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누이야<br />가을 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날을<br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br />정정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br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br />즈믐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br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br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는 것을<br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br />살아 오던 것을<br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br />건네이던 것을<br /> <br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br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날을 기러기가<br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br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 두고<br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br />그렇게 만나는 것을<br /> <br />누이야 아는가<br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br />그 눈썹 두어 날이<br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 옴을<br /> <br /> 산문에 기대어, 송수권<br /> <br />송수권 시집 『산문에기대여』, 《문학의전당●2006년 발행》에서<b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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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은 좋은 날이었는데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