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해몽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세상살이일수록 요구되어지는 덕목은 정해(正解)와 정관(正觀)입니다.
동일한 상황에 대한 바른 관점과 바른 해석은 개인의 건강성은 물론이요
공동체의 건강성과도 깊은 연관을 갖게됩니다.
바른 해석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옛 이야기 한토막입니다.
<옛날에 한 시골 선비가 과거 시험을 보려고 한양에 왔습니다.
시험 이틀전에 미리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잠을 청하는데 연속해서 세 번이나 꿈을 꿉니다.
첫 번째 꿈은 담벼락 위에 배추를 심는 꿈이었고,
두 번째 꿈은 비가 오는데 비옷을 입고 우산을 함께 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꿈은 사랑하는 여인과 등을 맞대고 누워있는 꿈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선비는 그 세가지 꿈이 모두 심상치 않아서 주막 인근에 산다는
점쟁이를 찾아 갔습니다.
꿈 이야기를 들은 점쟁이가 하는 말,“ 과거 시험 급제는 물 건너 갔소이다
담벼락 위에 배추를 심었으니 헛된 일을 한다는 것이고,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있으니
그것도 헛수고 한다는 것이요. 사랑하는 여인과 등을 졌으니 이제 완전히 헛일이다.
이러한 뜻이요. 그러니 이번 시험에 대한 기대는 접는게 좋겠소!“
점쟁이로부터 이러한 해몽을 들은 선비는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날 돌아와서는 하루 종일 먼 산을 바라보며 구슬피 우는데, 그 모습을 보던 주모가
“아니! 내일 시험 치르는 양반이 어찌 글은 읽지 않으시고 이러고 계십니까?”
“내 나이 서른을 넘겼는데 아직 과거에 급제를 못하고 있으니 한평생 자식 걱정뿐인
연로하신 어머님과 처자식이 걱정되어 이러하오.”
“그러니까 이번에는 꼭 합격해야 하니 한시라도 책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할 것 아니오.”
“아! 그런데 이번에도 글렀소! 아침에 점쟁이한데 어제밤 꿈이야기를 했더니
다 헛일 하고 있다고 하오.”
“도대체 뭔 꿈인데요. 나도 주워 들은게 많아서 꿈 해몽은 좀 하니 어디 들어나 봅시다.”
그러자 시골 선비가 그 꿈 이야기를 해 줍니다.
다 듣고난 주모가 하는 말!“이번 시험 합격은 떼어놓은 당상이구먼, 담벼락 위에 배추를 심었으니
높은 성적으로 과거에 급제한다는 것이고 비옷을 입고 우산도 쓰고 있으니
이번 만큼은 철저히 준비했다는 의미며, 그리고 몸만 돌리면 사랑하는 여인을 품에 안을 수 있으니
쉽게 뜻을 이룬다 그러하니 무조건 합격이구먼요.”
주모의 말에 큰 용기를 얻은 선비는 다음날 시험에 응했고 급제를 하게 되었답니다.>
(유튜브, 야담선비에 나오는 이야기)
위의 이야기는 꿈보다 해몽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라 하겠습니다.
구약성경 사무엘상 30장을 보면 다윗 일행이 본거지인 시글락을 비워 놓고 블레셋 지역으로 갔다가
사흘만에 본거지로 돌아오자, 아멜렉 사람들이 시글락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나아가 여인들과 자녀들을 포로로 끌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현실에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이 울 기력이 없을 정도로 울다가
그에 대한 분노를 다윗에게 쏟아 놓으며 다윗을 돌로 쳐 죽이려 합니다.
일촉즉발의 군급(窘急)한 현실에 대한 다윗의 대응을 보면 다윗을 믿음의 용사라
칭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온 무리는 아들딸을 잃고 격분해서 다윗을 돌로 쳐죽이자고 수군거렸다.
그리하여 다윗은 곤경에 빠지게 되었으나 자기의 하느님 야훼를 믿고 힘을 얻었다.(삼상30:6, 공동번역)
이러한 다윗의 모습에서 우리는 믿음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믿음이란 내가 믿는 하나님 때문에 포기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입니다.
또한 나의 하나님 때문에 절망의 자리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바른 앎과
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는 힘입니다.
칠흙같은 어두움에 싸여있어도 하나의 별을 보고 옛 사공들은 항해를 마칠 수 있었듯이
임마누엘 되신 하나님을 믿는 자는 절망의 자리에서도 다시금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위로부터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한 은혜를 체득하는 이들이 여러분이며,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윗은 곤경에 빠지게 되었으나 자기의 하느님 야훼를 믿고 힘을 얻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