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읽는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음으로써 나의 지식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 한자한자 눈으로 글자들을 읽어내려갈 때마다 짜릿한 전율과 함께 느껴진다. 때문에 늦게까지 책을 읽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침대에 몸을 맡긴채 자그마한 스탠드를 켜두고 어둠속에서 읽는 소설의 묘미란, 단순히 잠을 청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하찮은 부류따위들은 절대 느낄 수 없을것이다.
특히 내가 지금 손에 쥐고 읽고 있는 이 '개미'라는 소설은 정말이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추리적 기법을 가미해 개미의 생태를 세밀히 묘사한 스테디셀러, 개미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번갈아가며 쓰여진 이 이야기는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 한 소설을 쓰기위해 30년의 새월동안 개미를 관찰했다고 한다.
어찌되었던 나는 벌써 이 매력적인 소설을 3번째 읽고 있는 중이었다. 정말이지 질리지가 않는다. 그때 불연듯 나의 눈앞으로 날아든 날벌래가 나의 신경을 자극했다.
나의 눈동자는 책에서부터 날벌래로 고정되었다. 그녀석은 마치 날 조롱하듯 금방 불빛을 쫒아가질 않고 끈질기게 나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날벌래일 뿐이다. 결코 인간을 조롱할 존재가 못된다. 설령 조롱받는다 한들 잡아 죽이면 그만일뿐.
나는 제빠르게 몇번 손을 놀려 그 날벌래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주먹을 세게 쥐질 않은 탓인지 벌래는 아직 살아있었고 나는 호기심에 그 벌래를 유심히 관찰했다.
노르스름한 작은 스탠드의 불빛의 영향탓인지 그 몸은 적갈색을 띄우고 있었고, 크기는 딱 개미만했는데 등에는 날개가 붙어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잡혀 아직 정신을 못차린 탓인지 뒤집어진채 자그마한 여섯개의 다리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이거 개미 아닌가? 생김새가 딱 개미같은데 날개가 있네?'
그랬다. 그 자그마한 생명체는 개미를 닮은것이 아닌 개미였다. 나는 즉시 어릴적 읽었던 곤충도감이라는 책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지금 나의 손아귀속에서 바둥거리는 이 자그마한 날곤충이 숫개미라는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초여름. 확실히 개미들의 짝짓기가 시작될 법한 계절이었다.
하지만 그순간 나는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집은 총25층 오피스텔에서 20층에 자릴 잡고 있었고, 감히 날곤충따위가 쉽게 들어올 곳이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온집안의 창문을 닫고 있었던 데다가, 집안에 개미집이 있었다고 보기엔 지금 내 손에서 바둥거리는 개미가 이 집에서 살아온 3년의 새월속에서 처음발견된 것이다.
'아무렴..'
깊이 생각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나는 크리넥스에서 휴지한장을 뽑아내 내 손아귀에서 바둥대는 이 하찮은 생명채를 눌러죽이려 하였다.
'응..?'
그러나 손바닥위에서 바둥거려야할 개미는 보이질 않았다. 다만 내 손바닥 위에서 뜯겨나간 네장은 얇고 자그마한 날개만이 손의 수분기에 젖어착 달라붙어있을 뿐이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흔들어 그것들을 털어냈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책으로 가져간다.
아무런 잡음하나 남아있지 않은 정적에 휩싸인 집안에서 자그마한 알람시계의 초침바늘소리가 귓가를 자극한다. 벌써 새벽1시다. 하지만 책읽기를 중단하기에는 이르다. 벌써 소설속의 개미들은 인간과의 교류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들은 그들과의 교류를 꺼려했다. 당연한것이다. 인간에비해 엄청나게 작은 이 하찮은 존재들과의 교류를 바라는 인간이 비정상적인 것이다. 나는 심히 공감했다. 어차피 완결도 알고 있기에 색다른 감흥도 없었지만.
나는 책을 덮었다. 목표한장까지 읽었으니 또 내일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그러다 문뜩 스탠드의 불을 끄고 어둠이 드리워졌을때 나는 아까 사라진 개미를 생각했다.
