영표형님 밑에 답글 달았어요 ^^
그저 서명운동이나 받고 서포터 모임이나 있던 것까지 본격적인 창단논의라고 생각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전 최소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시민주주 참가한 사람들과 창단에 서명한 사람들이 갖고 있던 서유의 투자가치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였을까요? 그 장래성을 FC서울이 먼저 차지해버린 거죠. 땅값이 팍 오를 땅에 구멍가게를 짓고 있었는데 사기를 맞아 노른자위 땅을 빼앗겼습니다. 그 사기꾼에 대한 분노를 바탕으로 열심히 일해서 다시 다른 값싼 땅에 구멍가게를 차렸다고 해서 그 사기꾼 덕택이라고 볼 순 없죠. 그대로 그 땅에서 가게를 했으면 큰 가게를 차릴 수 있었을 텐데.
또한 FC서울이 생기기 이전까지는 서울 축구단 창단을 바라던 '모든 서울의 축구팬' 은 서유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FC서울 창단 이후로 많은 팬들이 FC서울로 흡수되었죠. 이것이야말로 치명적인 것 아닐까요? 프로구단이 창단하기도 전에 팬들의 지지를 빼앗겼다는 것. 그게 제일 큽니다. 팬들을 선점해버렸다는 거. 그렇다고 돌려줘야 한다는 얘긴 절대 아니지만.
그런데도 서유가 기회주의자라니요, 서유는 '보다 커다란 이익과 순조로운 계획에 대한 기회를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선' 겁니다. 이건 적반하장격이죠...
이분은 2002 월드컵 끝나고나서 창단열풍을 잘 모르시나보네... 지금처럼 가난한 시민구단 재정을 생각하시면서 그당시 구단창단또한 어려웠을것이다 생각하시는데, 잘 생각해보세요... 대구와 인천이 생길정도면, 서울시민구단은 더 많은 지지하에 생기지 않았을까요?? 그당시 GS와 부산 아이콘즈가 서울입성하려고 무쟈게 애쓴걸 보면 알 수 있을텐데..
그리고, FC서울팬 적좀 만들지 말아주세요.... 수원이랑 나쁜관계로 몰아넣고, 서유랑 몰아넣고.... FC서울팬은 서유 싫어하지 않습니다... 좋은 경쟁상대가 되길바랄뿐입니다.... 정체성에선 서유에 밀리지만, 그래도, K리그 역사에선 밀리지 않기에 꿀리지도 않고요
왠지 'FC서울'을 욕먹게 하려는 고도의 책략 같아 보이는 글이네요.
이분이 그동안 써오신 글을 보면 절대 그럴 분은 아니예요... 단지 이 글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버리는 글이네요
아놔 또 케톡분들한테 찍혔네 ㅡㅡ;;
저도 전혀 공감 못하겠습니다.
저 역시 전혀 공감이 안됩니다.
아 힘들게 작성했는데 공감안되면 낭패..ㅡㅡ
님 말씀에 동의하는 부분있습니다.팀은 있지도 않은데 서포터는 훌리건처럼 행동하고 엠블럼 공모하고 웃긴일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
FC서울이 모두가 바라는 형태로 탄생한 구단이 아님에는 확실해 보이며, 님의 그런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하지만, 서울유나이티드 역시 FC서울의 후광으로 인해 창단이 가시화되었다는 의견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누적된 힘이 이제서야 나타난다고 해도 좋을 것이라 봅니다.
죄송합니다만...문득 든 생각이 일본의 조선점령이 조선의 근대화를 이끌었다라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는 느낌이...ㅡㅡ;;
22222222222222222222 딱 이 글하고 맞는얘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