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눈물한방울 '현장실습생'은 교육받는 쪽에 가까울까? 노동하는 쪽에 가까울까?

[배 지 혜]

출처 : 여성시대 배 지 혜



내가 작년에 알게 된 영화가 곧 개봉을 한다고 해서
쩌리에 글 하나를 써보기로 마음 먹었어


영화 제목은 <다음 소희>야
https://youtu.be/gic6V_HeLLQ

영화 다음 소희 `23.02.08 개봉

이미 알고 있는 여시들도 많겠지만
특성화고등학교나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취업 및 직업교육을 위해 기업체 현장실습이라는 걸 해

이 '실습'이라는 말은,
학습·교육의 의미와 더 가까울까?
아니면 노동·근로의 의미와 더 가까울까?

난 아무리 생각해도 전자인 것 같지만
지난 세월동안 뉴스를 통해 접한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어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실습생들의 상해·사망 뉴스,
그리고 후속보도로 드러나는 해당 사업장의 민낯.....

과연 저 학생들은 무언가를 배우러 간 학생이 맞나?

돈 조금만 줘도 말 잘 듣는 노동자에 더 가까운 거 같은데?
 
 
 
근데 이건 나만 헷갈리는 게 아닌가봐
 
교육부와 노동부, 기업체 그 어디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걸 보면 말이지



늘 마음 한 켠에 안타까움을 품고 있었지만 그게 다였던 나는
우연히 이 영화를 정식개봉 전에 보게 됐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현장실습생 소희를 그려낸 영화야

이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갖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졌어





여시들 이 사건들 기억해?



2011년 광주 자동차 공장 고교실습생 의식불명 사건

자동차공장에서 실습생으로 있던 학생이 토를 하며 쓰러지며 의식을 잃게 된 사고

학생은 뇌출혈 증세를 보여 수술을 했지만 끝내 뇌사 상태로 입원 중

주말특근 및 2교대 야간근무를 하며 고강도 근무를 한 것으로 밝혀졌고
(주당 70시간까지도 근무)
사고 이후에 이 학생과 같은 상황의 실습생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남
 https://naver.me/FZ9XNZjb






2014년 울산 자동차부품 업체 고교실습생 사망 사건

대설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폭설이 온 상황에 작업을 중단했어야 했지만 야간작업을 강행했고
결국 공장 지붕이 무너져 졸업을 이틀 앞둔 고등학교 실습생이 사망하는 사고 발생

고교실습생에게는 야간 및 휴일에 근무를 시킬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발생 50여 분 전 인근 공장에서 지붕 붕괴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학생에게 일을 시켰던 것
 https://naver.me/xFrhvEy5





2017년 제주 음료 제조 공장 고교실습생 사망 사건

공장 적재기에 끼여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된 실습생이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

끼임사고가 발생하고도 몇 분 가량은 아무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고
심지어 다른 실습생에 의해 발견됐음

숨진 학생은 사고가 나기 얼마 전에도 실습 중 낙상사고를 당했던 적이 있었음
 
또한 친구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일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 "앉아있지를 못한다" 등의 말을 하기도 했음

실습기간 중 퇴사한 정규직 직원의 업무를 대신 했을 것으로 추정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197243





2021년 여수 요트선착장 고교실습생 사망 사건

요트선착장에서 실습을 하던 고등학생이 물에 빠져 숨진 사고

사망한 학생은 관광레저과 학생이었지만
관광서비스에 대한 실습이 아닌
요트 바닥에 붙어있는 따개비 등을 떼어내는 작업에 투입되었음

스킨스쿠버 자격증이나 잠수 관련 자격증이 전혀 없는 학생이었음
오히려 물을 무서워해서 수영도 못했던 애였다고 함

그리고 미성년자인 실습생에게 잠수 작업을 시킨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
https://m.kukinews.com/newsView/kuk202110070217





그리고
2017년 전주 콜센터 고교실습생 사망 사건

위에서 말한 영화 <다음 소희>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바로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학생이 시신으로 발견됨

이 학생은 당초 협약했던 월급의 액수보다 적은 돈을 받고 일했고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제 시간에 퇴근도 하지 못함

그리고 이 학생이 콜센터에서 소속되어 있었던 팀은
콜센터 업무 중에서도 특히 더 힘들어서 어른들도 잘 못견디는 팀이었음
(영화에 더 자세히 나옴)

학생은 텔레마케터 업무와 무관한 애견학과였음

그렇다고 회사가 애견이랑 관련있는 곳도 아니었고.. 그냥 인터넷 회사...
 https://naver.me/FVbOh6YZ






이 학생들은 왜 이렇게 죽음을 맞이해야 했을까?
누가 이들을 내몬 것일까?