'분명 침대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을텐데..'
비록 자그마한 개미한마리에 불과했지만 나는 심히 불퀘감을 느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수면중 무의식적으로 먹게되는 곤충의 평균수가 68마리라는 이야기를 본적이 있기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는 없는일이다. 침대에 개미약을 뿌릴 수 도 없는 노릇이고 설령 그러고 싶어도 지금 나는 개미약따위는 없었다.
다행히도 나의 머리가 푹신한 베개를 파고들자 잡생각은 말끔히 사라졌다. 하루종일 너무 정신을 혹사시킨탓인지 금방 잠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래.. 어떻게 된일이라고..?」
사건현장 담당을 맡은 양형사는 미리 사건현장에 도착해 수색을 하고 있던 순경을 붙잡고는 사건여부를 묻기시작했다.
「아무래도 원인은 심장마비 같습니다. 시신은 사망한지 거의 보름이상을 방치되어있었구
요. 피해자는 아무래도 대인기피증이 심했던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방안에서 책만읽고 살
은것 같은데.. 가족은 없고, 직업도 프리랜서여서. 일단 시체의 악취에 시달리던 이웃주민
들의신고로 오늘 발견되었습니다.」
양형사는 알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꾀 진부한 스토리다.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던 피해자는 거의 밖에 나오질 않고 집에서 생활하다가 그렇게 어이없는 최후를 맞이한것이다. 자살이고 타살이고의 여부도 따질것 없어보였다. 그때 한 순경의 외침이 들려왔다.
「혀..형사님!! 이것좀 와서 보십시오!!」
그리고 피해자의 침실에 들어온 양형사는 눈살을 찌푸렸다. 부패된 시체의 냄새는 둘째치고, 그 부패된 시체의 입부근으로 아주자그마한 불개미들이 꾸역꾸역 기어나오고 있었다.
「모..모르고 피해자 시신의 복부를 건드렸는데..」
순경은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개미들은 계속해서 시신의 입과 콧구멍 그리고 부패된 눈알의 틈새를 비집고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시체의 주위를 떠나지 안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다. 마치 자신의 거처가 파손된걸 직감하고 다시 고치러 나온 개미처럼..
30년의 새월동안 -> 세월, 날벌래->날벌레, 불빛을 쫒아가질 않고 -> 쫓아가질, 이 하찮은 생명채를 -> 생명체, 문뜩-> 문득, 나는 심히 불퀘감을 느꼈다.-> 불쾌감....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만...일단 눈에 띄는 것만 적어봤어요..그런데 찾다보니 일부러 이렇게 쓰신건지..아님 오타인지 헷갈린다는...ㅎㅎ;;;
첫댓글 우엑..;;
우와!!!!! 엄청난 흡입력..... 감탄스럽습니다...... 정말 징그럽지만 왠지 주인공의 의식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재밌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헉..넘..;;ㅋㅋ좀징그럽네요ㅠㅠ잘읽었습니다^^
『Deathrasher』 - ㅎㅎ;; 『Virus』 - 아직 virus님에 비하면 졸작입니다 ^^;; 『앤셜리』 - 감사합니다 ^^ 『나는너에게』 - 제웃대 아뒤랑 비슷하시네요 ^^;;
오~소름끼쳐라~ㅠ재밌게 읽었습니당~와....ㅠ
우와~끝이 좋네요~~~&& *^^*
넘 깔끔합니다.. 한번에 빠져들었어요..^^
30년의 새월동안 -> 세월, 날벌래->날벌레, 불빛을 쫒아가질 않고 -> 쫓아가질, 이 하찮은 생명채를 -> 생명체, 문뜩-> 문득, 나는 심히 불퀘감을 느꼈다.-> 불쾌감....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만...일단 눈에 띄는 것만 적어봤어요..그런데 찾다보니 일부러 이렇게 쓰신건지..아님 오타인지 헷갈린다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