끔찍한 비극 이후에 어른들은 변명만 늘어놓기 바빴어


"우리 기관 담당이 아니라, 저쪽 기관 책임 같은데요"

"여건 상 이런 것까지 신경쓰긴 어려워요"

"그 학생이 원래 좀 그런 애였어요"

"이 사고 때문에 우리가 본 손해도 막대하다고요"
 




<다음 소희>는 즐겁고 재미있고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라서
여시들한테 보라고 하기 주저되기도 했어

하지만 불편한 작품이라도 보고 알아야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렇게라도 조명되었음 좋겠어

사고가 난 직후에만 관심을 가지는 어른이 아니라
사고가 난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아직 또다른 사고나 발생하지 않았어도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어른도 있어야지



거듭되는 직업계 고등학교 현장실습 사건사고들로 인해
일부 법제도가 만들어지거나 고쳐지기도 했어

하지만 과연 위의 사고들이 법이 없어서 일어난 사고인가?
아니, 저 때도 법은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던 거지

더 탄탄한 법안을 만드는 것도 물론 좋은 방법이야

근데 아무리 좋은 법이 있다해도
지키는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싶어



영화는 아직 개봉 전이라,
대신 이 문제를 다뤘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 회차를 알려줄게

2017년 3월 18일 방송된 1068회야

무책임한 어른들의 모습을 너무도 잘 찍어놓은 나머지 손이 떨리더라

그알 보려면 유료결제가 필요한데 그게 여의치 않으면
유튜브의 요약영상도 있으니 관심 가져주길 바라!


https://youtu.be/Sovas77kL74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감시자 역할을 해주는 여시가 한명이라도 더 생기면 좋겠어



글 솜씨가 좋지 않지만 내 의도가 잘 전달됐음 좋겠다
읽어준 여시들 고마워

---

현장실습에 대해 듣거나 겪었던 여시들 댓 추가

대학생 현장실습도 직업계고 실습과 다를 바 없는 거 같아서
대학생 실습 경험 댓글도 함께 추가했어
 
 

[배 지 혜]

영화 <도희야>의 정주리 감독님 신작이고, 작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도 올랐던 작품이야

포털사이트 관객평도 좋고 여시들 반응도 좋던데 아무래도 상업영화가 아니다보니 관객이 많이 안드는 거 같음ㅠㅠ
2월 8일에 개봉했는데 우리 동네는 개봉한지 일주일만에 상영 끝내더라고..
이런 영화가 정말 흥행해야하는데 많이 아쉬웠어

다시는 착취당하며 몸과 마음이 다치는 아이들이 없기를,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한 무고한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 글 계속 끌올 하고 있어

피해자 묘사도 노골적이지 않고 그러면서도 문제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느꼈어
여성감독님에다가 여성배우 투탑 주연 영화이기도 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관객에 보고, 며칠이라도 더 오래 영화관에 걸려있었음 좋겠어
아직 큰 도시 중엔 남아있는 상영관도 쫌 있으니까
시간나면 한번 관람해주고 입소문 많이 내주길 바라

[여성의진화]

봐야겠다 고마워! 우리지역 어디서 상영하는지 찾아봐여자

[김치왕만두]

나 예전에 존나빡센 생산직 다녔을때 애기들 실습왔거든
진짜 빡세서 알바들 달에 한두번은 기절해서 실려갈정도였음 거짓말안하고 누구 기절해도 라인안멈춤
손베이고 물집잡혀서 터지는거?
아무도 걱정안하고 제품에 뭐 묻으니까 밴드붙이고 장갑끼고 일하라고함

그런곳에 실습생왔는데 보조시키는게 아니라 라인에 무조건 투입시켜서 1명몫을 주고 알바1명을 뺌
그럼 주변사람들도 어느정도 도와주는거지 자기몫이 있기때문에 많이 도와줄수가없음..
애들 처음하는거니까 뭔지도 모르고 원래 이렇게 힘든가해서 계속 다니다 직원하는애들도 있었는데
진짜 꼰대같지만 제발 관두고 다른데가라고 부탁함 너희 나이가 너무너무너무 아깝다고ㅠ

관리자들이 나빠서?ㅠ
아님 실습생오면 회사에서 인원하면 무조건빼게함 불러도 안보내줌
사람들이 나빠서?
기절할정도로 힘든와중에도 도와줌
그래도 1명이 빠진거니 다해줄수없으니 19살 애기들 죽어나는거고
계속 어설프니 도와주는 사람은 1.5인분씩하는거니까 본인도 슬슬 지치고 힘드니까 안도와주거나 신경질적이게됨..ㅠㅠ

생산직 관리자하면서 이런경우 너무 많이봤어ㅠ

실습이 아니라 걍 인력으로보

[서시의 환생]

예전에 일하던 곳에 실습 나온 학생들이 있었는데 애기들이라 일을 잘 못하는데 당연한데도 사회생활 오래한 어른들 대하듯 강압적으로 지시하게 되더라. 본사의 할당량 채우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예민하게 일 하던 곳이었거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당장의 힘듦을 견딜거라던 한 아이가 몇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나. 좀만 더 나이에 맞게 대해줄 걸. 너가 한 실수는 별 거 아니었다고 해줄걸..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